Category문학 (51)

문학/문학이론

문학적 의미 생성의 세 가지 양상(2020, 9월모평)

ⓐ 문학 작품의 의미가 생성되는 양상은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자기의 경험은 물론 자기 내면의 정서나 의식 등을 대상에 투영하여, 외부 세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이다. 둘째는 외부 세계의 일반적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 이념 등을 자기 내면으로 수용하여, 자신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경우이다. 셋째는 자기와 외부 세계를 상호적으로 대비하여 양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의미를 생성하는 경우이다. 문학적 의미 생성의 이러한 세 가지 양상은 문학 작품에서 자기와 외부 세계의 관계를 파악할 때 적용할 수 있다. 첫째와 둘째의 경우, 자기와 외부 세계와의 거리는 가까워지고 친화적 관계가 형성된다. 셋째의 경우는 자기가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둘 사이의 거리가..

문학/문학이론

유배(流配) 시가(2017, 고3, 7월)

유배(流配) 시가는 유배지로 가는 여정이나 유배지에서 느끼고 경험한 바를 소재로 하여 창작된 시가들을 총칭한다. 유배 시가는 고려 시대 정서의 「정과정곡(鄭瓜亭曲)」을 시초로 하여, 조선 시대에 들어와 시조나 가사 등의 다양한 문학 양식으로 활발하게 창작되었다. 시조는 초·중·종 3장의 정형화된 형식 안에 유배객의 삶과 정서를 간결하게 응축해서 전달할 수 있었다. 한편 가사는 연속체(連續體)로, 길이의 조절이 자유로웠기에 유배지에서의 삶과 정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 정치적 분쟁으로 인한 유배객이 많았던 조선 시대의 유배 시가에는 정적(政敵)에 대한 원망, 결백의 호소, 정계 복귀에 대한 소망 등이 주로 표현되었다. 또한 정치적 유배객들은 임금에 대한 변함없는 충정을 드러내며 유배의 고통..

문학/문학이론

사시가(四時歌)(2017, 고3, 4월)

조선 시대에 자연을 노래한 시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시가(四時歌)는 일반적으로 사계절의 순서에 따른 완상을 담은 노래들을 뜻한다. 고려 중기 이후 사대부층 사이에서 자연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었는데, 사시가는 이러한 관심과 중국 한시 및 고려 한시의 영향 속에서 형성되었다. 시간의 흐름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사시가는 1년을 열두 달로 나누어 각 달의 세시 풍속이나 정서 등을 노래한 월령체가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월령체가는 주로 민요에서 나타나는 데 비해 사시가는 한시나 가사, 연시조에서 주로 나타난다. 특히 각 연이 유기적으로 구성된 연시조는 사시의 흐름을 담아내기에 적합했다. 일반적으로 사시는 사계절로 인식된다. 그러나 시간 인식의 기준에 따라 사시는 한 달의 네 때인 삭(朔), 현..

문학/문학이론

전쟁 소설의 성격(2016, 수능)

전쟁을 다룬 소설 중에는 실재했던 전쟁을 제재로 한 작품들이 있다. 이런 작품들은 허구를 매개로 실재했던 전쟁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가령, 「박씨전」의 후반부는 패전했던 병자호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조선 사람들의 욕망에 따라, 허구적 인물 박씨가 패전의 고통을 안겼던 실존 인물 용골대를 물리치는 장면을 중심으로 허구화되었다. 외적에 휘둘린 무능한 관군 탓에 병자호란 당시 여성은 전쟁의 큰 피해자였다. 「박씨전」에서는 이 비극적 체험을 재구성하여, 전화를 피하기 위한 장소인 피화당(避禍堂)에서 여성 인물과 적군이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설정하고 있다. 이들 간의 대립 구도 하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조선 사람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희생자를 추모함으로써 공동체로서의 연대감을 강화하였다. 한편..

문학/고전산문

이숭인, 「상죽헌기」(2016, 고2, 11월)

(다) 그러다가 금년 가을에 상인(上人) * 이 산에서 내려왔으므로, 내가 그를 보고는 너무 기뻐서 하루 종일 붙들어 두었는데, 그 때 상인이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어 보여 주면서 말하기를, “내가 나의 초당을 상죽(霜竹)이라고 이름하고는 육우(六又) 김비판(金祕判)에게 청하여 큰 글자를 써서 현판으로 걸었다. 앞으로 상죽에 대한 시가(詩歌)를 천신(薦紳)들 사이에서 구하려고 하니, 그대가 기문(記文)을 써주면 좋겠다.” 내가 오래전부터 친하게 지내긴 하였지만, 나를 초목에 비유한다면 저력(樗櫟)이나 포류(蒲柳)일 따름이니, 어떻게 감히 우리 상인의 초당에 기문을 쓸 수가 있겠는가. 비록 그렇긴 하지만 상인이 일단 나를 비루하게 여기지 않았고 보면, 내가 또 어떻게 들은 것을 가지고 고해 주지 않을 수가 ..

문학/고전시가

이현보, 「농암가」(2016, 고2, 11월)

관련하여, 출제되었던 문항들 34. (가) ~ (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① 색채를 대비하여 표현 효과를 높이고 있다.② 설의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③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여 친근감을 부여하고 있다.④ 자연과 인간을 대비하여 주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⑤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하여 생동감을 자아내고 있다. 35.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① (가)에는 자신의 삶에 대한 화자의 자족감이 드러나 있다.② (나)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이 드러나 있다. ③ (가)와 달리 (나)에는 자연으로부터 받은 감흥이 드러나 있다.④ (나)와 달리 (가)에는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에 대한 경외심이 드러나 있다.⑤ (가)와 (나)에는 모두 대상의..

문학/고전시가

박인로, 「사제곡」(2016, 고2, 11월)

「사제곡」은 박인로가 이덕형을 화자로 하여 그가 향촌인 ‘사제’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작품화한 것이다. 박인로의 시가에서 강호는 향촌으로 돌아온 사족(士族)이 은거하는 공간인 동시에, 그들이 현실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터전이다. 또한 성리학적 유자(儒者)에게 요구되는 자세인 충과 효를 실천하는 공간이다.

문학/현대운문

문태준, 「평상이 있는 국숫집」(2017, 고2, 9월)

평상이 있는 국숫집에 갔다 ㉢ 붐비는 국숫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 손이 손을 잡는 말눈이 눈을 쓸어주는 말병실에서 온 사람도 있다 식당 일을 손 놓고 온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평상에만 마주 앉아도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 세상에 이런 짧은 말이 있어서세상에 이런 깊은 말이 있어서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큰 푸조나무 아래 우리는 모처럼 평상에 마주 앉아서 ― 문태준, 「평상이 있는 국숫집」

문학/현대운문

고은,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2017, 고2, 9월)

광혜원 이월마을에서 칠현산 기슭에 이르기 전에 그만 나는 영문 모를 드넓은 자작나무 분지로 접어들었다 누군가가 가라고 내 등을 떠밀었는지 나는 뒤돌아보았다 ㉠ 아무도 없다 다만 눈발에 익숙한 먼 산에 대해서아무런 상관도 없게 자작나무숲의 벗은 몸들이 이 세상을 정직하게 한다 그렇구나 겨울나무들만이 타락을 모른다 슬픔에는 거짓이 없다 어찌 삶으로 울지 않은 사람이 있겠느냐 오래오래 우리나라 여자야말로 울음이었다 스스로 달래어 온 울음이었다 자작나무는 저희들끼리건만 찾아든 나까지 하나가 된다 누구나 다 여기 오지 못해도 여기에 온 것이나 다름없이 자작나무는 오지 못한 사람 하나하나와도 함께인 양 아름답다 나는 나무와 나뭇가지와 깊은 하늘 속의 우듬지의 떨림을 보며나 자신에게도 세상에도 우쭐해서 나뭇짐 지게 ..

문학/고전산문

작자 미상, 「봉산탈춤」(2017, 고2, 9월)

(가) 한국 문학 작품들 사이에 면면히 흐르는 공통적인 특질을 ‘한국 문학의 전통’이라고 한다. 한국 문학에는 정(情)과 한(恨)의 정서를 담아낸 작품들이 많다. 그 중 한은 인간의 감정이 억눌려 응어리가 매듭처럼 맺힌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한은 수난이 잦은 역사의 비운이나 사회적 억눌림 그리고 어긋난 인간관계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하지만 한국 문학 작품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한으로 인한 아픔과 슬픔만을 그리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풀이의 모습도 그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문학은 ‘한의 문학’이자 ‘풀이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김춘택의 「별사미인곡」은 평생 벼슬을 하지 못했던 그가 당쟁에 휘말려 유배를 갔을 때 지은 가사로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작..

문학/고전산문

김춘택, 「별사미인곡」(2017, 고2, 9월)

(가) 한국 문학 작품들 사이에 면면히 흐르는 공통적인 특질을 ‘한국 문학의 전통’이라고 한다. 한국 문학에는 정(情)과 한(恨)의 정서를 담아낸 작품들이 많다. 그 중 한은 인간의 감정이 억눌려 응어리가 매듭처럼 맺힌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한은 수난이 잦은 역사의 비운이나 사회적 억눌림 그리고 어긋난 인간관계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하지만 한국 문학 작품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한으로 인한 아픔과 슬픔만을 그리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풀이의 모습도 그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문학은 ‘한의 문학’이자 ‘풀이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김춘택의 「별사미인곡」은 평생 벼슬을 하지 못했던 그가 당쟁에 휘말려 유배를 갔을 때 지은 가사로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작..

문학/현대산문

홍성원, 「무사와 악사」(2017, 고2, 9월)

그들은 팥죽 같은 땀을 흘리며 하나같이 고개들을 숙인 채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았다. 마치 꾸중 듣는 어린아이들처럼 그들의 표정 속에는 공포와 불안만이 가득 차 있을 뿐이었다. 내 몸에서 갑자기 모든 불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목을 조르던 공포와 긴장이 뜻밖에도 아주 빠르게 안도와 기쁨으로 변해 가기 시작했다. 거사는 실패했다. 그리고 거사가 실패했 다고 생각하자, 실패가 오히려 아주 당연한 귀결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불안과 공포에 떤 자신이 나는 이 순간 견딜 수 없이 우스꽝스러웠다. 지금까지 나를 짓눌러 온 온갖 불안에서 나는 불과 몇십 초 사이에 깨끗하게 해방된 것이었다. 그러나 바로 이때 나는 또 한 번 무서운 공포에 휩싸였다. 그것은 안도감에 잠긴 나를 몽둥이로 내려치듯이 통렬하게 후려쳤다..

문학/고전산문

작자 미상, 「주봉전」(2017, 고2, 9월)

이때 옥경의 선관이 항상 제일봉에 와서 놀았는데 황제가 거동하시는 것을 보고 선관이 급히 올라가느라 옥저와 거문고를 버리고 가게 되었다. 이때 주봉이 그 옥저와 거문고를 보고 즉시 천자께 바치니, 천자께서 보시고 어루만지며 물으셨다. “이것이 무엇이냐? 세상에는 없는 것이로구나.”하시고, 조정 백관들을 불러 알아보도록 하시니 아무리 알고자 한들 옥경의 선관이 가졌던 보배라 어찌 알겠는가. 천자께서 주봉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시길 “경(卿)은 아는가?” 하시니 주봉이 엎드려 아뢰었다. “옥저는 장량이 계명산에 올라 팔천 병사를 흩었던 옥저이고, 거문고는 선관이 팔선녀를 희롱하던 거문고이옵니다.” 천자께서 명령하시기를 “경(卿)들은 다 각각 불어 보라.”하시니 백관들이 아무리 불려고 해도 입만 아플 뿐 소리가 ..

문학/현대운문

신경림,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2017, 고2, 11월)*

어려서 나는 램프불 밑에서 자랐다, 밤중에 눈을 뜨고 내가 보는 것은 재봉틀을 돌리는 젊은 어머니와 실을 감는 주름진 할머니뿐이었다.나는 그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었다. 조금 자라서는 칸델라불 밑에서 놀았다, 밖은 칠흑 같은 어둠 지익지익 소리로 새파란 불꽃을 뿜는 불은 주정하는 험상궂은 금점꾼들과 셈이 늦는다고 몰려와 생떼를 쓰는 그 아내들의 모습만 돋움새겼다.소년 시절은 전등불 밑에서 보냈다, 가설극장의 화려한 간판과 가겟방의 휘황한 불빛을 보면서 나는 세상이 넓다고 알았다, 그리고 나는 대처로 나왔다.이곳 저곳 떠도는 즐거움도 알았다, 바다를 건너 ㉠ 먼 세상으로 날아도 갔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들었다.하지만 멀리 다닐수록, 많이 보고 들을수록 이상하게도 내 시야는 차츰 좁아져 내 망막에는..

문학/현대운문

김기림, 「추억」(2017, 고2, 11월)*

종다리 뜨는 아침 언덕 우에 구름을 쫓아 달리던 너와 나는 그날 꿈 많은 소년이었다.제비 같은 이야기는 바다 건너로만 날리었고 가벼운 날개 밑에 머-ㄹ리 수평선이 층계처럼 낮더라. 자주 투기는 팔매는 바다의 가슴에 화살처럼 박히고 지칠 줄 모르는 마음은 단애(斷崖)의 허리에 게으른 갈매기 울음소리를 비웃었다. 오늘 얼음처럼 싸늘한 노을이 뜨는 바다의 언덕을 오르는 두 놈의 봉해진 입술에는 바다 건너 이야기가 없고. 곰팽이처럼 얼룩진 수염이 코밑에 미운 너와 나는 또다시 가슴이 둥근 소년일 수 없고나. ― 김기림, 「추억」 이해를 돕는 문항들 21. (가) ~ (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① 직유법을 활용하여 대상을 구체화하고 있다.② 점층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③ 영탄적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