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y (이미지 출처, www.eoht.info/page/Analogy)


‘붕어빵’을 팔던 가게에서 붕어빵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크기가 더 큰 빵을 ‘잉어빵’이란 이름의 신제품으로 내놓았다고 하자. 이 잉어빵은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 ‘붕어: 붕어빵=잉어:【 】’ 와 같은 관계를 통해 잉어빵의 형성을 설명할 수 있다. 이는 붕어와 붕어빵의 관계를 바탕으로 붕어빵보다 크기가 큰 신제품의 이름을 잉어빵으로 지었다는 뜻이다. 붕어빵에서 잉어빵을 만들어 내듯이 기존 단어의 유사한 속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는 것을 유추에 의한 단어 형성이라고 한다.


유추에 의해 단어가 형성되는 과정은 보통 네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 새로운 개념을 나타내는 어떤 단어가 필요한 경우 그것을 만들겠다고 결정한다. 둘째, 머릿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단어 가운데 근거로 이용할 만한 단어들을 찾는다. 셋째, 수집한 단어들과 만들려는 단어의 개념과 형식을 비교하여 공통성을 포착한다. 이 단계에서 근거로 삼을 단어를 확정한다. 넷째, 근거로 삼은 단어의 개념과 형식 관계를 적용해서 단어 형성을 완료한다. 이렇게 형성된 단어는 처음에는 신어 (新語)로 다루어지지만 이후에 널리 쓰이게 되면 국어사전에 등재된다.


그러면 이러한 단계에 따라 ‘종이공’이라는 단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종이로 만든 공’이라는 개념의 단어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그다음에 근거가 되는 단어를 찾는다. 그런데 근거 단어가 될 만한 ‘○○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축구공, 야구공 유형이고 다른 하나는 고무공, 가죽공 유형이다. 전자의 경우 공 앞에 오는 말이 공의 사용 종목인 반면 후자는 공의 재료라는 차이가 있다. 국어 화자는 종이공을 고무공, 가죽공보다 축구공, 야구공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종이를 할 때 쓰는 공’으로 해석하지 않고 ‘종이로 만든 공’으로 해석한다. 그 결과 ‘종이로 만든 공’을 의미하는 종이공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형성된다.


유추에 의해 단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잘 살펴보면 불필요한 단어를 과도하게 생성하지 않는 장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요에 의해 기존 단어를 본떠서 단어를 형성하므로 불필요한 단어의 생성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유추에 의해 단어가 형성된다는 이론에서는 이러한 점을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