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2월 마지막 주에 과학자들은 오랜만에 육안으로 별의 장렬한 죽음을 목격했다.


큰 별은 수명을 다하는 순간, 대폭발을 하며 태양보다 몇억 배의 찬란한 빛을 내면서 타 버린다. 그리고 그 잿더미 속에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라는 강한 중력장을 만드는 실체를 남긴다는 것이 천체 물리학의 통설이다. 이렇게 폭발하는 순간, 너무 멀리 있어서 보이지 않았던 별이 갑자기 밝아짐으로써 마치 새로운 큰 별이 나타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과학자들은 이런 별을 초신성(超新星)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선조들은 객성(客星), 즉 손님별이라 불렀다. 아마 불쑥 찾아온 손님을 연상했던 모양이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 선조 37년(1604년) 10월 31일 조를 보면 객성을 발견한 당시의 생생한 기록이 있다. 즉 “초저녁에 객성이 미수 10도 거극(去極) 110도 자리에 있었는데 목성보다 작고 황적색 빛깔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른 새벽녘에는 안개가 끼었다.”라고 하였으며, 그 뒤 약 1년 동안 관측된 이 객성의 모습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또한 <증보문헌비고>에는 <삼국사기> 이래의 객성 관측 기록을 모아 정리하면서, 객성이란 돌연히 출현한 괴이한 별들을 이른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특이한 것은 항성(恒星)의 하나인 노인성(老人星)을 객성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 점에 대하여 편찬자는 노인성이 우리 나라에서는 쉽게 관측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부연하고 있다.


그러나 일찍이 고려 시대에는 ㉠노인성을 수성(壽星)으로 보았으며, 따라서 이별이 나타나면 장수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고려사>에 의하면 의종 24년(1170년) 2월에 낭성(狼星)이 남극에 나타났는데, 이를 서해도 안찰사 박순가가 노인성으로 알고 역마를 달려 보고하게 했다. 의종은 이 노인성의 출현을 기꺼워하여 잔치를 거듭하다가 그해 9월 정중부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후 낭성을 노인성으로 잘못 보고한 박순가에게는 그 자손까지 금고에 처해지는 벌이 내려졌다.


이렇게 인간의 삶과 연관지어 파악되던 별들도 그 나름의 삶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별은 우주 공간에 퍼져 있는 수소가 중력에 의하여 뭉쳐지면서 탄생한다. 별의 중심부는 그 외부에서 가해지는 압력을 받아 수축하면서 내부 온도가 높아진다. 태양의 경우도 중력에 의한 압력 때문에 중심부의 온도는 수천만 도가 되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핵융합 반응은 핵들이 서로 합쳐지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방출되며, 이 에너지는 태양이 붉게 타는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별이나 태양의 중심부에 있는 핵연료는 언젠가는 소진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별은 짓누르는 중력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하여 수축할 수밖에 없다. 수축이 한계에 다다르게 되면 별의 중심부는 마치 억눌린 거대한 용수철처럼 그 위에 떨어지는 물질들을 튕겨내고, 그 때 생기는 거대한 충격파가 별을 폭파시켜 ㉢최후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