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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언어학은 언어 간의 친족 관계를 밝히고, 친족 관계가 확인된 언어들의 조어(祖語, 조상 언어)를 추정하며, 각 언어들 이 조어에서 분화된 후의 역사적 변천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비교 언어학을 통해 세계의 언어를 여러 어족(語族)으로 나눌 수 있고, 문자로 기록되기 이전 언어의 모습에 대해서도 알 수 있으며, 한 언어의 역사도 알아볼 수 있다.


언어 간의 친족 관계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언어들 사이에 널리 혹은 우연히 존재할 수 있는 유사성이 아니라 그들이 친족이기 때문에 공유할 수밖에 없는 체계적인 유사성이 있음을 밝혀내어야 친족관계를 증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비교 언어학에서는 비교 방법이라는 방법론을 개발해 내었다. 비교 방법에서는 음운 대응 규칙을 중시한다. 음운의 대응이란 같거나 유사한 의미를 지니는 단어들 사이에서 한 언어의 특정 음운이 다른 언어의 특정 음운에 대응하는 것이다. 친족관계가 증명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음운의 대응이 규칙적으로 나타나야만 한다. 가령 다음과 같은 언어들이 있다고 하자.


 

 봄

 하나

 

 A 언어

 tom

 tel

 tark

 ......

 B 언어

 som

 sel

 sark

 ......


위의 예에서 우리는 A언어와 B언어 간에 보이는 /t/ ↔ /s/의 대응을 통해 이들 언어 간에 음운 대응의 규칙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음운의 대응은 언어의 변화가 규칙적이고 체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임을 말해 준다.


언어들의 친족 관계가 증명되면 각 어족에 속한 언어들을 상호 비교하여 조어를 추정할 수 있다. 인도-유럽 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에서 ‘아버지’를 뜻하는 단어의 예를 보자.


 산스크리트어

 pitár

 라틴어

 pater

 고대 영어

 fæder


이들을 비교해 보면 첫 자음이 산스크리트어와 라틴어에서 는 /p/로, 고대 영어에서는 /f/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형태가 더 조어에 가까우므로 이들의 기원은 /p/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나머지 음들을 추정하여 언어학자들은 이 단어의 조어가 ‘pǝtēr’였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와 같이 비교 방법을 사용하여 조어를 추정하는 것을 외적 재구라 한다.


한편 한 언어의 자료만을 가지고 그 언어의 옛 모습을 추정하는 것을 내적 재구라 한다. 언어는 변화 과정에서 시간적·공간적 흔적을 남기게 되는데, 이 흔적을 통해 언어의 변화 과정을 복원하여 그 변화가 일어나기 전의 어형을 추정할 수 있다. 이때 일반적으로 시간적 흔적은 문헌을 통해, 공간적 흔적은 방언을 통해 확인된다. 한 언어 안에서 어떤 단어의 어형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할 때 외적 재구보다 내적 재구를 사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