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윤동주, 「길」
Photo by Antonio Grosz on Unsplash
참고할 <보기>와 선택지
이 시는 ‘길’이라는 상징적 소재를 통해 ‘잃어버린 나’를 되찾으려는 화자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시의 화자는 부정적 상황 속에서 자기 탐색과 성찰을 통해, ‘잃어버린 나’를 회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① 굳게 닫힌 ‘쇠문’을 통해 화자가 처한 부정적 상황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군.
② 길이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다는 것은 자기 탐색의 과정이 끊임없이 이어짐을 의미하겠군.
③ ‘눈물짓’는 행위는 절망적 상황을 극복하려는 화자의 노력을 나타낸 것이겠군.
④ ‘부끄럽게’를 통해 화자가 하늘을 보며 자기 성찰을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군.
⑤ 화자가 길을 걷는 이유는 ‘담 저쪽’의 ‘나’를 회복하기 위해서이겠군.
'문학 > 현대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수권, 「까치밥」(2018, 고2, 9월) (0) | 2019.07.23 |
---|---|
백석, 「수라(修羅)」(2018, 고2, 9월)* (0) | 2019.07.23 |
나희덕, 「못 위의 잠」(2018, 고2, 6월) (0) | 2019.07.23 |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2018, 고2, 6월) (0) | 2019.07.23 |
이성부, 「산길에서」(2019, 고2, 6월) (0) | 2019.07.22 |
나태주, 「등 너머로 훔쳐 듣는 대숲바람 소리」 (0) | 2019.07.22 |
이용악, 「하늘만 곱구나」(2019, 고2, 3월) (0) | 2019.07.21 |
손택수, 「목련 전차」(2018, 고2, 3월) (0) | 2019.07.21 |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