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09 (41)

독서/사회

조세부담률과 조세수입의 관계(2009, 고3, 4월)

사회 복지 정책에는 재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가는 국민들에게 조세를 부과하는데, 국민에게 부과되는 조세의 부담률이 높을수록 조세수입은 증가한다. 그러나 일정한 조세부담률 이상부터는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이들은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B점까지는 조세부담률을 높일수록 국민총생산은 증가한다. 국가가 조세수입으로 각종의 물적 자본이나 인적 자본에 투자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반면, 이 정도의 조세부담률에서는 국민총생산을 줄일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세부담률이 B점을 넘어서면 국민총생산은 줄어들 수 있다. 높은 조세부담률에서 사람들의 근로 동기나 저축 동기가 약해져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본 투자가 줄어들고, 기업들도 노동 비용이 커져 경쟁력이 떨어져..

독서/인문

'도덕감' 개념의 등장(2009, 고3, 4월)

서양 근대 철학을 특징지은 두 가지 중요한 변수로는 무엇보다도 자연과학의 발달과 자아의 발견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학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은 과학적 지식의 세계, 즉 현상세계에 국한된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변수에 주목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자아의 발견이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로부터 시작된 ‘주관성의 철학’은 이제 생각하는 주체(자아)와 생각되는 대상(세계)의 분리를 가져왔고, 이로써 근대 철학은 ‘주관이 어떻게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알 수 있는가?’라는 과제를 가지고 씨름하는 인식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철학은 그 출발에서부터 불가피하게 회의론과 불가지론(不可知論)을 내포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인식론은 주-객이 아직 분리되지 않았던 ‘낙원(모두 하나가 되어 ..

독서/과학

타일링(tiling)의 수학적 원리(2009, 고3, 4월)*

우리는 일상 어디에서나 타일을 쉽게 볼 수 있다. 정4각형 타일이 깔린 바닥은 흔히 건물에서 볼 수 있고 가끔은 독특한 모양의 타일을 깔아 한껏 멋을 낸 길을 걷기도 한다. 면에 빈틈없이 타일을 까는 과정을 타일링(tiling)이라고 한다. 타일링을 인테리어 장식의 하나라고 넘겨 버릴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수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수학적으로 정의하면 타일링은 평면에 겹치지 않고 빈자리가 생기지 않게 배치한 도형의 집합이다. 타일링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 아무 도형이나 겹치지만 않게 바닥에 깐 뒤 빈 자리가 있을 경우 거기에 맞는 도형을 만들어 끼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조건이 없는 타일링은 미적으로도 가치가 떨어지고 수학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없다. 따라서 ㉠수학자들은 다양한 조건을 만들..

독서/기술

전자코(electronic nose)(2009, 고3, 4월)

인간의 감각을 흉내 내는 기술들은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그러나 다른 감각에 비해 후각은 아직 정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전자코(electronic nose)’라는 기계를 발명하면서 후각의 신비에 도전하고 있다. 1980년대 연구자들은 전류가 흐르는 센서에 어떤 기체분자가 닿을 경우 센서의 전기 저항값이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저항값의 변화를 적당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분석해 좌표상의 한 점으로 변환하면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그 기체분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 과정이 마치 사람의 코에서 일어나는 일과 비슷해 ‘전자코’라는 장치를 만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후각은 이보다 매우 정교하다. 콧속 천장에 있는 후각상피라고 불리는 부분은 콧구멍을..

독서/독서이론・언어

화용상의 암시(2009, 고3, 4월)

일상적인 대화는 언어 지식에서 얻은 문장의 의미 해석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 밖의 지식과의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일상생활에서의 표현과 이해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인 화용상의 암시는 이들의 상호 작용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1) 영이는 일등이 아니다. 어떤 대화 상황에서는 (1)의 의미가 ‘철수가 일등을 하였다.’의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1)에서 이런 내용을 이끌어낼 수 없지만, 화자와 청자가 철수와 영이를 알고 있고 두 사람이 일・이등을 다투어서 영이나 철수가 일등 아니면 이등을 할 것을 알거나 그렇게 믿고 있으면 이런 의미가 도출된다. 이렇게 화자나 청자 또는 상황에 의해서 도출해낼 수 있는 내용을 화용상의 암시라고 한다. 이 화용상의 암시는 (1..

독서/과학

차원에 대한 이론 발전 과정(2009, 고3, 3월)

유클리드는 ‘차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길이·폭·깊이라는 사물의 성질에 수학적 의미를 부여한 사람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직선은 전형적인 일차원적 사물로 정의되는데, 이는 직선이 길이라는 단 하나의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방식으로, 길이와 폭이라는 성질을 갖고 있는 평면은 이차원적 사물의 전형이며, 길이·폭·깊이를 모두 갖고 있는 입체는 삼차원적 사물의 전형이다. 이렇게 유클리드 시대의 수학은 삼차원 세계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각을 수학적으로 뒷받침하였다. 유클리드 이후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도 이 세계는 계속해서 삼차원으로 인식되었다. 사차원에 대한 어떠한 생각도 수학적으로는 터무니없다고 무시되었다. 위대한 천문학자 톨레미조차 사차원에 대한 생각을 믿지 않았다. 공간에 서로 수직하는 ..

독서/독서이론・언어

언어 현상에 대한 정도적 기술 방법(2009, 고3, 3월)

언어 현상을 기술하고 설명하는 방법 가운데 흔히 볼 수 있는 것에는 양분적 방법에 의한 것과 ㉠정도적 방법에 의한 것이 있다. 언어 현상을 체계화하여 기술하기 위해, 야콥슨은 어떤 언어적 자질의 있고 없음에 따라 양분하는 방법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언어학자들은 여러 언어 현상과 그 규칙을 간결하게 일반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양분적 방법에 의한 기술은 인간의 사고를 일정한 범위와 틀 안에 묶어 두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언어 현상의 다양한 국면을 제대로 포착하기 어렵게 하였다. 국어 문장의 의미를 기술하는 데에도 이와 같은 양분적 접근만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 ‘요청성’은 비범주적 규칙 또는 정도성으로 기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이다. 국어에서..

독서/기술

정전기의 원리 - 복사기를 중심으로(2009, 고3, 3월)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빗에 머리카락이 달라붙어 올올이 치켜 올라가는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정전기 때문이다. 어떤 물체가 전기를 띠게 되는 것을 ‘대전(帶電)되었다’고 하는데, 대전된 물체의 전기가 다른 어딘가로 흘러가지 않고 멈추어 있을 때, 이 전기를 정전기라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는 양전하를 띤 원자핵과 음전하인 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의 물질은 양전하와 음전하의 양이 같아서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서로 다른 두 물체를 마찰하면 일부 전자가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 이동하여 전자를 받아들인 물체는 음전하로, 전자를 잃은 물체는 양전하로 대전되어 정전기를 띠게 된다. 그런데 같은 전하끼리는 서로 밀어내고 다른 전하끼리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하므로, ..

독서/사회

경제학에서의 교섭 이론(2009, 고3, 3월)

목장의 소가 인근 옥수수 밭의 농작물을 훼손하여 목장 주인과 농부 사이에 분쟁이 생길 때, 울타리를 목장 주변에 쳐야 할까 아니면 옥수수 밭 주변에 쳐야 할까? 그리고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할까? 또 식당과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당사자들 간의 적절한 타협으로 가능할까 아니면 정부 당국의 강제적 ⓐ개입이 필요할까? 이러한 법률이나 정책의 문제와 관련하여 경제학의 이론들은 이들 법과 정책을 평가하는 데 유용한 규범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한 예로 교섭 이론을 들 수 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거래 당사자끼리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교섭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적 잉여’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교..

독서/예술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2009, 고3, 3월)

어떤 음악이 좋은 것이고 어떤 음악이 나쁜 것일까?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음악학자인 에게브레히트는 음악을 판단하거나 평가할 때 감성적 판단과 인식적 판단이라는 두 가지 척도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감성적 판단이 ‘좋다’, ‘나쁘다’ 등과 같은 감성적 차원의 언어를 통해 표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인식적 판단은 감성적 판단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는 것으로, 감성적 판단을 이론적으로 해명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에게브레히트는 음악을 들을 때 감성적인 판단과 인식적인 판단의 비중은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인식적 판단은 문외한에게는 거의 활용되지 않지만 어느 정도 훈련이 된 경우에는 인식적 판단과 감성적 판단이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인식적 판..

독서/인문

플라톤을 중심으로 본, 텍스트와 철학(2009, 고3, 3월)

철학자들 중에는 쓰기와 읽기에 대하여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책을 멸시하고 책을 통해 얻은 지혜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가짜라고 생각하였다. 책에 대한 이러한 태도의 근원에는 플라톤이 있다. 플라톤은 글쓰기에 대한 혐오감을 누구보다 분명하게 표현한 철학자였다. 그런데 ‘플라톤은 글을 쓰다가 죽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는 많은 글을 썼고, 어떤 철학자보다도 치밀하게 다듬어진 저작들을 남겼다. 그럼에도 플라톤이 글쓰기 또는 ‘쓰인 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플라톤은 문자가 언제나 그렇게 좋은 것만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는 살아 있는 가르침을 받고 그것을 암송하여 자기 것으로 내면화했을 때 참된 지혜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문자로 기록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