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에 있으며, 인간은 행복에 이르기 위해 ‘덕’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덕’은 인간 고유의 기능을 탁월하게 발휘하는 것이다. 그는 동물이나 식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기능이 이성의 활동에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이성의 활동에 있어서의 ‘탁월함’, 즉 이성의 본래적 기능인 사유와 추론에서의 탁월함과 더불어 비이성적 부분이 이성의 명령에 따르는 능력에 있어서의 탁월함에 있다. (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유와 추론에서의 탁월함을 ‘지성의 덕’이라고 하며, 지성의 덕은 오랜 시간의 교육과 이론적 탐구를 통해 길러진다고 한다. 한편, 비이성적 부분인 a감정과 욕망이 b이성의 명령에 따르는 능력에 있어서의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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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이란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일관된 견해로 세계관의 차이에 따라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달리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성리학은 이(理)와 기(氣)의 개념에 바탕을 둔 세계관을 통해 도덕적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理)는 인간을 포함한 만물에 내재된 보편적인 이치나 원리를 말한다. 이러한 이(理)는 모든 사물에 본성으로 내재한다. 특히 성리학에서는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인 이치로서의 선한 본성이 선천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 한편 성리학은 개개인의 도덕성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데에 차이가 생겨나는 이유를 기(氣)에서 ⓐ찾는다. 기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악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개인의 도덕성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자칫 악으로 흐를 수 있는 기를 다스리기 위한 부단한 ..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전기와 후기로 나뉘며, 전기는 『논리 철학 논고』로 후기는 『철학적 탐구』로 대표된다. 그는 철학적 문제가 언어의 애매한 사용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언어를 분석하고 비판하여 명료화함으로써 철학적 문제를 해소하고자 했다. 이 때문에 그의 철학적 사유는 언어에 집중되어 있다. 『철학적 탐구』에서 비트겐슈타인은 『논리 철학 논고』에서 주장한 ‘그림 이론’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바탕으로 전기와 다른 주장을 펼친다. 그림 이론에서는 언어의 낱말들은 대상을 명명한 것이고, 문장들은 이러한 이름들이 결합한 것이라고 본 다. 즉 낱말의 의미는 그 낱말이 ‘지시하는 대상’이다. 그런데 후기 철학에서 비트겐슈타인은 그림 이론과 달리 ‘한 낱말의 의미는 그것의 사용에 있다.’라고 주장한다. 낱말의 의미는..
‘아낭케’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나 필연성 등을 상징하는 여신으로 등장한다. 이처럼 신화적 상상력으로 세계의 현상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던 시기에 아낭케는 ‘운명으로서의 필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철학적 사유가 생겨남에 따라 아낭케는 일종의 이론적인 개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아낭케는 세계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들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특히 철학적 개념으로서의 아낭케는 세계의 현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인 기계론적 관점과 목적론적 관점에 따라 상당히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기계론적 관점은, 세계에는 어떤 궁극의 목적이란 존재하지 않고 오직 기계적인 법칙만이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세계는 정교한 기계이..
귀납은 현대 논리학에서 연역이 아닌 모든 추론, 즉 전제가 결론을 개연적으로 뒷받침하는 모든 추론을 가리킨다. 귀납은 기존의 정보나 관찰 증거 등을 근거로 새로운 사실을 추가하는 지식 확장적 특성을 지닌다. 이 특성으로 인해 귀납은 근대 과학 발전의 방법적 토대가 되었지만, 한편으로 귀납 자체의 논리적 한계를 지적하는 문제들에 부딪히기도 한다. 먼저 흄은 과거의 경험을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는 귀납이 정당한 추론이 되려면 미래의 세계가 과거에 우리가 경험해온 세계와 동일하다는 자연의 일양성, 곧 한결같음이 가정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자연의 일양성은 선험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기대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즉 “귀납이 정당한 추론이다.”라는 주장은 “자연은 일양적이다.”라는 다른 지식..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되는 ‘설명’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고자 과학철학에서는 여러 가지 설명 이론을 제시해 왔다. 처음으로 체계적인 설명 이론을 제시한 헴펠에 따르면 설명은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논증이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논증은 전제로부터 결론이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형식을 띤다. 따라서 설명을 하는 부분인 설명항은 전제에 해당하며 설명되어야 하는 부분인 피설명항은 결론에 해당한다. 헴펠에 따르면 설명은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설명항에는 ‘모든 사람은 죽는다.’처럼 보편 법칙 또는 보편 법칙의 역할을 하는 명제가 하나 이상 있어야 한다. 둘째, 보편 법칙이 구체적으로 적용되는 맥락을 나타내는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와 같은 선행 조건이 설명항에 하나 이상 있어야 ..
나비가 되어 자신조차 잊을 만큼 즐겁게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 깨어난 장자(莊子)는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자신이 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의아해한다. 이 호접몽 이야기는 나를 잊은 상태를 묘사함으로써 ‘물아일체(物我一 體)’ 사상을 그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이야기 외에도 『장자』에는 ‘나를 잊는다’는 구절이 나오는 일화 두 편이 있다. 하나는 장자가 타인의 정원에 넘어 들어갔다는 것도 모른 채, 기이한 새의 뒤를 홀린 듯 쫓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장자는 바깥 사물에 마음을 통째로 빼앗겨 자신조차 잊어버리는 고도의 몰입을 대상에 사로잡혀 끌려다니는 꼴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이때 마음은 자신이 원하는 하나의 대상에만 과도하게 집착하여 그 어떤 것도 돌아보지 못한다. 이런 마음..
현대인들에게 무엇인가가 ‘있다/없다’라는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과 무엇인가가 ‘좋다/나쁘다’라는 존재에 대한 가치 판단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특히 현대인들에게 ‘있다/없다’는 양자택일의 문제이다. 그러나 플라톤은 이와는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플라톤의 관점에는 무엇이 ‘있다/없다’라는 존재론적 판단과 무엇이 ‘좋다/나쁘다’라는 가치론적 판단이 하나로 일치되어 있다. 즉 플라톤에게 존재론적으로 ‘있다/없다’는 가치 판단의 문제인 것이다. 존재와 그 존재의 가치가 일치한다면, 특정한 존재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플라톤은 그것을 ‘있음’의 ‘정도’로 보았다. 이때 ‘있다’에는 ‘존재한다’라는 측면에서 실재성의 정도와 ‘가치 있다’라는 측면에서 완전성의 정도를 모두 포함하게 된다. 따라서 ..
근대 초기의 합리론은 이성에 의한 확실한 지식만을 중시하여 미적 감수성의 문제를 거의 논외로 하였다. 미적 감수성은 이성과는 달리 어떤 원리도 없는 자의적인 것이어서 ‘세계의 신 비’를 푸는 데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고 ㉠ 여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대 초기의 합리론에 맞서 칸트는 미적 감수성을 ‘미감적 판단력’이라 부르면서, 이 또한 어떤 원리에 의거하며 결코 이성에 못지않은 위상과 가치를 지닌다는 주장을 ㉡ 펼친다. 이러한 작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그의 취미 판단 이론이다. 취미 판단이란, 대상의 미・추를 판정하는, 미감적 판단력의 행위이다. 모든 판단은 ‘S는 P이다.’라는 명제 형식으로 환원되는데, 그 가운데 이성이 개념을 통해 지식이나 도덕 준칙을 구성하는 ‘규정적 판단’에서는 술어 P가 ..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으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7~18세기의 경험주의 철학자들은 이에 대한 답을 경험에서 찾으려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지식의 범주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로크는 경험하기 전에 정신에 내재하는 타고난 관념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만 지식을 ㉠획득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태어났을 때의 정신은 그 어떤 관념도 없는 백지와 같은 상태인데 경험을 통해 물질에 대한 감각을 지각함으로써 관념이 생긴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 관념이 지식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사고 과정을 통해 로크는 물질을 지식의 근원으로 여겨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었다. 로크는 물질의 실재(實在)를 ㉡인정하고 여기에서 비롯되는 감각, 관념 등의 사고 과정..
전국 시대(戰國時代)의 사상계가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의 사상에 ⓐ 경도되어 유학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한 맹자(孟子)는 유학의 수호자를 자임하면서 공자(孔子)의 사상 을 계승하는 한편, 다른 학파의 사상적 도전에 맞서 유학 사상의 이론화 작업을 전개하였다. 그는 공자의 춘추 시대(春秋時 代)에 비해 사회 혼란이 ⓑ 가중되는 시대적 환경 속에서 사회 안정을 위해 특히 ‘의(義)’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맹자가 강조한 ‘의’는 공자가 제시한 ‘의’에 대한 견해를 강화한 것이었다. 공자는 사회 혼란을 치유하는 방법을 ‘인(仁)’의 실천에서 찾고, ‘인’의 실현에 필요한 객관 규범으로서 ‘의’를 제시하였다. 공자가 ‘인’을 강조한 이유는 자연스러운 도덕 감정인 ‘인’을 사회 전체로 확산했을 때 비..
독일의 철학자 후설(Edmund Husserl)이 말하는 ‘의식 주체’는 서양 근대 철학의 형이상학적 사고방식을 잘 보여준다. 후설에 의하면 의식 주체는 다른 것의 도움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것, 즉 현존하는 것이며, 사유의 대상인 객체에 비해 우월하며 본질적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의식 주체인 정신은 곧 ‘나’의 본질로, 그 자체로 완전하고 절대적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자기 동일성을 지닌 것으로 ㉠ 간주된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은 이원 대립적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주체와 객체가 우열 관계 내지 착취 관계에 있다고 보아 객체에 대한 주체의 지배를 정당화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주체 개념의 정립이 17, 18세기 자본주의의 소유 이론과 맞물려 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와 같은 이원 대립과 ..
유교에서 ‘성인’은 인간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순자는 누구나 ㉠ ‘심(心)’을 수양하면 이러한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그의 수양론에는 인간이 이상적 상태에 이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 경주(傾注)해야 하는지가 제시되어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알아야 한다. 순자에 따르면 심은 도덕적 행위의 기준이 되는 ‘도(道)’를 인식하고 실천하는 주체이다. 즉 심은 인간의 욕망을 다스려 인간이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심은 불안정하여 외부 사물에 방해를 받아서 ⓑ 편견(偏見)에 빠지기 쉽다. 인간의 심이 편견에 빠지면 도를 제대로 보지 못해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주체가 되지 못한다. 순자는 이렇게 심이 ..
노자의 『도덕경』을 ⓐ 관통하고 있는 사고방식은 “차원 높은 덕은 덕스럽지 않으므로 덕이 있고, 차원 낮은 덕은 덕을 잃지 않으므로 덕이 없다.”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말에서 노자는 ‘덕스럽지 않음’과 ‘덕이 있음’, ‘덕을 잃지 않음’과 ‘덕이 없음’을 함께 서술해 상반된 것이 공존한다는 생각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명(名)’에 대한 노자의 견해와 맞닿아 있다. 노자는 하나의 ‘명(A)’이 있으면 반드시 ‘그와 반대되는 것 (~A)’이 있으며, 이러한 공존이 세계의 본질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명’은 대상에 부여된 것으로 존재나 사태의 한 측면만을 규정할 수 있을 뿐이다. “있음과 없음이 서로 생겨나고, 길고 짧음이 서로 형체를 갖추고, 높고 낮음이 서로 기울어..
욕망은 무엇에 부족함을 느껴 이를 탐하는 마음이다.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제자백가들에게 인간의 욕망은 커다란 화두였다. 그들은 권력과 부귀영화를 위해 전쟁을 일삼던 현실 속 에서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그것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탐구하였다. 먼저, 맹자는 인간의 욕망이 혼란한 현실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보았다. 욕망이 과도해지면 사람들 사이에서 대립과 투쟁이 생기기 때문이다. 맹자는 인간이 본래 선한 본성을 갖고 태어나지만, 살면서 욕망이 생겨나게 되고, 그 욕망에서 벗어 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욕망은 경계해야 하지만 그 자체를 없앨 수는 없기에, 욕망을 제어하여 선한 본성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가 욕망을 제어하기 위해 강조한 것이 ‘과욕(寡慾)’과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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