쇤베르크


음악에서 화성이나 멜로디가 하나의 음 또는 하나의 화음을 중심으로 일정한 체계를 유지하는 것을 조성(調性)이라 한다. 조성을 중심으로 한 음악은 서양음악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여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은 음악가의 열망이 무조(無調) 음악을 탄생시켰다. 


무조 음악에서는 한 옥타브 안의 12음 각각에 동등한 가치를 두어 음들을 자유롭게 사용하였다. 이로 인해 무조 음악은 표현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지만 조성이 주는 체계성은 잃게 되었다. 악곡의 형식을 유지하는 가장 기초적인 뼈대가 흔들린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무조 음악이 지닌 자유로움에 체계성을 더하고자 고민한 작곡가 쇤베르크는 ㉠12음 기법이라는 독창적인 작곡 기법을 만들어 냈다.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은 12음을 한 번씩 사용하여 만든 기본 음렬(音列)에 이를 ‘전위’, ‘역행’, ‘역행 전위’의 방법으로 파생시킨 세 가지 음렬을 더해 악곡을 창작하는 체계적인 작곡 기법이다.


기본 음렬은 작곡가가 곡을 만들 때 12음을 자신의 의도대로 처음 배열한 음렬을 말한다. 기본 음렬은 한 옥타브 안에 있는 12개의 서로 다른 음을 한 음의 반복도 없이 원하는 순서대로 배열하여 구성한다. 기본 음렬을 구성할 때는 중요한 음이나 중심이 되는 화음 없이 12음 각각에 동등한 자격을 ⓐ주어야 하며, 구성한 후에는 배열된 음들의 정해진 순서를 지켜야 한다. 



12음 기법은 기본 음렬을 한 번 파생한 ‘역행’과 ‘전위’, 전위한 음렬을 다시 역행하여 배열한 ‘역행 전위’의 방법으로 음렬을 구성한다. 역행은 기본 음렬의 12음을 거꾸로 배열하는 방법인데 [그림]의 ‘도’를 출발점으로 하여 기본 음렬을 ‘도-도#-레#-…-라-라#-시’로 정했을 때, 이것을 거꾸로 ‘시-라#-라-…-레#-도#-도’로 배열하는 것이다. 전위는 기본 음렬 속 첫째 음을 출발점으로 하여 변화하는 음의 위치를 반대 방향으로 진행시킨 것이다. 이를테면 기본 음렬 속 첫째 음이 둘째 음, 셋째 음으로 이동할 때 ‘도-도#-레#’으로 1도씩 상향하여 이동했다면 전위 음렬에서는 [그림]의 출발점 ‘도’에서 ‘도-시-라#’으로 1도씩 하향하여 배열되는 방식이다. 전위의 출발점은 기본 음렬의 첫째 음과 같지만 둘째 음부터는 기본 음렬의 음의 진행 방향과 반대의 방향으로 배열된다. 마지막으로 역행 전위는 기본 음렬을 전위한 후 그 음렬을 다시 역행시켜 배열하는 방법이다.


딸림문항에서 '‘12음 기법’으로 기본 음렬을 배열한 후 파생시킨 것'으로 소개한 자료.



― 최소해,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음악에 나타난 12음 기법과 무조주의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