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체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전략들을 진화시켜왔는데, 삼투조절은 그 중 하나이다. 삼투조절이란 생물이 체액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체내의 수분 양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육상동물과 달리 어류는 물이라는 외부 환경과 직접 접촉하게 되므로 물과 체내의 농도 차이에 의한 삼투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삼투현상이란 농도가 다른 두 용액 사이에 반투과성 막을 설치하면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용매*가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척추가 있는 대부분의 어류는 물속에서 삼투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자신의 체액 농도를 유지할 수 없어 생존하기 힘들다. 따라서 삼투조절을 통해 체내의 수분 양을 조절해야 한다.


담수어와 해수어는 외부 환경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삼투조절 방식은 서로 반대이다. 담수어의 체액 농도는 담수보다 높고, 해수어의 체액 농도는 해수보다 낮다. 이들 어류의 표피 세포막이 반투과성 막의 역할을 하므로, 삼투조절을 하지 않으면 담수어의 체내에는 외부로부터 수분이 과도하게 유입된다. 반면, 해수어에는 과도한 탈수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들은 끊임없이 삼투조절을 해야 한다.


해수어는 최대한 많은 양의 해수를 마신 후 장에서 물만 흡수하고 염류를 배출함으로써 체액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체내에 수분을 최대한 많이 축적하기 위해 배출하는 오줌 양은 흡수한 수분의 약 10% 정도로 매우 적다. 오줌의 농도도 체액 농도보다 더 높을 정도로 매우 짙다. 해수어의 신장에서는 수분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줌 생성 과정에서 수분을 재흡수하는 작용이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물고기의 아가미에는 염류를 흡수하거나 배출하는 세포가 있다. 이러한 염류세포에 있는 작은 통로를 열어 체내에 유입된 염류를 활발히 배출함으로써 해수어는 체액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삼투조절을 할 때는 에너지가 소모된다. 해수어는 삼투조절을 위해 휴식기 에너지 소모량의 5% 이상을 사용한다. 그런데 에너지 소모량은 체액 농도와 주위 환경과의 차이, 표피 세포막의 수분 투과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강에서 태어난 연어는 바다로 내려가면 해수어와 같은 방법으로 삼투조절을 해서 수분을 최대한 체내에 저장하고 염류를 배출한다. 그러나 산란기에 다시 모천으로 회귀하게 되면 이와는 반대의 방법으로 삼투조절을 한다. 따라서 연어는 바다에서는 수분 손실로 인한 체형 수축이 일어나지 않으며, 강에서는 수분 유입으로 인해 풍선처럼 몸이 불어나는 일도 없다. 연어와 같이 물이라는 환경에 직접 노출되어 있는 대부분의 어류에게 있어서 삼투조절은 주위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작용이다.


*용매: 용액을 구성하는 원래의 액체.


― Scott Freeman, 「생명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