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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나 백화점에 가 보면 같은 품목의 상품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가게가 모여 있으면 경쟁이 치열해져 상품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가게들이 모여 있으면 상품을 더 많이 팔 수 있어 오히려 이익이다. 그렇다면 모여 있는 가게가 단독으로 있는 가게보다 어떻게 더 많은 상품을 팔 수 있는 것일까?


상품에 대한 정보 없이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손해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을 구입하려 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비용을 들여 정보를 탐색하고, 이 정보를 통해 편익을 얻는다. 여기서 말하는 편익이란 탐색 행위를 통해 같은 상품을 싼 가격에 사거나, 같은 값에 질이 더 좋은 상품을 구입하여 얻은 이익을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정보를 탐색하는 행위에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적정량의 정보 탐색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컴퓨터를 살 때, 1만 원의 비용으로 1단위의 정보를 탐색해서 처음에 구입하려고 했던 가격보다 3만 원 싸게 구입했다고 하자. 소비자는 1단위의 정보를 탐색하여 2만 원의 이익을 얻은 셈이다. 컴퓨터에 대해 정보가 전혀 없던 소비자가 정보를 처음 얻게 되었으므로 이때의 이익은 크다. 그런데 이 소비자가 또 1단위의 정보를 추가로 탐색했다고 하면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달라진다. 왜냐하면 정보를 더 얻을수록 상품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므로 현재 정보보다 유용한 정보를 얻는 데 드는 탐색 비용은 더 늘어나는데 반해, 그에 따르는 추가 이익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번째 정보를 탐색할 때 비용은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증가하고 절약하는 돈은 3만 원에서 2만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더 이상의 정보 탐색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 


본래는 딸림문항의 <보기>에 있는 그래프인데, 이해를 돕기 위해 첨부합니다.


이렇게 정보 한 단위를 더 탐색하여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한계 편익’이라고 하고, 이때 추가로 지출되는 비용을 ‘한계 비용’이라 한다. 따라서 소비자의 적절한 정보 탐색 행위의 수준은 한계 편익과 한계 비용이 같아지는 점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소비자는 정보 탐색 행위를 할 때 같은 비용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소나 방법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품목의 상품을 파는 가게가 모여 있는 곳이 같은 정보 탐색 비용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곳을 선호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정보를 얻으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게 되어 시장과 백화점이 상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것이다.


― 조영달, ‘정보 탐색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