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14 (47)

독서/예술

작가주의적 영화 비평(2014, 6월모평AB)

1950년대 프랑스의 영화 비평계에는 ㉠ 작가주의라는 비평 이론이 새롭게 등장했다. 작가주의란 감독을 단순한 연출자가 아닌 ‘작가’로 간주하고, 작품과 감독을 동일시하는 관점을 말한다. 이 이론이 대두될 당시, 프랑스에는 유명한 문학 작품을 별다른 손질 없이 영화화하거나 화려한 의상과 세트, 인기 연극배우에 의존하는 제작 관행이 팽배해 있었다. 작가주의는 이렇듯 프랑스 영화에 만연했던 문학적, 연극적 색채에 대한 반발로 주창되었다. 작가주의는 상투적인 영화가 아닌 감독 개인의 영화적 세계와 독창적인 스타일을 일관되게 투영하는 작품들을 옹호한다. 감독의 창의성과 개성은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감독의 세계관 혹은 주제 의식, 그것을 표출하는 나름의 이야기 방식, 고집스럽게 되풀이되는 특정한 상황이나 배경 혹은..

독서/과학

신생아의 체온 유지 방법(2014, 고3, 4월B)*

일반적으로 어른은 추위를 느끼면 몸을 떠는 등의 행동을 통해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유지한다. 세포의 구성 물질인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음식물을 통해 얻은 포도당을 아데노신삼인산(ATP)의 형태로 바꾸어 저장해 둔다. 이후 체온이 내려가면 근육을 떠는 과정을 통해 ATP가 분해되어 열이 발생되는 것이다. 그러나 신생아는 성인만큼 근육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체온을 유지할 정도로 근육을 떨 수 없어, 등뼈나 신장 주변에 분포한 갈색 지방 조직을 통해 체온을 유지한다. 갈색 지방 조직을 구성하는 갈색 지방 세포는 지방산이 포함된 기름방울과 미토콘드리아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기질, 내막, 외막, 내막과 외막 사이의 막간 공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갈색 지방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역시 그 ..

독서/예술

한국 줄타기가 지닌 긴장과 이완의 반복 구조(2014, 고3, 4월B)

한국의 줄타기는 줄광대와 어릿광대, 악공, 관중이 서로 어울려 삶의 애환과 신명을 공유하면서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종합예술이다. 줄타기는 기예, 재담, 노래 등을 연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극적 상황에 따라 관중이 참여하기도 한다. 줄광대는 줄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기예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줄 아래 지상의 어릿광대나 악공, 관중과도 재담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연행 방식은 줄광대가 올라서 있는 줄이라는 수평적 공간에서부터 관중이 위치한 공간으로까지 극적 공간을 수직적으로 확대시킨다는 측면에서 입체적이다. 줄타기는 긴장과 이완의 반복 구조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줄타기는 전체적으로 ‘줄고사 - 기예Ⅰ- 놀이 - 기예Ⅱ- 마무리’ 등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먼저 참가자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는 줄고사로 연희의 ..

독서/인문

랑케와 드로이젠이 역사적 사실을 대하는 방식(2014, 고3, 4월B)

‘역사적 사실’은 과거에 일어난 개체적 사건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고, 역사가에 의해 주관적으로 파악된 과거의 사실만을 의미하기도 한다. 역사가의 역사 연구 태도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두 가지의 개념 중 무엇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랑케는 역사적 사실을 ‘신(神)의 손가락’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계의 사물과 동일시했다. 그는 각 시대나 과거의 개체적 사실들은 그 자체로 완결된 고유의 가치를 지녔으며, 이는 시간의 흐름을 초월해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역사가가 그것을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은 신성한 역사를 오염시키는 것이라 여기고,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것이 역사가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역사가는 사료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확인을 통해 역사를 인식해야 하며..

독서/기술

역전기투석 발전기의 전기 에너지 생산 과정(2014, 고3, 4월A)^

염분차 발전이란 해수와 담수의 염분 농도 차이를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로서, 대표적인 방법으로 역전기투석 발전이 있다. 이 방식은 전기를 이용해 염분을 제거하여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전기투석의 원리를 역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역전기투석 발전기의 기본 구조는 두 개의 전극 사이에 음이온 교환막과 양이온 교환막이 여러 장 번갈아 설치된 형태이며,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전기 에너지가 생산된다. 먼저 가느다란 기공(구멍)이 뚫려 있는 교환막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해수를, 다른 한쪽은 담수를 흐르게 하면 농도 차에 의해 해수에 있는 나트륨 이온(Na+)과 염화 이온(Cl-)은 교환막의 기공을 통해 담수 쪽으로 확산되려고 한다. 이때 농도 차가 클수록 이동하려는 이온의 양은 늘어난다. 그..

독서/인문

조화(調和)로서의 '정의'(2014, 고3, 4월A)^

고대 그리스인들은 ‘정의(正義)’를 우선적으로 ‘조화(調和)’로 받아들였다. ‘調’와 ‘和’는 여러 가지 것들이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정의는 바로 그런 의미를 갖게 된다. 더 나아가 그들은 대립자들의 조화가 정의를 가져온다고 생각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세계가 어둠과 밝음, 어른과 아이 등과 같은 대립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이들 사이에는 항상 갈등과 투쟁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대한 그들의 고민이, 정의 개념이 등장하게 된 기본적인 맥락이다. 아낙시만드로스가 말한 ‘우주의 질서’는 조화로서의 정의 개념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우주를 구성하는 물, 불, 공기, 흙이라는 원소들이 비슷한 힘을 가지고 서로 역동적으로 작용하여 정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독서/과학

어류의 삼투조절(2014, 고3, 4월A)*

동물들은 체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전략들을 진화시켜왔는데, 삼투조절은 그 중 하나이다. 삼투조절이란 생물이 체액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체내의 수분 양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육상동물과 달리 어류는 물이라는 외부 환경과 직접 접촉하게 되므로 물과 체내의 농도 차이에 의한 삼투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삼투현상이란 농도가 다른 두 용액 사이에 반투과성 막을 설치하면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용매*가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척추가 있는 대부분의 어류는 물속에서 삼투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자신의 체액 농도를 유지할 수 없어 생존하기 힘들다. 따라서 삼투조절을 통해 체내의 수분 양을 조절해야 한다. 담수어와 해수어는 외부 환경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삼..

독서/예술

조형의 원리(2014, 고3, 4월A)*^

조형의 원리란 작품에서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묶어 어떤 특정한 효과를 얻기 위한 구성 계획을 말한다. 화가는 작품을 창작할 때 자신의 의도를 살려내기 위해서 다양한 조형의 원리를 사용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가 바로 통일성의 원리이다. 통일성이란 회화의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의 작품 속에서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각각의 요소들은 의미 있는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게 된다. 회화에서 통일성을 부여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인접’과 ‘반복’이 있다. 인접은 각각의 구성 요소들을 서로 가까이 놓거나 중첩시켜 회화에 통일성을 주는 방법이고, 반복은 여러 부분을 서로 연결시키기 위해 어떤 요소를 계속해서 반복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같은 사물의 반복뿐만 아니라 회화 속의 색깔, ..

독서/사회

대체효과와 소득효과(2014, 고3, 4월AB)*

저소득 계층을 위한 지원 방안으로는 대상자에게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소득보조, 생활필수품의 가격을 할인해 주는 가격보조 등이 있다. 이 제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체효과와 소득효과의 개념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소비자가 X재와 Y재만을 구입한다고 할 때, 한정된 소득 범위 내에서 최대로 구입 가능한 X재와 Y재의 수량을 나타낸 선을 예산선이라고 한다. 또한 X재, Y재를 함께 구매했을 때, 만족도가 동일하게 나타나는 X재와 Y재 수량을 조합한 선을 무차별 곡선이라고 한다. 특별한 조건이 없다면 최적의 소비선택은 무차별 곡선과 예산선의 접점(G)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소득보조나 가격보조가 실시되면 실질 소득의 증가로 예산선이 변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마다 만족하는 상품 조합도 변하게 된다. ..

독서/과학

동물의 삼투 조절(2014, 고3, 3월B)

모든 동물들은 생리적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체액의 농도를 어느 정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분의 획득과 손실의 균형을 조절하는 작용을 삼투 조절이라 한다. 동물은 서식지와 체액의 농도, 특히 염도 차이가 있을 경우, 삼투 현상에 따라 체내 수분의 획득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체액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생존 과제이다. 삼투 현상이란 반(半)투과성 막을 사이에 두고 농도가 다른 양쪽의 용액 중, 농도가 낮은 쪽의 용매가 농도가 높은 쪽으로 옮겨 가는 현상이다. 소금물에서는 물에 녹아 있는 소금을 용질, 그 물을 용매라고 할 수 있는데, 반투과성 막의 양쪽에 농도가 다른 소금물이 있다면, 농도가 낮은 쪽의 물이 높은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양..

독서/예술

아나모르포시스(왜상)(2014, 고3, 3월B)*

르네상스 시기 예술가들은 일반적으로 감상자의 시선을 그림의 정면에 상정하여 사물을 표현하였다. 그래서 감상자가 그림을 매우 비스듬한 각도에서 보면 사물이 왜곡되어 보이기도 했다. 그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상자의 위치를 적절히 고정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당대의 이론가였던 프란체스카는 감상자들의 시야가 그림의 정면에서 90도 각도 이내여야 한다고 하기도 하였다. 바로크 시기에 이르러 예술가들은 이러한 왜곡 현상을 바로잡아야 할 장애로 받아들이지 않고 아나모르포시스(anamorphosis)라는 독립된 회화 기법으로 발달시켰다. 아나모르포시스, 즉 왜상은 사물의 형상을 극도로 왜곡하여 표현한 것이어서 정면에서 보게 되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기 어렵다. 왜상의 종류에는 사각왜상과 반사왜상이 있..

독서/인문

‘포스트휴먼’의 등장과 인간성에 대한 의문(2014, 고3, 3월B)

공상 과학 영화 속의 사이보그를 보면, 인간과 똑같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하듯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렇다면 그들을 인간이라고 보아도 되는 것인가? 과연 인간을 인간이 아닌 것, 즉 비인간과 구분 지을 수 있는 고유의 인간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인가? 17세기 데카르트는 동물과 인간의 몸은 유사하지만, 동물과 달리 인간에게는 영혼이 존재하며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이렇게 정신과 육체를 분리함으로써 동물과 인간을 구분 지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은 자유롭고 주체적인 의식을 지닌 유일한 존재로서 그 우월적 지위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관점은 19세기 유물론이나 진화론 등이 대두되면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실제 삶 속에서 인간이 아닌..

독서/기술

스마트폰과 3축 가속도 센서(2014, 고3, 3월A)

스마트폰을 기울여 가며 장애물을 피하는 게임을 해 본 사람은 ‘스마트폰의 움직임이 어떻게 화면에 반영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보았을 것이다. 가속도 센서는 이러한 동작 인식에 사용되는 센서 중 하나로 단위시간당 속도 변화를 검출하여 물체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장치이다. 가속도 센서가 3차원 공간에서의 움직임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x, y, z 세 축 방향에서 가속도를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착안한 것이 3축 가속도 센서이다. 과 같이 스마트폰 기기의 가로 방향을 x축, 세로 방향을 y축, 앞면과 뒷면 방향을 z축으로 하는 3축 가속도 센서의 값은 와 같이 방향성을 가진 세 요소로 구성된다. 물체는 항상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속도 센서로 물체가 움직인 궤적을 파악하려면 중력으로 인한..

독서/예술

기능주의 건축과 탈피 움직임(2014, 고3, 3월A)

건축에서 공간이란 건축의 실체로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하나의 공간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물리적 구획이 필요한데 이때 구획을 결정짓는 것은 벽체-바닥-천장이라는 3차원 구도를 구성하는 경계요소이다. 1900년대 중반까지 대부분의 서양 건물은 경계요소에 의해 내·외부 공간이 엄격하게 차폐되는 형태를 보였다. 공간은 일률적으로 구획되었으며 물리적 구조체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공간은 기능을 위한 도구로서 의미를 가졌던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축물은 1909년 비엔나에 지어진 ‘로스하우스’이다. 이 건물은 지붕과 본체, 기단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사각의 단순한 외형으로 지어졌다. 주거를 위해 계획된 이 건물은 한 치의 낭비도 없는 가지런한 공간 구성을 하고 있다. 건물의 ..

독서/과학

전자기파, 열복사 현상, 흑체복사 곡선(2014, 고3, 3월A)

우리가 물체 표면의 색을 인지하는 것은 광원에서 방출하는 빛이 물체 표면에서 반사되어 우리 눈이 그것을 감지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낮에 거리에서 꽃을 보는 것은 꽃의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보는 것이다. 만약 태양과 같은 광원이 없다면 우리는 물체들의 색을 전혀 인지할 수 없는 것일까? 용암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매우 뜨거운 물체는 햇빛이 없는 어두운 밤에도 빛을 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빛은 용암에서 방출하는 전자기파 파장의 길이와 관련이 있다. 뜨거운 용암은 매우 큰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열에너지란 본질적으로 원자들의 움직임이다. 이 원자들 속에 있는 전자들이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우리가 밤에도 용암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듯 물체가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현상을 열복사라고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