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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에서는 지리학의 방법을 활용하여 언어 현상을 설명 하기도 하는데, 그 예로 언어 지도가 있다. 언어 지도는 일정 지역의 언어적인 차이를 한눈에 알아보도록 지도 형식을 빌려 표시한 것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언어를 공간적으 로 투영한 것이다. 이것은 동일한 의미를 지닌 단어가 지역에 따라 형태가 어떻게 달리 나타나는가, 동일한 형태의 한 단어가 지역에 따라 의미가 어떻게 분화되는가 등을 시각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언어 지도는 현재 언어 상태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 주고, 국어의 역사적인 변화에 관한 정보를 드러내 주며, 해당 지역의 역사나 문화를 반영하여 민속학적, 문화사적 연구에 도움을 준다. 또 지도에 담긴 방언형을 통해 이전 시기의 언어를 재구 성하거나, 문학 작품에 나타난 방언 어휘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언어 지도는 자료를 기입해 넣는 방식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누는데, 그 중 한 분류법이 진열 지도와 해석 지도로 나누는 방식이다. 전자가 원자료를 해당 지점에 직접 기록하는 기초 지도라면, 후자는 원자료를 언어학적 관점에 따라 분석, 가공 하여 지역적인 분포 상태를 제시하고 설명하는 지도를 말한다.


진열 지도는 각 지점에 해당하는 방언형을 지도에 직접 표시하거나 적절한 부호로 표시하는데, 언어학적으로 비슷한 어 형은 비슷한 모양의 부호를 사용한다. 가령 ‘누룽지’의 방언형 으로 ‘누렁기, 누룽지, 소데끼, 소디끼’ 등이 있다면, ‘누렁기, 누룽지’와 ‘소데끼, 소디끼’를 각각 비슷한 부호로 사용하는 것이다. 한편, 해석 지도는 방언형이 많지 않을 때 주로 이용하 며, 연속된 지점에 동일한 방언형이 계속 나타나면 등어선(等語線)을 그어 표시한다. 등어선은 언어의 어떤 특징과 관련되 느냐에 따라 그 굵기에 차이를 두어 표시하기도 한다. 이때 지역적으로 드물게 나타나는 이질적인 방언형은 종종 무시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