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전적 무역 이론 중 비교우위론에서는 개별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노동 생산성 또는 보유 자원의 차이가 무역을 발생시킨다고 주장하였다. 일반적으 로 각 나라는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자국의 산업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를 특화라고 한다. 이때 특화된 자원이나 상품은 수출만 이루어지고, 자국이 보유하지 못한 자원이나 수입하는 것이 더 이득인 상품은 수입만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 이론에서는, 무역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역을 통해 해당 국가가 가지지 못하거나 상대적으로 덜 가진 상품을 간접 생산하여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무역 이론은 서로 다른 산업 간의 무역은 설명 가능하지만, 동일한 산업에 속한 상품들이 서로 교환되는 산업 내 무역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았으므로 오늘날의 무역 양상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무역 양상을 설명하기 위해 나타난 신무역이론에서는 만약 두 국가에 각각 독점적 경쟁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그 시장에 ‘규모의 경제’가 존재할 경우 두 국가 간에는 산업 내 무 역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먼저 ㉠ 독점적 경쟁시장은 시장 내에 다수의 기업이 존재하며, 이들의 시장 진입과 퇴출이 자유롭다. 그리고 다수의 기업들이, 완전히 동일한 상품은 아니지만 서로 유사한 기능을 하면서도 질적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생산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들은 기본적으로 기능은 동일하지만 자동차 산업에는 승용차, 트럭, 승합차 등 차별화된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때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자신의 선호를 쉽게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해당 기업은 어느 정도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다. 따라서 해당 기업은 제품 가격을 결정할 권한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경쟁 기업이 존재하므로 다른 기업의 상품들은 해당 기업의 상품에 대해 어느 정도의 대체성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당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불완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규모의 경제’란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생산비용이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평균생산비용이란 총생산비용을 총생산량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상품을 생산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투자해야하는 초기 투자비용이 높기 때문에 기업은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평균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크기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 내에서 기업의 수가 증가하면 각 기업의 규모의 경제 효과는 감소하게 된다.
<그림>은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는 독점적 경쟁시장을 가정 하여, 동일 산업 내에 존재하는 기업의 수는 어떻게 결정되며, 그렇게 결정된 기업의 수를 통해 상품의 가격 및 생산량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의 X축은 기업의 수 혹은 상품의 수, Y축은 생산 비용 혹은 상품 가격을 나타낸다. 또한 CC는 시장 내 기업의 평균생산비용곡선, PP는 시장 내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가격곡선을 나타낸다. 이때 두 곡선이 교차하는 지점 E에서 균형점이 형성되며 이때 균형 기업의 수는 n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시장의 크기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어떤 산업의 총수요량이 일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 상황에서 기업의 수가 n₁에서 n₂로 증가하면 그 영향으로 일부 기업의 생산량은 감소하게 된다.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는 상황이므로 생산량 감소에 따라 기업들의 평균생산비용은 AC₁에서 AC₂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경우 새로운 경쟁 기업의 진입으로 인해 기존 기업들의 독점력은 약화되어, 상품 가격은 P₁에서 P₂로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일부 기업들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이로 인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다양성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신무역이론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산업 내 무역이라고 생각하였다. 먼저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전에는 시장의 크기가 제한되어 있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제대로 살릴 수가 없었지만, 무역이 이루어지면서 ㉡ 시장의 크기가 확대되어 생산량 증가에 따른 평균생산비용의 감소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무역을 통해 경쟁 기업이 증가함으로써 상품 가격이 하락하게 되어 소비자의 후생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기존 국내 기업의 상품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이 생산한 상품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상품 선택의 다양성이 증가하게 된다.
― (출전) 남종현·이홍식, 「국제무역론」
이해를 돕는 문항
36.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기>
* CC₁은 무역 전 , CC₂는 무역 후 평균생산비용 곡선임.
① 무역 후 기업의 수가 n₁ 에서 n₂로 바뀌게 되었다면 소비자의 후생은 증가했다고 볼 수 있겠군.
② CC₁ 과 CC₂가 모두 AC₀에서 시작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군.
③ 균형점이 E₁에서 E₂로 바뀌었다면, 시장이 확대되어 무역 전보다 더 많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군.
④ 상품의 가격이 P₁에서 무역 후 P₂로 바뀌었다면 기업의 독점력이 약화되어 상품의 다양성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군. 1
⑤ 무역 후 균형점이 E₂인 상태에서 시장의 크기 변화 없이 기업의 수 가 n₂보다 늘어났다면, 평균생산비용이 AC₂보다 높아져 기업 중 일부는 퇴출될 가능성이 있겠군.
- <보기>의 그래프에서 상품의 가격이 P₁에서 P₂로 바뀌었다면 가격은 하락하게 된 것이다. 4문단을 보면 ‘기존 기업들의 독점력은 약화되어, 상품 가격은 ~ 하락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고 있으므로 기업의 독점력 약화는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품의 다양성이 줄어든 것은 상품의 가격 하락의 원인이 아니므로 적절하지 않다. [본문으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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