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Wasa Crispbread  on  Unsplash

 

(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에 있으며, 인간은 행복에 이르기 위해 ‘덕’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덕’은 인간 고유의 기능을 탁월하게 발휘하는 것이다. 그는 동물이나 식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기능이 이성의 활동에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이성의 활동에 있어서의 ‘탁월함’, 즉 이성의 본래적 기능인 사유와 추론에서의 탁월함과 더불어 비이성적 부분이 이성의 명령에 따르는 능력에 있어서의 탁월함에 있다. 

(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유와 추론에서의 탁월함을 ‘지성의 덕’이라고 하며, 지성의 덕은 오랜 시간의 교육과 이론적 탐구를 통해 길러진다고 한다. 한편, 비이성적 부분인 a감정과 욕망이 b이성의 명령에 따르는 능력에 있어서의 탁월함을 ‘품성의 덕’이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품성의 덕은 부단한 실천을 통해 길러진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욕망과 감정, 그리고 행위에 있어서 이성의 명령에 따라 좋은 것을 선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품성의 덕은 ‘중용’이다. 중용은 욕망, 감정, 행위에 있어서 넘침도 없고 모자람도 없는 알맞음의 극치, 또는 최적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중용은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대상에 따라, 동기나 목적이나 방법 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중용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지 않은 상대적인 중간점이다. 이렇듯 중용이라는 것은 각각의 경우에 따라 달라지므로, 각각의 경우를 정확하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라) ‘실천적 지혜’는 지성의 덕 중 하나로, 인간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상황에서 중용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천적 지혜는 품성의 덕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실천적 지혜라는 이성적 명령에 따라 어떤 욕망이나 감정을 가져야 하는가, 어떻게 행위해야 하는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심사숙고’라 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심사숙고를 통해 욕망, 감정, 행위에 있어서 중용에 도달할 수 있다.

(마)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의 근본이 되는 덕을 따르는 일이 지식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음을 경고하며, 그냥 아는 것보다는 실제로 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실제로 유덕한 행동을 실천함으로써 덕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의로운 행동을 함으로써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용감한 행동을 함으로써 용감한 사람이 된다.

 

 

― 류지한, 「에우다이모니즘에서 지덕복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