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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발전하면서 제2 언어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난다. 태어나서 처음 습득한 언어를 L1 이라 하고 L1을 습득한 후 배우는 언어를 L2라 할 때, 그들에게 한국어는 L2가 된다. L2를 배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L1도 L2도 아니면서 L1과 L2의 요소를 부분적으로 갖고 있는 언어를 ⓐ중간 언어라고 한다. 중간 언어의 체계는 L2에 비해 단순하며, L2를 목표로 발달해 간다.


한국어가 L1인 사람과 L2인 사람은 동일한 랑그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장애를 받는 경우가 많다. 랑그란 동일 언어 공동체 구성원의 머릿속에 내재되어 있는 언어 규칙의 총체를 이른다. 한 언어 내의 서로 다른 방언 화자들이 의사소통에 특별히 장애를 받지 않는 이유는 이들이 동일한 랑그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중간 언어는 L2를 목표로 발달하는 과정에 있는 언어이기 때문에 학습자마다 개별적이고, 그래서 하나의 동일한 랑그를 가진 L2 학습자 집단을 상정할 수 없다. L1이 서로 다르더라도 같은 L2를 배우는 학습자 간에는 불완전하게나마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이는 그들이 습득한 L2 규칙을 활용해서이지 중간 언어가 같아서는 아니다.


L2 학습자는 오류를 생성하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오류를 성공적인 L2 습득을 위해서는 나타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하지만 유아의 언어 습득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언어 발달의 자연스러운 신호로 보는 것처럼, 지금은 ㉠ L2 학습자의 오류도 같은 관점으로 해석한다. 많은 경우 오류는 L1의 부정적 간섭으로 발생한다. 그런데 오류 중에는 L1이나 L2의 어느 규칙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이는 L2 학습자의 중간 언어 규칙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중간 언어가 실재한다는 증거가 된다. 오류는 L2 습득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우리는 그 내용을 분석하여 특정 시점에서의 학습자의 중간 언어 체계와 L2의 습득 정도를 알 수 있다. 또한 오류의 원인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L2의 교수ㆍ학습에 활용함으로써 오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 유아의 언어 체계도 성인의 언어에 비해 단순하다는 점에서는 중간 언어와 같다. 하지만 두 언어 이상이 혼종된 언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간 언어와 다르다. 또한 유아의 언어는 성인의 언어로까지 발달하지만, L2 학습자의 중간 언어는 L2가 모국어인 화자의 언어로까지는 발달할 수 없으며 발달 정도도 개인별로 차이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