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수용자로 하여금 결핍감을 느끼게 하면서 소비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 교묘한 설득적 장치들을 활용한다. 광고에서 언어적인 부분을 ‘문안’이라 하는데, 흔히 ㉠AIDMA 즉 ‘주목(attention), 흥미(interest), 욕망(desire), 기억(memory), 행동(action)’을 그 기본 요건으로 든다. 광고 생산자는 어떠한 정보를 수용자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방식으로 전달하면서 욕망을 자극하고, 그것이 지속적으로 기억되도록 하여 수용자로 하여금 상품 구매라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에서의 언어 표현은 일상적인 언어보다 음운, 어휘, 문체 등의 측면에서 훨씬 치밀하게 의도되고 조직화된 모습을 보여 주게 된다. 


광고 언어에서 먼저 음운적 특징을 보면 운(韻)의 활용이 가장 두드러진다. 


(1) 가. 걸면 걸리는 걸리버 

    나. 머릿결인가 비단결인가

    

광고 문안에서 광고의 핵심을 한 마디로 요약 제시하는 부분을 ‘표제’라고 하는데, (1-가)는 두운의 효과, (1-나)는 각운의 효과를 살린 표제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수용자의 관심과 주의를 집중시키고자 하는 의도적인 표현이다. 

광고에 쓰이는 어휘의 최근 경향은 동음 관계나 다의 관계 등 단어의 의미 관계를 교묘하게 활용한 언어유희가 많고 신조어의 사용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2) 가. ㉡우리 사이는 초록 사이다 

    나. 파격 가격 절단 “아우~ 아파라. 너무 짤랐나?”

    다. 유비무암(有備無癌), 우리 보험이 함께 합니다.

    

㉢(2-가)는 사이다 음료 광고 문안인데, 동음 관계에 있으면서 의미와 문법적 지위가 서로 다른 요소들을 교묘하게 결합하여 수용자로 하여금 참신한 인상을 갖도록 하였고, (2-나)는 ‘할인’ 대신 더 자극적인 ‘절단’을 사용하고 나아가 “아우~ 아파라. 너무 짤랐나?” 하는 익살까지 부리고 있다. (2-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을 약간 바꿔 새 어휘를 만들어 쓴 예이다. 이와 같은 언어유희나 신조어들은 유행어와 밀접한 관계를 맺기도 하면서 현재 우리의 언어생활의 한 단면을 이룬다. 


광고에 사용되는 언어는 대체로 여러 수사 기교를 동원하는데, 여기서는 문장 유형 측면에서 문체적 특징을 살펴보자. 


(3) 가. 귀하의 안전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습니다. 

    나. e마크가 없다면 컴퓨터 사지 마십시오. 

    다. 발모제로 남편을 바꿉시다. 

    라. 어머니, 지금 드시는 칼슘이 뼈로 갑니까?

    마. “올 추석에도 내려오느라 고생하겠구나!”

    

(3-가)와 같은 평서문은 주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서술을 통해 수용자를 설득하고, (3-나)와 같은 명령문이나 (3-다)와 같은 청유문은 수용자에게 구체적인 행위를 요구하는 구실을 한다. ㉣(3-라)는 의문문이 광고에 쓰인 예인데, 그 실제적인 역할은 명령문이나 청유문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 그것은 무엇인가 궁금해서 묻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를 설득하여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3-마)의 감탄문은 수용자의 정서에 공감을 불러일으켜 간접적으로 상품 구매에 이르도록 의도된, 세련된 설득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