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온다 형님 온다 분고개로 형님 온다 

형님 마중 누가 갈까 형님 동생 내가 가지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뎁까 

이애 이애 그 말 마라 시집살이 개집살이 

앞밭에는 당추(唐楸)[각주:1] 심고 뒷밭에는 고추 심어 

㉠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둥글둥글 수박 식기(食器) 밥 담기도 어렵더라 

도리도리 도리소반(小盤)[각주:2] 수저 놓기 더 어렵더라 

㉡ 오 리(五里) 물을 길어다가 십 리(十里) 방아 찧어다가

아홉 솥에 불을 때고 열두 방에 자리 걷고 

외나무다리 어렵대야 시아버니같이 어려우랴 

나뭇잎이 푸르대야 시어머니보다 더 푸르랴 

㉢ 시아버니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세 하나 할림새요 시누 하나 뾰족새요 

시아지비 뾰중새요 남편 하나 미련새요 

자식 하난 우는 새요 나 하나만 썩는 샐세 

귀먹어서 삼 년이요 눈 어두워 삼 년이요 

말 못해서 삼 년이요 석 삼 년을 살고 나니 

㉣ 배꽃 같던 요내 얼굴 호박꽃이 다 되었네

삼단 같던 요내 머리 비사리춤[각주:3]이 다 되었네 

백옥 같던 요내 손길 오리발이 다 되었네 

열새 무명 반물치마[각주:4] 눈물 씻기 다 젖었네 

두 폭 붙이 행주치마 콧물 받기 다 젖었네 

울었던가 말았던가 베갯머리 소(沼)[각주:5] 이뤘네 

㉤ 그것도 소(沼)이라고 거위 한 쌍 오리 한 쌍

쌍쌍이 때 들어오네


― 작자 미상, 「시집살이 노래」 -


Photo by Alina Chupakhina on Unsplash






참고할 문항

45. <보기>를 바탕으로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기> 

「시집살이 노래」는 고통스러운 시집살이를 하는 아녀자들의 생활을 진솔하게 표현한 민요이다. 이 작품 속 여인은 대하기 어려운 시집 식구과중한 가사 노동으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이러한 삶 속에서 여인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하고, 체념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① ㉠에서 ‘고추’, ‘당추’와 비교하여 시집살이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군.

② ㉡에서 ‘오 리’와 ‘십 리’를 활용하여 감당해야 할 노동이 과중함을 강조하고 있군.

③ ㉢에서 ‘호랑새’와 ‘꾸중새’를 활용하여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대하기 힘든 존재로 표현하고 있군.

④ ㉣에서 ‘배꽃’과 ‘호박꽃’을 대비하여 초라하게 변한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고 있군.

⑤ ㉤에서 ‘거위’와 ‘오리’에 빗대어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고 체념하는 자신[각주:6]을 드러내고 있군.

  1. 당추 : 고추의 한 종류. [본문으로]
  2. 도리소반 : 둥글게 생긴 작은 밥상. [본문으로]
  3. 비사리춤 : 싸리나무의 껍질. [본문으로]
  4. 반물치마 : 짙은 남색 치마. [본문으로]
  5. 소 : 작은 연못. [본문으로]
  6. 힘든 자신의 처지를 몰라주는 어린 자식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