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이미지. (출처: (주)리트젠)


우리가 물체 표면의 색을 인지하는 것은 광원에서 방출하는 빛이 물체 표면에서 반사되어 우리 눈이 그것을 감지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낮에 거리에서 꽃을 보는 것은 꽃의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보는 것이다. 만약 태양과 같은 광원이 없다면 우리는 물체들의 색을 전혀 인지할 수 없는 것일까? 


용암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매우 뜨거운 물체는 햇빛이 없는 어두운 밤에도 빛을 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빛은 용암에서 방출하는 전자기파 파장의 길이와 관련이 있다. 뜨거운 용암은 매우 큰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열에너지란 본질적으로 원자들의 움직임이다. 이 원자들 속에 있는 전자들이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우리가 밤에도 용암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듯 물체가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현상을 열복사라고 하며, 모든 물체는 열복사를 통해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물체는 온도가 높을수록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를 더 많이 방출하는데, 우리가 빛으로 볼 수 있는 파장의 길이는 380~750nm 사이인 가시광선 영역에 해당한다. 사람의 피부는 온도가 낮아 파장이 긴 적외선 영역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밤에 피부가 빛나는 것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물체는 자신의 온도에 따라 독특한 파장의 전자기파를 표면에서 방출한다. 



물체의 온도에 따라 방출하는 파장과 파장에 따른 에너지의 세기와의 관계는 흑체복사 곡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흑체란 외부의 빛을 완벽하게 흡수하여 반사되는 빛이 없는 이상적인 물체로, 이 물체가 빛을 방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일정한 온도에 따라 흑체가 복사하는 파장의 분포를 나타낸 것을 흑체복사 곡선이라고 한다. 이 곡선을 그린 그래프의 가로축은 파장, 세로축은 파장에 따라 방출하는 에너지의 세기, 그래프의 넓이는 흑체에서 복사하는 에너지의 양을 나타낸다. 흑체복사 곡선은 흑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성질이나 크기와는 상관이 없고, 흑체의 온도에만 영향을 받는다. 그래프를 보면 온도가 높을수록 그래프의 면적은 넓어지고, 에너지 세기의 최고점이 높아지면서 파장이 짧은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흑체에서 방출하는 빛의 색이 온도에 따라 다른 것은 온도에 따라 에너지 세기가 가장 높은 지점의 파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흑체복사 곡선을 이용해서 우리는 별의 온도를 추정할 수 있다. 태양의 파장 분포는 흑체복사 곡선에서 5,000K*의 파장 분포와 매우 흡사하므로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5,000K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별들은 태양보다 파장이 더 짧은 영역에 해당하는 하얀색~파란색을 띤다. ㉡우리는 이런 별들의 표면 온도를 5,000K보다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K(켈빈):절대 온도의 단위.


― 석현정 외, 『빛의 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