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미술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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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의 원리(2014, 고3, 4월A)*^

조형의 원리란 작품에서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묶어 어떤 특정한 효과를 얻기 위한 구성 계획을 말한다. 화가는 작품을 창작할 때 자신의 의도를 살려내기 위해서 다양한 조형의 원리를 사용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가 바로 통일성의 원리이다. 통일성이란 회화의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의 작품 속에서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각각의 요소들은 의미 있는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게 된다. 회화에서 통일성을 부여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인접’과 ‘반복’이 있다. 인접은 각각의 구성 요소들을 서로 가까이 놓거나 중첩시켜 회화에 통일성을 주는 방법이고, 반복은 여러 부분을 서로 연결시키기 위해 어떤 요소를 계속해서 반복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같은 사물의 반복뿐만 아니라 회화 속의 색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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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모르포시스(왜상)(2014, 고3, 3월B)*

르네상스 시기 예술가들은 일반적으로 감상자의 시선을 그림의 정면에 상정하여 사물을 표현하였다. 그래서 감상자가 그림을 매우 비스듬한 각도에서 보면 사물이 왜곡되어 보이기도 했다. 그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상자의 위치를 적절히 고정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당대의 이론가였던 프란체스카는 감상자들의 시야가 그림의 정면에서 90도 각도 이내여야 한다고 하기도 하였다. 바로크 시기에 이르러 예술가들은 이러한 왜곡 현상을 바로잡아야 할 장애로 받아들이지 않고 아나모르포시스(anamorphosis)라는 독립된 회화 기법으로 발달시켰다. 아나모르포시스, 즉 왜상은 사물의 형상을 극도로 왜곡하여 표현한 것이어서 정면에서 보게 되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기 어렵다. 왜상의 종류에는 사각왜상과 반사왜상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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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토의 '미술 종말론'(2013, 9월모평B)

20세기 미술의 특징은 무한한 다원성에 있다. 어떤 내용을 어떤 재료와 어떤 형식으로 작품화하건 미술적 창조로 인정되고, 심지어 창작 행위가 가해지지 않은 것도 ‘작품’의 자격을 얻을 수 있어서, ‘미술’과 ‘미술 아닌 것’을 객관적으로 구분해 주는 기준이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단토의 ‘미술 종말론’은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미학 이론 중 하나이다. 단어가 주는 부정적 어감과는 달리 미술의 ‘종말’은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미술 작품이 될 수 있게 된 개방적이고 생산적인 상황을 뜻한다. 그런데 이러한 다원성은 전적으로 새로운 상황일까, 아니면 이전부터 이어져 온 하나의 흐름에 속할까? 작품의 형식과 내용이 전적으로 예술가의 주체적 선택에 달려 있다는 관점에서만 보면, 20세기 미술의 양상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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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새로운 회화의 선구자, 조토(2013, 고3, 3월B)

13세기 유럽 미술은 비잔틴 미술의 영향 아래 있었다. 비잔틴 미술은 종교화의 본보기를 제시하였다. 당대의 화가는 성서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관습화된 종교적 이미지들을 배치했다. 인물은 좌우대칭이 분명해 고정된 듯한 느낌을 주었고, 아무 감정도 찾아볼 수 없는 표정과 작위적인 시선을 가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13세기 말 이탈리아에서는 이와 구별되는 회화가 나타났다. 새로운 회화의 선구자는 조토 디 본도네였다. 조토는 평면적 작품 위주였던 당시에 입체감을 표현하여, 고대 로마 미술을 마지막으로 천여 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회화에서의 공간을 회복시켰다. 또한 인물의 표현에서도 변화를 가져왔다. 표정 묘사와 시선 처리에서 생생한 인간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심지어 신격화되어 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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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현실주의의 중요한 두 흐름(2012, 고3, 10월)

초현실주의는 20세기의 중요한 예술 사조 가운데 하나이다. 이는 미술뿐 아니라 문학, 연극, 영화 나아가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합리적인 이성의 세계를 거부하고 이성이 미치지 못하는 무의식의 영역을 탐험하고자 애썼다. 그래서 이들은 꿈에 매혹되었고, 아이들의 동심과 정신이상자들의 광기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초현실주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큰 흐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처음 등장한 초현실주의 예술가 집단은 ‘자동기술법’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 기법은 떠오르는 생각을 의식의 통제 없이 가능한 빨리 받아쓰거나 그리는 것이다. 후앙 미로와 앙드레 마송으로 대표되는 이들은 자동기술법을 통해 의식에 전혀 물들지 않은 순수한 이미지의 작품을 만들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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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주의 화가, 쇠라(2011, 고3, 10월)

쇠라는 1884년에 열린 독립전에 「아스니에르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전시했다. 이 전시회에서 자연주의 작가와 무정부주의적인 비평가와 예술가들은 쇠라에게 찬사를 보냈다. 작가 겸 비평가 펠릭스 페네옹은 쇠라의 작품을 위해 ‘신인상주의’라고 칭했다. 과연 쇠라는 어떤 그림을 그렸기에 찬사와 함께 ‘신인상주의’라는 말을 들었을까? 쇠라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상주의를 알아야 한다. 인상주의 이전까지의 화가들은 사물에는 고유한 색이 있기 때문에 이를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상주의자들은 태양 광선에 따라 사물의 색채가 수시로 변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사물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그리려고 했다. 하지만 물감을 혼합하는 방법은 색채를 탁하게 하기 때문에 태양 광선으로 빛나는 자연을 제대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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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의 층이론(層理論)(2011, 고3, 7월)

비판적 존재론으로 유명한 독일 철학자 니콜라이 하르트만(Nicolai Hartmann)은 예술 작품의 존재 방식을 층이론(層理論)으로 설명하였다. 하르트만은 그의 저작 『미학』에서 예술 작품은 지각되는 실재적 재료인 ‘전경(前景)’과 비실재적이며 정신적 내포(內包)라고 할 수 있는 ‘후경(後景)’의 두 가지 구성 요소로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예술 작품의 전경은 감각적이며 실재적인 ‘형상’의 층이지만, 후경은 비실재적 ‘이념’의 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예술 작품의 존재 방식은 전경과 후경의 이층적(二層的)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 전경과는 달리 후경은 내용면에서 1층에서 4층으로 세분화되는 다층적 구조로 되어 있다. 후경의 여러 층은 유기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층 서열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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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성화의 표현 기법(2011, 고3, 3월)

우리는 그림을 그릴 때 흔히 가까운 쪽의 대상은 크게, 멀리 있는 대상은 작게 표현하곤 한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정립된 일점원근법에 기초한 것이다. ⓐ이 시대의 화가들은 3차원적 대상을 2차원적 평면에 정확하게 재현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대상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눈을 하나로 고정시킨 후, 보이는 장면을 평면에 그려 냈다. 그런데 ⓑ러시아의 성화(聖畵) 화가들은 세속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은 성경 이야기나 성스러운 신의 세계를 그렸는데, 이 그림들은 일점원근법과는 다른 표현 방식에 근거하고 있다. 러시아 성화에서는 인물과 사물이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것이 아니라, 상징적 중요성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성스러운 존재를 형상화할 때는 사물에 가려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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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예술의 자연관(2010, 고3, 10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랜 세월 동안, 서양의 예술가들은 ‘자연’을 소재로 예술 작품을 창작해 왔다. 그들이 다룬 자연은 산, 강, 바다와 같은 풍경뿐만 아니라, 동ㆍ식물의 개별적 형상, 인간의 신체, 자연의 질서 등을 모두 포괄한다. 서양에서는 여러 예술 사조와 예술 이론이 등장했는데, 이는 자연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다양한 시각과 관련이 있다. 그리스 시대부터 19세기 전반까지 자연을 대상으로 삼은 대표적 사조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가 있다. 두 사조의 관심은 ‘자연의 모방’에 있었지만, 자연을 모방하려는 목적과 방법, 또 모방하려는 자연의 종류가 달랐다. 고전주의의 핵심 이론은 ‘아름다운 자연의 모방’으로, ⓐ고전주의자들이 주로 모방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우리 안의 자연 즉, 인간의 신체였다.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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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적 재현 : 피카소와 입체주의(2010, 6월모평)

회화적 재현이 성립하려면, 즉 하나의 그림이 어떤 대상의 그림이 되기 위해서는 그림과 대상이 닮아야 할까? 입체주의의 도래를 알리는 을 그리기 한 해 전, 피카소는 시인인 스타인을 그린 적이 있었는데, 완성된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스타인의 초상화가 그녀를 닮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피카소는 “앞으로 닮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미술사의 차원과 철학적 차원에서 회화적 재현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제공한다. 우선 어떻게 닮지 않은 그림이 대상의 재현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당시 피카소와 브라크가 중심이 되었던 입체주의의 예술적 실험과 그것을 가능케 한 미술사의 흐름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원근법을 사용하여 ‘세상을 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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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사실주의 회화의 새로운 길을 연 윤두서(2010, 고3, 4월)

회화사적으로 공재 윤두서의 면모를 드높여주는 것은 서민을 소재로 한 속화(俗畵)이다. 그는 선비나 신선 아니면 미인 정도가 나오던 조선전기 회화에서 벗어나 현실 속에서 일하는 사람을 전면에 등장시켰다. 이렇게 ‘서민’이 선비나 신선의 자리를 밀어내고 화폭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자리 잡게 된 것은 회화적 혁명으로 볼 수 있다. 회화에서 화가가 그림의 소재로 삼는 것은 그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공재는 일하는 서민들을 직접 관찰한 후, 몸동작이나 얼굴 표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섬세한 붓끝으로 화폭에 담아냈다. 이는 몸으로 체득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사실주의 정신 내지는 실학 정신과 관련된다. 공재의 그림 에는 망치를 든 석공이 돌을 깨려는 순간, 정(釘)을 잡은 석공은 얼굴에 파편이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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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조를 위한 디자인 원리(2009, 고3, 10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 시선을 더 오래 머무르게 하여 시각적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 단위 안에 있는 어느 한 곳이 다른 곳에 비해 더 돋보이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미적 원리를 디자인에 적용한 것을 ‘강조’라고 하는데, 이러한 강조를 위해 디자인에서는 ㉠‘대비’, ㉡‘집중’, ㉢‘우세’ 등의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대비(對比)는 서로 다른 두 요소가 공간적 또는 시간적으로 접근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두 요소를 나란히 배치하여 어떤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도록 하는 방법인 대비는 디자인에서도 대단히 유용하다. 대비는 사람의 주의를 집중시키거나 유지하며, 시선을 특정 부분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통해 정보를 구성하는 것은 좋은 디자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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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과 수용자 사이의 상호작용(2009, 9월모평)

기차 안에서처럼 두 개의 의자가 서로 마주보고 있고, 그 옆에는 스크린이 창문처럼 설치되어 있다. 관객들이 이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면 대화 속의 단어들에 상응하는 이미지들이 화면 가득히 나타나 입체적으로 영상을 만들어낸다. 이는 소머러와 미그노뉴의 디지털 아트 작품인 「인터넷 타기」에 대한 설명이다. 이와 같은 최근의 예술적 시도들은 ㉠작품과 수용자 사이의 경계를 넘어 작품의 생성과 전개에 수용자를 참여시킴으로써 ㉡작품과 수용자 사이의 상호 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분명 종래의 예술관에 대한 도전이다. 종래의 예술관은 수용자의 참여를 허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술 감상을 미적 관조로 한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예술 작품에 대한 감상은 ㉢예술 이외의 모든 관심과 욕구로부터 ⓐ초연한 상태에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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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의 관찰 방법(2009, 고3, 7월)

예술은 생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회화 예술의 표현 문제는 현실 생활에 대한 관찰과 인식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중요한 과정은 관찰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동양화는 전면적인 관찰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대담한 취사선택을 한다. 그림으로 표현할 내용을 미리 염두에 두고 대상에 대한 관찰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관찰에서도 자신의 이상이나 필요에 맞는 것은 자세히 관찰하고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된다. 이와 반대로 관계없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관심을 덜 갖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림으로 표현할 때, 정신이 깃들어 있는 부분은 분명하고 정확하게 공들여 표현하고 배경을 포함한 덜 중요한 부분은 간략하게 하거나 생략하여 여백으로 대체한다. 그리하여 동양화가들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모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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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이미지로 변형시킨 화가, 파울 클레(2009, 고3, 4월)*

예술에서 변형적 사고는 종종 새로운 발견을 이끌어 내어 창조적인 작품을 탄생시킨다. 특히 음악과 미술의 상호변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언급해 왔는데, 음악을 이미지로 변형시킨 대표적인 화가로 파울 클레를 들 수 있다. 클레는 음악을 듣는 청중처럼 관람객들이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지각할 수 있는 시각적 형태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클레는 바우하우스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실험과정을 공책에 기록했다. 그는 처음에는 음표를 간단한 그래프 모양으로 표시했다. 이는 음의 강도와 지속시간을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한 단계 더 추상화시켜서 음표를 음들의 연속에 따른 선형 이미지로 만들어냈다. 이 단계까지는 실제로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음자리표가 있는 것으로 상정되어 있는 만큼 연주악보로서의 기능을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