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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판매자가 동일한 상품에 대해 소비자에 따라 다른 가격을 책정하여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를 ‘가격 차별’이라 한다. 가격 차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첫째, 판매자가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장 지배력이란 판매자가 시장 가격을 임의의 수준으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둘째, 시장이 분리 가능해야 한다. 즉, 상품의 판매 단위나 구매자의 특성에 따라 시장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시장 간에 상품의 재판매가 불가능해야 한다. 만약 가격이 낮은 시장에서 상품을 구입하여 가격이 높은 시장에 되팔 수 있다면 매매 차익을 노리는 구매자들로 인해 가격 차별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격 차별은 ‘1급 가격 차별’, ‘2급 가격 차별’, ‘3급 가격 차별’로 나눌 수 있는데, 1급 가격 차별은 개별 구매자들의 선호도를 모두 알고 있어 구매자 별로 최대 지불 용의 가격 * 을 매기는 것이다. 그림에서 가격 차별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판매자가 얻는 수입은 판매 가격(OP ) × 판매량(OQ)으 로 사각형 OPEQ가 된다. 그러나 1급 가격 차별을 실시하면 각 구매자의 최 대 지불 용의 가격인 수요 곡선을 따라 상품 가격을 결정하므로 총수입은 사다리꼴 OaEQ로 늘어나게 된다. ‘완전 가격 차별’이라고도 하는 1급 가격 차별은 판매자의 총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모든 구매자들의 선호도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2급 가격 차별은 상품 수량을 몇 개의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에 대해 서로 다른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구간 가격 설정 방식’이라고도 하는 2급 가격 차별은 소량 구입을 하는 고객에게는 높은 가격을 매기고 대량 구입을 하는 고객에게는 가격을 낮추어 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판매자가 16개의 라면을 생산하여 1개, 5개, 10개 단위로 각각 1,000원, 4,700원, 8,000원에 파는 것이다.


3급 가격 차별은 가격 변동에 따른 수요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수요의 가격 탄력성’을 기준으로 구매자를 두 개 이상의 그룹으로 구분한 다음, 각 그룹에 대하여 서로 다른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가격 변동에 민감해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큰 그룹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가격 변동에 덜 민감해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작은 그룹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매긴다. 예를 들어 청소년이나 노인 그룹에 일반인보다 할인된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다.


독점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판매자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보다 생산량을 적게 하고 높은 가격을 매겨,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감소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하지만 ㉠ 가격 차별이 이루어지면 생산량이 증대되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증가할 수 있다.


* 최대 지불 용의 가격 : 구매자가 상품에 대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최고 가격.


― (출전) 김봉호, 『미시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