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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감정노동 종사자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감정노동 종사자들은 특정한 감정 표현을 요구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감정노동은 업무 상 요구되는 특정한 감정 상태를 연출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행 하는 일체의 감정관리 활동을 일컫는다.


감정노동 종사자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크게 개인 특성, 직무 특성, 조직 특성으로 나눌 수 있다. 개인 특성을 대표하는 요인으로는 공감적 배려가 있다. 이것은 타인의 감정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공감적 배려가 강한 사람은 타인의 감정에 대응하기 위하여 실제 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직무 특성을 대표하는 요인으로는 직무 다양성이 있다. 이것은 직무 수행 과정에서 활용해야 하는 기능이나 재능의 복합성과 관련된다. 직무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표현해야 할 감정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서비스 업무에서는 고객의 유형이 다양하면 직무 다양성이 높아진다. 조직 특성을 대표하는 요인으로는 사회적 지원이 있다. 이것은 상급자, 동료 등 조직 내에서 대인관계를 맺는 사람들에게서 얻는 인정이나 조언, 물질적 지원 등의 긍정적인 뒷받침을 의미한다. 사회적 지원이 풍부한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은 감정노동에 대한 스트레스는 낮고 업무 만족도는 높다. 이러한 세 가지 특성의 요인들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감정노동의 양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실제 직무 수행 장면에서 나타나는 감정노동 양상 중 대표적인 것으로 표면 행위와 내면 행위 두 가지가 있다. 조직이 종사자에게 요구하는 특정한 감정 표현을 조직의 감정 표현 규칙이라고 하는데, ㉠ 표면 행위는 실제로 느끼지 않는 감정을 조직의 감정 표현 규칙에 맞추어 표현하는 것이다. ㉡ 내면 행위 는 조직의 감정 표현 규칙을 내면화하여 실제 감정으로 느끼면서 표현하는 것이다. 내면 행위는 심리적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반면 표면 행위를 할 때 감정노동 종사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위장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 부조화를 경험하게 된다. 감정 부조화 상태가 되면 수치심이나 짜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유발된다. 감정 부조화가 지속되면 감정노동 종사자는 스스로를 위선적이라고 생각하며 거짓 자아를 느끼게 되고, 심할 경우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리 증세를 겪을 수도 있다.


따라서 감정노동 종사자들은 감정 부조화에 따른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감정조절 전략을 구사한다. 우선 자신이 경험한 부정적 감정에 대하여 스스로 평가를 한다. 그 후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결정하여 적절한 감정조절 전략을 구사한다. 이러한 감정조절 전략에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능동 전략은 부정적 감정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전략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왜 이러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는지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또한 과거 유사한 상황을 떠올리거나 문제에 따른 긍정적 측면을 보면서 자신이 더 성숙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나아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한 상황을 개선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자꾸 짜증이 나는 이유 가 뭘까?’, ‘옛날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잘 극복했으니 이번에도 잘 이겨내면 좋은 경험이 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경우 가 그 예에 해당한다.


둘째, 회피ㆍ분산 전략은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 있을 때 의도적으로 다른 생각들을 떠올려 현재의 부정적인 상황을 피하거나 주의를 분산시키는 전략이다. ‘별것 아닐 거야.’, ‘불쾌한 감정은 금방 지나갈 거야.’라고 생각하며 부정적 상황을 외면하거나, 부정적인 상황과 상관없는 즐거운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그 예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전략을 자주 쓰다 보면 자신의 문제뿐만 아니라 주위의 문제에도 무관심한 태도를 가지게 될 수도 있다.


셋째, 지지 추구 전략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자아 개념과 자존감을 안정되게 유지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려는 전략이다. 친밀한 사람을 만나 자기 감정을 토로하여 공감을 얻거나 주위 사람으로부터 조언이나 도움을 구하는 것 등이 그 예이다. 이 전략은 타인과의 상호 작용 과정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는 것으로, 부정적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활용한다. 세 가지 감정조절 전략 중 회피ㆍ분산 전략과 지지 추구 전략은 일시적인 감정 조절에는 유용한 전략이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궁극적인 감정조절을 위해서는 능동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감정노동과 감정조절 전략(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