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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예술

음악적 아름다움(2016, 6월모평)

음악은 소리로 이루어진 예술이다. 예술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 음악 또한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음악 작품은 듣기 좋은 소리만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음악적 아름다움은 어떻게 구현되는 것일까? 음악에서 사용하는 소리라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아노 소리가 심벌즈 소리보다 듣기 좋다고 생각한다. 이 중 전자를 고른음, 후자를 시끄러운음이라고 한다. 고른음은 주기성을 갖지만 시끄러운음은 주기성을 갖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음악에서 ‘음’이라고 부르는 것은 고른음을 지칭한다. 고른음은 주기성을 갖기 때문에 동일한 파형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이때 같은 파형이 1초에 몇 번 반복되는가를 진동수라고 한다. 진동수가 커지면 음높이 즉, 음고가 높아진다. 고른음 중에서 파형이 사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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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가법혼합, 감법혼합(2017, 고3, 3월)#

색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다양한 색을 통해 밝고 선명하게 대상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높은 명도*나 높은 채도*의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들이 한계에 부딪힌 까닭은 무엇일까? 색은 빛의 파장에 의해 결정되는데,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빛의 파장 범위는 380~780nm로 이를 가시광선이라 한다. 가시광선은 파장 범위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하면 600~700nm대의 빨강(R), 500~600nm대의 초록(G), 400~500nm대의 파랑(B)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이를 색광의 3원색이라고 한다. 처럼 색광의 3원색이 모두 섞이면, 즉 각 영역의 파장이 합쳐지면 흰색이 되고, 색광의 3원색 중 둘이 섞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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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의 오브제 활용(2016, 고3, 4월)

모더니즘 예술가들은 예술의 순수성과 독자성을 강조하여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양식이나 이미지 ⓐ차용을 거부했다. 이와 달리 개념미술가들은 예술적 메시지의 전달을 위해 통속적이라 인식되었던 기성품들까지 작품의 오브제*로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예술 작품과 다른 양식의 작품을 창조했다. 특히 볼탕스키는 비전문가가 사적 일상이나 행사를 기록할 목적으로 찍은 아마추어 사진을 자신의 작품에 오브제로 사용하여 전시 공간으로 옮김으로써 새로운 미적 기능을 가지게 했다. 볼탕스키가 아마추어 사진을 오브제로 활용한 것은 그것이 갖는 특징인 이데오그램과 소시오그램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데오그램은 사회가 공유하는 사진의 ⓑ전형적 스타일을 의미하는데, 아마추어 사진에서의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 고정된 시선, 상황에 따른 정형화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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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토의 예술 종말론(2016, 고3, 3월)

현대 예술 철학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비평가인 단토는 예술의 종말을 선언하였다. 그는 자신이 예술의 종말을 주장할 수 있었던 계기를 1964년 맨해튼의 스테이블 화랑에서 열린 앤디 워홀의 의 전시회에서 찾고 있다. 그는 워홀의 작품 가 일상의 사물, 즉 슈퍼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브릴로 상자와 지각적 측면에서 차이가 없음에 주목하여 예술의 본질을 찾는 데 몰두하기 시작하였다. 워홀의 를 통해, 그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두 대상이 있을 때, 하나는 일상의 사물이고 다른 하나는 예술 작품인 이유를 탐색하였다. 그 결과 어떤 대상이 예술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엇에 관함(aboutness)’과 ‘구현(embody)’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여기서 ‘무엇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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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론적 시간성을 벗어난 음악가들(2015, 고3, 10월B)

음악에서는 시간이 중요하다. 음악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통적 음악에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은 선적인 것으로 어떤 목적을 향해 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점에서 목적론적 시간성으로 일컬어진다. 그런데 20세기에 들어 음악 미학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면서 목적론적 시간성에서 ⓐ벗어난 음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음악을 보여 준 대표적인 예술가로 치머만과 케이지를 들 수 있다. 치머만은 과거, 현재, 미래가 우주적 차원에서는 연속성을 띠며 진행하지만 정신적 차원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러, 시간을 ‘공’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는 시간이 선적인 진행에서 벗어나 과거, 현재, 미래의 순서가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동시적으로 진행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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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주의 사진을 추구했던 스타이컨(2015, 9월모평AB)

사진은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근대 문명이 만들어 낸 기술적 도구이자 현실 재현의 수단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점차 여러 사진작가들이 사진을 연출된 형태로 찍거나 제작함으로 써 자기의 주관을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였다. 이들은 빛의 처리, 원판의 합성 등의 기법으로 회화적 표현을 모방하여 예술성 있는 사진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사진 작품들을 회화주의 사진이라고 부른다. 스타이컨의 (1902년)은 회화주의 사진을 대표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에서 피사체들은 조각가 ‘로댕’과 그의 작품인 와 이다. 스타이컨은 로댕을 대리석상 앞에 두고 찍은 사진과, 청동상 을 찍은 사진을 합성하여 하나의 사진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된 사진의 구도에서 어둡게 나타난 근경에는 로댕이 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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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미술론(2015, 고3, 7월AB)

이미지란 무엇인가? 근대 철학자들은 우리가 현실 세계의 사물을 감각에 의해 지각하여 실재 세계를 구성하듯 이미지도 감각을 바탕으로 한다고 보았다. 여기서 현실 세계는 인간에 의해 지각되기 이전에 이미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세계를 의미하고, 실재 세계는 이러한 현실 세계를 인간의 지각에 의해 파악한 세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미지는 감각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것은 불완전하게 지각된 모사물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들은 이미지가 지각의 하위 영역이며 실재 세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등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이미지 이론’을 통해 상상 세계를 제시하면서 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사르트르는 “ⓐ실재 세계와 상상 세계는 본질적으로 서로 공존할 수 없다.”라고 단언하며 이 두 세계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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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성을 추구한 푸생의 작품 세계(2015, 고3, 4월AB)

17세기 프랑스 화가 푸생(N. Poussin)은 그림을 통해 경험적인 차원 그 너머에 있는 영원불변한 본질과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고자 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바로크 미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는 바로크 미술이 주로 작가의 즉흥적인 감정을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그것을 지적인 사고가 결여된 예술 활동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연성과 변화무쌍함을 멀리하는 대신,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영원불변성을 추구했던 고대 그리스·로마 미술의 고전성에서 미의 원리를 찾고자 했다. 왜냐하면 푸생은 이성이 자연의 보편적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고, 고대 그리스 ·로마의 예술이 이성에 바탕을 둔 것이므로 고대 예술이 모든 시대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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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2015, 고3, 3월AB)

중세 시대에는 종교 건축 분야에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은 당시 농촌 지역에 활발히 세워지던 수도원의 성당에 적용되었다. 로마의 영향을 받아 둥근 아치 형태였던 천장은 석재로 만들어져 매우 무거웠다. 이를 지탱하기 위해 벽도 두껍고 웅장하게 지어졌다. 벽과 천장의 무게로 인해 창을 크게 만들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내부 공간은 채광이 부족해 대체로 어두웠다. 이러한 어두움은 성당의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 내었다. 이러한 로마네스크 양식이 변형을 거쳐 발전한 것이 고딕 양식이다. 당시의 철학에서는 신의 존재를 ⓐ 입증하고자 노력했는데, 고딕 양식은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받아 신의 존재를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건축물로 탄생하였다. 하늘에서 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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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의 사실적 기법과 장치(2014, 고3, 10월AB)*

르네상스는 신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의 문화를 추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미술계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영향을 받아 현실을 인간의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그래서 미술사에서는 사실적인 미술의 시작을 15세기 르네상스로 본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화면에 재현하려면 3차원의 현실을 2차원의 캔버스로 변환해야 하는데, 그 변환 기법이 ‘선 원근법’이다. 15세기 이전의 화가들도 원근법을 사용했지만, 이때의 원근법은 기하학에 바탕을 둔 선 원근법이 아니라 경험적 원근법이었다. 그들은 거리가 멀어지면 크기가 얼마나 작게 보이는지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림에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반면 15세기의 선 원근법은 기하학에 바탕을 두고 정확한 비례를 계산해서 그리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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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의 묵란화(2014, 9월모평AB)

먹으로 난초를 그린 묵란화는 사군자의 하나인 난초에 관념을 투영하여 형상화한 그림으로, 여느 사군자화와 마찬가지로 군자가 마땅히 지녀야 할 품성을 담고 있다. 묵란화는 중국 북 송 시대에 그려지기 시작하여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문인들에게 널리 퍼졌다. 문인들에게 시, 서예, 그림은 나눌 수 없는 하나였다. 이런 인식은 묵란화에도 이어져 난초를 칠 때는 글씨의 획을 그을 때와 같은 붓놀림을 구사했다. 따라서 묵란화는 문인들이 인문적 교양과 감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었다. 추사 김정희가 25세 되던 해에 그린 ㉠ 은 당시 청나라에서도 유행하던 전형적인 양식을 따른 묵란화이다. 화면에 공간감과 입체감을 부여하는 잎새들은 가지런하면서도 완만한 곡선을 따라 늘어져 있으며, 꽃은 소담하고 정갈하게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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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시대 음악수사학(2015, 고2, 3월)*

(가) 16세기 이후 바로크 음악에서는 음악이 구체적인 감정을 모방하고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언어’의 기술인 수사학을 음악에 적용하는 음악수사학이 태동하였다. 음악수사학이 도입된 초창기에는 가사를 위주로 작곡을 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따랐지만, 마테존에 와서는 가사 없이 기악곡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음악수사학을 체계화한 마테존은 청중에게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음형 * 의 사용을 강조하였다. (나) 마테존은 음형을 ‘선율 음형’과 ‘장식 음형’으로 나누었다. 선율 음형은 단어 및 문장 차원에서의 수사법을 작곡 과정에 적용한 음형이다. 그리고 장식 음형은 악곡을 실제 연주할 때 연주자의 재량에 의해 결정되는 음형이다. 마테존은 같은 내용이라도 웅변가가 상황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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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성 음악(2015, 고2, 9월)*

‘우연성 음악(Aleatoric)’이란 주사위를 뜻하는 라틴어 ‘알레아(Alea)’에서 유래된 용어로, 서양음악의 전통적 통념에서 벗어나 작곡이나 연주 과정에 우연성을 도입함으로써 불확정성을 추구하는 음악을 일컫는다. 우연성 음악은 현대음악이 지나치게 추상화되거나 정밀하게 구성된 음만을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출발하였는데, 대표적인 음악가로 케이지와 슈톡하우젠이 있다. 케이지는 인간의 의도가 배제된 무작위(無作爲)의 상태가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주장하는 동양의 주역 사상을 접한 후, 작곡에 있어 인위적인 요소들을 제거하면 소리가 자연스럽게 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케이지는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 우연의 요소를 도입하여, 음의 높이나 강약 또는 악기나 음악 형식을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결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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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지각은 어떤 단계를 거칠까?(2015, 고2, 11월)*

우리가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 하나를 무심히 지나쳤다면, 이 그림은 미적 대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미학자 뒤프렌은 그 그림은 예술 작품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미적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예술 작품은 감상자의 미적 지각이 시작될 때 비로소 미적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미적 지각과 미적 대상의 관계에 주목하여, 감상자가 현전(現前), 표상(表象), 반성(反省)이라는 미적 지각의 단계를 거치면서 미적 대상을 점점 더 심오하게 이해한다고 보았다. 뒤프렌에 따르면 현전은 감상자가 작품의 감각적 특징에 신체적으로 반응하면서 주목하는 단계이다. 즉 색채, 명암, 질감 등에 매료되어 눈이 커지거나 고개를 내미는 등의 신체적 자세를 ㉠ 취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렇듯 현전은 감상자가 예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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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 회화와 표현 회화(2016, 고2, 9월)

중세 회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아이 특유의 신체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그저 어른을 작게 그린 ‘축소된 어른’의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그런 면에서 현대회화의 작가들은 16세기 초 카로토의 이라는 작품에 주목한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년은 아이 특유의 신체적 특성과 장난기 머금은 웃음을 통해 아동만의 매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아이를 아이답게 묘사했다는 점 외에, 아이가 그린 그림이 소재로 쓰였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아주 오랫동안 아이가 그린 그림이 서구 회화에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에는 작품 속 소년이 그린 것처럼 보이는 그림 [B]가 등장하는데, 전문가에 따르면 [B]는 그림 속 소년보다는 더 어린 아이가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즉, [B]는 진짜 소년이 그린 그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