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이를 가리키거나 부르는 국어의 2인칭 대명사로는 ‘너, 너희, 자네, 당신, 임자, 그대, 여러분, 귀하(貴下), 노형(老兄), 제군(諸君)’ 등이 있다. 이 외에 ‘자기’도 요즈음 젊은 층에서 2인칭 대명사로 자주 쓰이고 있다.


아주낮춤 말인 ‘너’는 말하는 이보다 손아래의 사람에게 쓰거나 미성년 또는 같은 또래의 친한 친구 사이에 쓴다. ‘너희’는 듣는 이가 같은 또래의 친구나 아랫사람일 경우, 그 듣는 이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을 이를 때 사용한다. 예사 낮춤 말 ‘자네’는 ‘당신’보다는 낮고 ‘너’보다는 높은 말이다. 듣는 이를 대접하고자 할 때 ‘너’ 대신에 사용한다. 연배가 있는 사람이 친교가 있는 동년배나 손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당신, 임자, 그대’는 예사 높임 말이다. ㉠ ‘당신’은 배우자 혹은 그리 가깝지 않은 동년배에게 쓴다. 이 대명사는 선생, 부모, 상사 같은 아주 높은 분에게는 거의 쓰지 않는다. 아울러 ㉡ ‘당신’은 3인칭 재귀 대명사로도 쓰이므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임자’는 ‘당신’과 비슷한 등급으로 나이가 지긋한 부부 사이에 쓰인다. 또한 나이가 비슷하면서 잘 모르는 사람이나, 알고는 있지만 ‘자네’라고 부르기가 거북한 사람, 또는 아랫사람을 높여 이르는 2인칭 대명사이다. ‘그대’는 ‘당신’과 비슷한 등급의 존대어로서 시(詩)와 같은 문학 작품에서 주로 쓰인다. 그리고 ‘여러분’은 듣는 이가 여러 사람일 때 그 사람들을 높여 이를 경우에 사용한다.


국어는 원래 아주높임의 2인칭 대명사 형태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그 대신에 친족명이나 직함 등의 호칭을 사용하는 일이 많다. 예컨대 아주높임의 대상자에게는 대명사 대신 ‘선생님, 할아버님’ 등의 존대 호칭을 상황에 따라 골라 쓰고 있다.


일상에서는 2인칭 대명사가 쓰이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예스러운 한자어 ‘귀하, 노형, 제군’ 등 상대방을 높이는 기능을 하던 말들도 대화 상황은 물론 편지와 같은 문어체 상황에 서조차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자네’의 경우도 하게체의 위축으로 인해 그 쓰임이 줄어들고 있다. 사실, 대화 상황에서는 눈앞에 있는 사람을 구태여 가리킬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우리말에서는 2인칭 대명사를 아예 생략하는 일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