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미술 (44)

독서/예술

투시 원근법(2018, 고3, 10월)*

르네상스 이전의 회화에서는 일정한 비례나 법칙이 없이 가까이 있는 사물은 크게, 멀리 있는 사물은 작게 그리는 자연적 원근법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15세기 르네상스 회화에서는 눈에 보이는 장면을 정확하게 재현하려 했다. 이를 위해 르네상스 화가들은 자연적 원근법과 달리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적용한 투시 원근법으로 대상을 표현하였다. 1435년 알베르티는 『회화론』에서 광학의 원리에 ⓑ기초한 투시 원근법을 소개하였다. 화가가 상자를 바라보고 있고, 화가의 눈과 상자 사이에 유리판이 놓여 있다고 하자. 눈과 사물 위의 한 점을 직선으로 연결한 선을 시선이라고 하고, 시선이 유리판과 만나는 점을 사영이라고 한다. 상자의 각 점의 사영들을 모아 생기는 상이 화가의 눈에 비친 상자의 상이기 때문에 눈과 사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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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에 대한 철학자들의 관점 차이(2018, 고3, 7월)*

예술 작품을 현실의 모방이나 재현으로 보며 감상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기존의 관점과 달리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예술 작품 자체를 진리가 드러나는 통로로 보았다. 하이데거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존재자로, 그러한 존재자를 존재자답게 만드는 것을 ㉡존재로 규정하고, 예술 작품의 진리는 존재자의 존재가 드러나는 과정을 통해 드러난다고 보았다. 특히 하이데거는 존재자 중 인간이 실용적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것을 ‘도구’로 규정했는데, 예술 작품은 단순히 도구를 정확히 모사해서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구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예술 작품은 도구의 존재를 드러냄에 따라 존재자의 비은폐성을 이끌어 내어, 존재자의 본질을 열어 보여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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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를로퐁티와 로댕(2017, 고3, 10월)*

ⓐ저명한 프랑스의 현대 조각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조각이 시각적인 예술이라는 통념을 거스른다. ‘생각하는 사람’은 작가가 청동 자체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 표면이 거칠며 시각적으로 완벽한 실루엣을 보여 주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생각하는 사람’을 마주한 감상자는 표면의 거친 질감 자체를 경험하게 된다. 시각적인 조각 작품을 대한 감상자가 거친 표면에 반응한다는 것은 조각이 오직 ‘눈’을 위한 예술이 아닌 ‘몸’을 위한 예술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표면의 질감에 반응하는 촉각적 경험은 눈과 손, 코와 귀 등이 총체적으로 얽혀 있는 우리의 ‘몸’을 전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품 경향은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몸(corps)의 철학’을 생각나게 한다. 메를로퐁티는 모든 경험은 인간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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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의 원리 중 통일성(2016, 고3, 7월)

회화 작품에는 점, 선, 면, 형태, 색채와 같은 조형 요소와 통일성, 균형, 비례와 같은 조형 원리들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들은 감상자에게 시각적으로 작용함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회화의 조형 원리 중 하나인 통일성은 화면의 여러 조형 요소들에 일관성을 부여하여 질서를 갖추게 하는 원리를 말한다. ㉠회화의 통일성은 시각적인 것과 지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시각적 통일성이란 눈으로 볼 수 있는 각 조형 요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이나 규칙성 등을 통해 통일성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작품을 보는 순간 느낄 수 있는 직접적인 것으로 형태나 색채 등의 시각적인 조형 요소들로 표현된다. 지적 통일성이란 주제와 관련된 의미나 개념이 통일성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즉 사고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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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가법혼합, 감법혼합(2017, 고3, 3월)#

색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다양한 색을 통해 밝고 선명하게 대상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높은 명도*나 높은 채도*의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들이 한계에 부딪힌 까닭은 무엇일까? 색은 빛의 파장에 의해 결정되는데,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빛의 파장 범위는 380~780nm로 이를 가시광선이라 한다. 가시광선은 파장 범위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하면 600~700nm대의 빨강(R), 500~600nm대의 초록(G), 400~500nm대의 파랑(B)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이를 색광의 3원색이라고 한다. 처럼 색광의 3원색이 모두 섞이면, 즉 각 영역의 파장이 합쳐지면 흰색이 되고, 색광의 3원색 중 둘이 섞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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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미술론(2015, 고3, 7월AB)

이미지란 무엇인가? 근대 철학자들은 우리가 현실 세계의 사물을 감각에 의해 지각하여 실재 세계를 구성하듯 이미지도 감각을 바탕으로 한다고 보았다. 여기서 현실 세계는 인간에 의해 지각되기 이전에 이미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세계를 의미하고, 실재 세계는 이러한 현실 세계를 인간의 지각에 의해 파악한 세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미지는 감각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것은 불완전하게 지각된 모사물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들은 이미지가 지각의 하위 영역이며 실재 세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등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이미지 이론’을 통해 상상 세계를 제시하면서 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사르트르는 “ⓐ실재 세계와 상상 세계는 본질적으로 서로 공존할 수 없다.”라고 단언하며 이 두 세계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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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성을 추구한 푸생의 작품 세계(2015, 고3, 4월AB)

17세기 프랑스 화가 푸생(N. Poussin)은 그림을 통해 경험적인 차원 그 너머에 있는 영원불변한 본질과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고자 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바로크 미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는 바로크 미술이 주로 작가의 즉흥적인 감정을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그것을 지적인 사고가 결여된 예술 활동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연성과 변화무쌍함을 멀리하는 대신,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영원불변성을 추구했던 고대 그리스·로마 미술의 고전성에서 미의 원리를 찾고자 했다. 왜냐하면 푸생은 이성이 자연의 보편적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고, 고대 그리스 ·로마의 예술이 이성에 바탕을 둔 것이므로 고대 예술이 모든 시대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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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의 사실적 기법과 장치(2014, 고3, 10월AB)*

르네상스는 신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의 문화를 추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미술계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영향을 받아 현실을 인간의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그래서 미술사에서는 사실적인 미술의 시작을 15세기 르네상스로 본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화면에 재현하려면 3차원의 현실을 2차원의 캔버스로 변환해야 하는데, 그 변환 기법이 ‘선 원근법’이다. 15세기 이전의 화가들도 원근법을 사용했지만, 이때의 원근법은 기하학에 바탕을 둔 선 원근법이 아니라 경험적 원근법이었다. 그들은 거리가 멀어지면 크기가 얼마나 작게 보이는지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림에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반면 15세기의 선 원근법은 기하학에 바탕을 두고 정확한 비례를 계산해서 그리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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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지각은 어떤 단계를 거칠까?(2015, 고2, 11월)*

우리가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 하나를 무심히 지나쳤다면, 이 그림은 미적 대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미학자 뒤프렌은 그 그림은 예술 작품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미적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예술 작품은 감상자의 미적 지각이 시작될 때 비로소 미적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미적 지각과 미적 대상의 관계에 주목하여, 감상자가 현전(現前), 표상(表象), 반성(反省)이라는 미적 지각의 단계를 거치면서 미적 대상을 점점 더 심오하게 이해한다고 보았다. 뒤프렌에 따르면 현전은 감상자가 작품의 감각적 특징에 신체적으로 반응하면서 주목하는 단계이다. 즉 색채, 명암, 질감 등에 매료되어 눈이 커지거나 고개를 내미는 등의 신체적 자세를 ㉠ 취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렇듯 현전은 감상자가 예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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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 회화와 표현 회화(2016, 고2, 9월)

중세 회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아이 특유의 신체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그저 어른을 작게 그린 ‘축소된 어른’의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그런 면에서 현대회화의 작가들은 16세기 초 카로토의 이라는 작품에 주목한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년은 아이 특유의 신체적 특성과 장난기 머금은 웃음을 통해 아동만의 매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아이를 아이답게 묘사했다는 점 외에, 아이가 그린 그림이 소재로 쓰였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아주 오랫동안 아이가 그린 그림이 서구 회화에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에는 작품 속 소년이 그린 것처럼 보이는 그림 [B]가 등장하는데, 전문가에 따르면 [B]는 그림 속 소년보다는 더 어린 아이가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즉, [B]는 진짜 소년이 그린 그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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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초상화(2016, 고2, 11월)*

조선 시대에는 조상과 성현의 높은 덕행을 기리고 권계(勸誡)하기 위해 제사를 중요시했다. 조선 시대 자화상을 비롯한 대다수의 초상화는 이러한 점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조선 시대 대부분의 초상화는 별도의 배경이나 현실 공간에 대한 묘사 없이 초상화의 주인공만이 다소곳이 화폭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대상 인물을 시각적으로 강조하여 한 사람에게만 주의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는 이에게 경건한 태도를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얼굴이 정면에서 좌측이나 우측으로 돌려진 칠분면이나 팔분면을 취하게 하고 시선은 얼굴과 같은 방향으로 처리했는데,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화폭 속 인물에 대해 공경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또한 얼굴을 강조하기 위해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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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예술(2017, 고2, 3월)

섬유 예술은 실, 직물, 가죽, 짐승의 털 등의 섬유를 오브제로 사용하여 미적 효과를 구현하는 예술을 일컫는다. 오브제란 일상 용품이나 자연물 또는 예술과 무관한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하여 작품에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상징적 의미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의미한다. 섬유 예술은 실용성에 초점을 둔 공예와 달리 섬유가 예술성을 지닌 오브제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자각에서 비롯되었다. 섬유 예술이 새로운 조형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한 결정적 계기는 1969년 제5회 ‘로잔느 섬유 예술 비엔날레전’에서 올덴버그가 가죽을 사용하여 만든 「부드러운 타자기」라는 작품을 전시하여 주목을 받은 것이었다. 올덴버그는 이 작품을 통해 공예의 한 재료에 불과했던 가죽을 예술성을 구현하는 오브제로 활용하여 섬유를 심미적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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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복원 작업(2017, 고2, 9월)*

미술 작품은 사용된 재료의 자연적 노화 현상이나 예기치 않은 사고, 재해 등으로 작품의 일부가 손상되기도 하는데, 손상된 작품을 작가의 의도를 살려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을 미술품 복원 작업이라고 한다. 복원 작업을 할 때 에는 미관적인 면보다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 초점을 맞추어 인위적인 처리를 가급적 최소화하여야 한다. 미술품 복원 작업은 목적에 따라 예방 보존 작업과 긴급 보존 처리 작업, 보존 복원 처리 작업으로 ㉠ 나눌 수 있다. 먼저 예방 보존 작업은 작품의 손상을 사전에 방지하는 작업으로, 작품 보존에 적합한 온도 및 습도를 제공하고, 사고 예방 안전 장비를 설치하는 등 작품 전시에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여 작품의 수명을 오래 지속시키기 위한 모든 활동이 해당된다.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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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의 등장(2018, 고2, 3월)

근대 이전의 조각은 고유한 미술 영역의 독립적인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신전이나 사원, 왕궁과 같은 장소의 일부로서 존재했다. 중세 유럽의 성당 곳곳에 성서와 관련 있는 각종 인물이 새겨지거나 조각상으로 놓였던 것, 왕궁 안에 왕이나 귀족의 인물상들이 놓였던 것이 그 예이다. 이러한 조각은 그것이 놓여 있는 장소의 성격에 따라 종교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왕의 권력을 상징함으로써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하였다. 조각이 장소와 긴밀한 관련성을 지니고 그 장소의 맥락과 의미를 강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은 근대에 들어서면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종교의 영향력 및 왕권이 약화되면서 관련 장소가 지녔던 권위도 ⓐ 퇴색하여, 그 장소에 놓인 조각에 부여되었던 종교적, 정치적 의미도 약해진 것이다. 또 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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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이나 회화에서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표현 효과, 동세(動勢)(2014, 고3, 7월A)

조각이나 회화에서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표현 효과를 동세(動勢)라고 한다. 고정되어 있는 회화나 조각을 보면서 감상자들이 동세를 느끼는 이유는 대상의 움직임에 관한 이미지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몸이 앞을 향해 기울어져 있으면서 왼팔이 올라가고 오른발이 왼발 앞에 있다면 다음 상황에서 그 사람이 오른팔을 올리며 걷거나 뛸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회화나 조각을 접할 때 감상자들은 작품 속 대상의 전후 움직임을 예측함으로써, 대상의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읽게 되고 자연스럽게 동세를 느끼는 것이다. 조각가와 화가들은 작품에서 동세를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표현 방식을 사용한다. 움직임이 강한 활동적인 장면을 선택하여 표현하기도 하고 방향감을 암시하는 표현 형식을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