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드가, <별, 무대 위의 무희>



조각이나 회화에서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표현 효과를 동세(動勢)라고 한다. 고정되어 있는 회화나 조각을 보면서 감상자들이 동세를 느끼는 이유는 대상의 움직임에 관한 이미지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몸이 앞을 향해 기울어져 있으면서 왼팔이 올라가고 오른발이 왼발 앞에 있다면 다음 상황에서 그 사람이 오른팔을 올리며 걷거나 뛸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회화나 조각을 접할 때 감상자들은 작품 속 대상의 전후 움직임을 예측함으로써, 대상의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읽게 되고 자연스럽게 동세를 느끼는 것이다.


조각가와 화가들은 작품에서 동세를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표현 방식을 사용한다. 움직임이 강한 활동적인 장면을 선택하여 표현하기도 하고 방향감을 암시하는 표현 형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대비의 방법을 사용하거나 같은 대상의 중첩과 변화, 교차 등을 통해 동세를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움직이는 대상과 움직이지 않는 배경을 대비하거나 작은 공부터 큰 공까지 크기를 변화시키면서 공의 둥근 형상을 중첩하는 등의 표현이 그것에 해당한다.


조각은 3차원의 작품으로, 감상자들은 전후좌우에서 작품을 감상하게 되므로 대상의 부분적인 움직임들을 종합하여 전체적인 움직임을 직관할 수 있게 된다. 조각가들은 실제 대상의 모습을 정확하게 재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운동의 방향에 따라 어느 한 부분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기법으로 동세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회화에서는 대상의 형태나 윤곽선을 흐리게 하여 동세를 표현하기도 한다. 사진의 경우 셔터 속도를 느리게 하여, 카메라를 흔드는 기법으로 매우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의 동선을 흐르는 선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표현하면 그 속도를 강조할 수 있는데, 회화에서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움직임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