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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 어디에서나 타일을 쉽게 볼 수 있다. 정4각형 타일이 깔린 바닥은 흔히 건물에서 볼 수 있고 가끔은 독특한 모양의 타일을 깔아 한껏 멋을 낸 길을 걷기도 한다. 면에 빈틈없이 타일을 까는 과정을 타일링(tiling)이라고 한다. 타일링을 인테리어 장식의 하나라고 넘겨 버릴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수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수학적으로 정의하면 타일링은 평면에 겹치지 않고 빈자리가 생기지 않게 배치한 도형의 집합이다. 타일링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 아무 도형이나 겹치지만 않게 바닥에 깐 뒤 빈 자리가 있을 경우 거기에 맞는 도형을 만들어 끼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조건이 없는 타일링은 미적으로도 가치가 떨어지고 수학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없다.
따라서 ㉠수학자들은 다양한 조건을 만들어 이를 충족하는 타일링을 찾고 거기에서 어떤 법칙을 이끌어 냈다. 구조적으로 가장 단순하면서도 대칭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아르키메데스 타일링을 보자. 아르키메데스 타일링이란 한 변의 길이가 같은 정다각형으로 만든 것인데 각각의 도형은 변끼리 만나야 한다. 평면에 만들 수 있는 아르키메데스 타일링은 몇 가지나 될까? 여기에 대한 답을 준 사람은 17세기 천문학자로 ‘케플러의 법칙’을 남긴 요하네스 케플러이다. 그는 아르키메데스 타일링이 모두 11가지라고 증명했다.
이 가운데 동일한 정다각형으로만 만들 수 있는 타일링, 즉 ‘규칙적인 타일링’은 정3각형, 정4각형, 정6각형 3가지뿐이다. 평면에서는 한 점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도는 각도가 360°인데, 이 각도를 정다각형의 한 내각으로 나눌 때 정수가 되어야 도형이 겹치거나 빈자리가 생기지 않고 평면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삼각형의 경우, n각형의 한 내각의 크기는 180(n-2)/n이므로 정삼각형(n=3)의 한 내각은 60°, 이 60°로 360°를 나누면 정수 6이 되므로 평면의 한 점을 중심으로 정삼각형 6개의 꼭짓점이 모이면 평면이 채워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8개는 반(半)규칙적인 타일링으로 변의 길이가 같은 정다각형 두 가지 이상이 조합되어 있다. 정3각형, 정4각형, 정6각형은 규칙적인 타일링을 이룰 수 있으면서 서로 결합해서 반규칙적인 타일링도 이룰 수 있다. 이와 달리, 정8각형이나 정12각형은 자기들끼리는 아르키메데스 타일링을 만들 수 없지만 정3각형이나 정4각형, 정6각형과 짝을 이루면 가능하다.
수학의 관점에서 타일링은 2차원뿐 아니라 모든 공간에 적용될 수 있다. 2차원 공간은 면적이므로 면적을 지니는 2차원 타일로, 3차원 공간은 부피이므로 부피를 지니는 다면체로 채우면 되는 것이다. 물론 4차원, 5차원 공간에서도 타일링이 가능하지만 추상적 사고에 능숙한 수학자가 아닌, 3차원 공간에 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3차원 타일링은 정6각형 구조로 되어 있는 ‘벌집’이다.
― 강석기, 「아르키메데스 타일링 11가지뿐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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