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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언어로 무엇을 표현하는가? 언어의 내용과 관련하여, 크게 두 관점에서 본다면, 그 하나는 이성 또는 지성을 표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서 또는 감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고를 논리적으로 하고 체계화된 표현으로 나타내는 것이 이성과 지성의 언어이고, 인간의 감정이나 감각, 또는 서정적인 분위기나 정신적인 상태에 관하여 느끼고 그 느낌을 나타내는 것이 정서와 감각의 언어이다. 이 두 요소는 우리의 언어적 성숙을 위하여 반드시 연마해야 할 사항이다. 최근에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모두 강조하고 있는 것은 두 요소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성과 감성은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는 있지만 대립의 개념도 아니고, 분리되는 것도 아니며, 두 요소 모두 인격과 개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성은 결국은 언어적 지성이다. 우리들의 사고와 개념은 언어적 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우리들이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추론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언어의 덕분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인간의 지성은 언어로 강제당한 지성이다. 우리들은 모국어로 이루어진 내용들을 듣고 그것을 활용하며 살아간다. 참으로 다양한 생각들이 물결치면서 흘러가고 밀려오는 현대는 과거에 한번 안 지식으로 몇 년을 사용하는 늑장이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해해야 할 폭도 넓어졌다. 따라서 이제는 남의 생각이 아닌 나의 생각으로 느끼는 지성과 정서가 무엇인지도 정신 차리고 보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올바른 이성의 언어, 지성의 언어를 구사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훈련해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첫째, 생각을 깊게 하는 것이다. 이는 구체적인 것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주는 단정하다.”라고 했을 때, 동주는 모자를 비스듬히 쓰는 일도 없고, 교복의 단추를 비스듬히 다는 일도 없고, 양복바지의 무릎이 튀어나오는 일도 없었고, 신발은 언제나 깨끗했음을 생각해 내는 것이다. 둘째는, ㉡편협한 사고를 넓게 하는 것이다. 이는 반대의 경우나 다른 관점에서도 생각해 보고, 내 생각의 한계가 무엇일까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곧 현상을 따져보고 다시 물어보고 정리하고 비평하기, 모호하고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생각을 하는 것이다. 깊고 넓게 사고하는 것이 지성적 언어사용의 바탕이 된다.


바람직한 이성적인 사고는 그에 걸맞은 정서를 요구한다. 다시 말해, 바람직하게 이성적으로 사고하기 위하여 이성적인 것만 가지고서는 안 되고 바람직한 정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이 알고 판단력이 있다 하더라도 바른 정서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는 객관적인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하다. 정서란 인간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성장에 정서적인 환경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즉 아이들 교육에 정서 교육이 ⓐ빠진다면, 그 아이가 아무리 많은 지식을 습득하여 뛰어난 판단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종합적으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못하는 결함을 안게 될 것이다.


지성의 언어와 감성의 언어는 그 경향을 나누어 생각할 수는 있지만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이루는 것이다. 지성의 언어와 감성의 언어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낸, 지적인 상상력과 창의력의 최고봉을 이루는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서, 이 시대의 새로운 감성적 지성인의 모습을 꿈꾸게 된다. 이는 글로 쓸 때뿐만이 아니라, 말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등이 없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현상에 대한 정확한 묘사를 하면서도, 따뜻함이 살아있는 풍부한 감정 표현의 언어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말을 하고 사는 목표이자 이상일 것이다.


― 김미형 외, 「인간과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