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의 통상이나 외교 협상에서는 협상 당사국 사이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국내 관련 집단도 고려해야 한다. 국가 간의 협상 결과는 국내의 비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측면을 고려하며 퍼트남은 ‘양면 게임 이론’을 발표하였다. 


퍼트남의 양면 게임 이론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은 ‘윈셋’이다. 윈셋은 국제 협상의 상황에서 국내적 비준을 얻을 수 있는 모든 합의의 집합이라 정의된다.  


 

위 그림에서 선분 AB는 협상자 갑과 을의 합의에 따른 이익의 전체 크기를 나타낸다. 이익의 분배에 관한 합의가 점 C에서 이루어진다면 갑이 얻는 이익의 크기는 선분 AC, 을이 얻는 이익의 크기는 선분 BC가 된다. 여기서 D는 갑이, E는 을이 비준을 받을 수 있는 최후 협상 지점이라 하자. 그러면 갑은 B와 D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합의를 하든지 비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BD가 갑의 윈셋이 되며, 을은 A와 E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합의를 하든지 비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AE가 을의 윈셋이 된다. 이때 쌍방의 윈셋이 겹치는 D와 E 사이가 합의 가능 영역이 된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윈셋이 클수록 합의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협상은 윈셋의 상대적 크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윈셋의 크기를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국내 집단에 공개적인 약속을 하거나 협상안을 정치 쟁점화하여 여론의 흐름을 강경한 쪽으로 유도하면 자국의 윈셋을 축소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윈셋의 크기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축소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오히려 자국의 윈셋을 확대하여 협상 담당자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것이, 총체적인 차원에서는 국가 이익을 위하여 바람직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협상 결과에 따른 이득을 재분배하거나 문제의 성격을 국가 안보에 중대한 것이라는 식으로 전환하여 자국의 윈셋을 확대할 수 있다. 


상대국의 윈셋을 대상으로 한 전략도 있다. 상대국이 국내적 이유로 선호하고 있는 이슈를 자국이 원하는 이슈와 연계할 경우 가능하지 않았던 협상 결과가 국내적으로 수락되고 비준될 수도 있다. 또한 정책 결정자가 상대국 내 집단에 직접 호소하여 협상 사안에 대한 기대나 그 사안의 이미지를 바꿈으로써 상대국의 윈셋을 확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 김달중 편저, ‘외교 정책의 이론과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