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폰트클럽(fontclub.co.kr)


현대의 문장 부호는 독서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보조적 기호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문장의 의미를 명백하게 하거나 문장을 구별하여,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된다. 형태나 기능의 차이는 있지만, 옛 문헌에도 오늘날의 문장 부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들이 있었다. 띄어쓰기를 거의 하지 않았던 옛 문헌에서 이러한 부호들은 더욱 요긴하게 쓰였다. 


현대의 마침표나 쉼표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이 있다. ‘∘’은 찍힌 위치에 따라 그 기능이 달랐다. 세로쓰기를 했던 옛 문헌에서 글자의 오른쪽 아래에 찍힌 점은 구점(句點)이라 하는데, 마침표와 비슷한 기능을 하였다. 글자 아래쪽 가운데에 찍힌 점은 두점(讀點)이라 하는데, 쉼표와 비슷한 기능을 하였다. ‘구두점’이란 말은 여기서 유래한다. 단락이 끝나고 공백이 오는 경우와 같이 문장이 끝났음이 명백할 때에는 문장 뒤에 구점이 생략된다. 『훈민정음해례』나 『용비어천가』 등에 이러한 구두점이 사용되었다. 


‘○’은 새로운 단위의 내용이 시작될 때 쓰였다. 각각의 예문이나 단락, 조항 등이 시작하는 곳이나 화제가 전환되는 곳에 사용되었다.


주석을 달기 위해서는 ‘【 】’가 사용되었다. 단어나 구절의 뜻을 풀이하거나 보충 설명이 필요할 때 ‘【 】’ 안에 그 내용을 넣었다. 오늘날의 ‘( )’, ‘[ ]’와 기능이나 형태가 유사하다. 다만 구점과 마찬가지로 단락이 끝나는 위치에서는 ‘】’가 생략된다. 


㉠‘〃’, ‘々’, ‘’은 앞 글자나 앞 어구와 동일함을 표시해 주는 부호인데, 인쇄본보다는 손으로 쓴 필사본에 더 많이 나타난다. 한편 사전류에서는 설명의 대상인 표제어가 용례로 반복되어 나타날 때 ‘―’로 대체하였다. ‘〃’ 등은 바로 앞에 오는 글자나 어구의 반복만 나타낼 수 있는 데 비해, ‘―’는 위치에 상관없이 표제어에 해당하는 것이 그 자리에 들어감을 나타낸다. 


이러한 부호들은 한문 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되던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를 사용하여 우리의 문자 생활을 다채롭고 정확하게 하였다. 구점은 한글 맞춤법 규정에 포함되어, 세로쓰기를 할 때 마침표로 사용된다. ‘○’, ‘〃’은 규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지금도 쓰이고 있다.


※이 글에 쓰인 옛 문헌의 부호들은 가로쓰기에 맞게 방향을 바꿔 제시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