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음악 (19)

독서/예술

그랜드 피아노의 핵심 장치와 기능(2016, 고3, 10월)

우리가 흔히 건반 악기라고 부르는 피아노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건반으로 연주하는 현악기이다. 건반과 연결된 해머가 현을 때리면 현이 진동하게 되고, 이 진동으로 생성된 음이 음향판에서 증폭되어 특유의 음색을 가진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그랜드 피아노를 기준으로 피아노에서 특유의 소리가 나기까지 어떤 것들이 관여하는지 살펴보자. 우선 피아노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액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 건반마다 하나씩 있는 액션은 크게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우선 액션은 건반을 누른 힘보다 더 큰 힘으로 액션에 있는 해머가 현을 때리도록 하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둘째, 건반을 누를 때에는 해당 현의 댐퍼가 현에서 떨어지게 했다가 손을 건반에서 뗄 때 댐퍼가 현에 다시 붙게 한다. 건반을 누르고 있는 동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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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아름다움(2016, 6월모평)

음악은 소리로 이루어진 예술이다. 예술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 음악 또한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음악 작품은 듣기 좋은 소리만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음악적 아름다움은 어떻게 구현되는 것일까? 음악에서 사용하는 소리라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아노 소리가 심벌즈 소리보다 듣기 좋다고 생각한다. 이 중 전자를 고른음, 후자를 시끄러운음이라고 한다. 고른음은 주기성을 갖지만 시끄러운음은 주기성을 갖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음악에서 ‘음’이라고 부르는 것은 고른음을 지칭한다. 고른음은 주기성을 갖기 때문에 동일한 파형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이때 같은 파형이 1초에 몇 번 반복되는가를 진동수라고 한다. 진동수가 커지면 음높이 즉, 음고가 높아진다. 고른음 중에서 파형이 사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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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론적 시간성을 벗어난 음악가들(2015, 고3, 10월B)

음악에서는 시간이 중요하다. 음악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통적 음악에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은 선적인 것으로 어떤 목적을 향해 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점에서 목적론적 시간성으로 일컬어진다. 그런데 20세기에 들어 음악 미학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면서 목적론적 시간성에서 ⓐ벗어난 음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음악을 보여 준 대표적인 예술가로 치머만과 케이지를 들 수 있다. 치머만은 과거, 현재, 미래가 우주적 차원에서는 연속성을 띠며 진행하지만 정신적 차원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러, 시간을 ‘공’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는 시간이 선적인 진행에서 벗어나 과거, 현재, 미래의 순서가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동시적으로 진행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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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시대 음악수사학(2015, 고2, 3월)*

(가) 16세기 이후 바로크 음악에서는 음악이 구체적인 감정을 모방하고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언어’의 기술인 수사학을 음악에 적용하는 음악수사학이 태동하였다. 음악수사학이 도입된 초창기에는 가사를 위주로 작곡을 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따랐지만, 마테존에 와서는 가사 없이 기악곡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음악수사학을 체계화한 마테존은 청중에게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음형 * 의 사용을 강조하였다. (나) 마테존은 음형을 ‘선율 음형’과 ‘장식 음형’으로 나누었다. 선율 음형은 단어 및 문장 차원에서의 수사법을 작곡 과정에 적용한 음형이다. 그리고 장식 음형은 악곡을 실제 연주할 때 연주자의 재량에 의해 결정되는 음형이다. 마테존은 같은 내용이라도 웅변가가 상황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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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성 음악(2015, 고2, 9월)*

‘우연성 음악(Aleatoric)’이란 주사위를 뜻하는 라틴어 ‘알레아(Alea)’에서 유래된 용어로, 서양음악의 전통적 통념에서 벗어나 작곡이나 연주 과정에 우연성을 도입함으로써 불확정성을 추구하는 음악을 일컫는다. 우연성 음악은 현대음악이 지나치게 추상화되거나 정밀하게 구성된 음만을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출발하였는데, 대표적인 음악가로 케이지와 슈톡하우젠이 있다. 케이지는 인간의 의도가 배제된 무작위(無作爲)의 상태가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주장하는 동양의 주역 사상을 접한 후, 작곡에 있어 인위적인 요소들을 제거하면 소리가 자연스럽게 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케이지는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 우연의 요소를 도입하여, 음의 높이나 강약 또는 악기나 음악 형식을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결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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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교향곡의 음악사적 의의(2013, 수능B)

베토벤의 교향곡은 서양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걸작으로 평가된다. 그 까닭은 음악 소재를 개발하고 그것을 다채롭게 처리하는 창작 기법의 탁월함으로 설명될 수 있다. 연주 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되는 제3번 교향곡 ‘영웅’에서 베토벤은 으뜸화음을 펼친 하나의 평범한 소재를 모티브로 취하여 다양한 변주와 변형 기법을 통해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가락을 다채롭게 돌리게 했다. 이처럼 단순한 소재에서 착상하여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함으로써 성취해 낸 복잡성은 후대 작곡가들이 본받을 창작 방식의 전형이 되었으며, 유례없이 늘어난 교향곡의 길이는 그들이 넘어서야 할 산이었다. 그렇다면 오로지 작품의 내적인 원리만이 베토벤의 교향곡을 19세기의 중심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하게 했을까? 베토벤의 신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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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악의, 일정한 의미를 갖기 위한 과제(2011, 수능)

서양 음악에서 기악은 르네상스 말기에 탄생하였지만 바로크 시대에 이르면 악기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장르를 형성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가사가 있는 성악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에게 기악은 내용 없는 공허한 울림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비난을 면하기 위해 기악은 일정한 의미를 가져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들은 이러한 과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정서론’과 ‘음형론’에서 찾으려 했다. 이 두 이론은 본래 성악 음악을 배경으로 태동하였으나 점차 기악 음악에도 적용되었다. 정서론에서는 웅변가가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듯 음악가도 청자들의 정서를 움직여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 곡에 하나의 정서만이 지배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연설에서 한 가지 논지가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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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개념의 변천(2011, 6월모평)

음악에서 연주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의미를 갖게 된 것은 18세기부터이다. 당시 유행하였던 영향미학에 따라 음악은 ‘내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여기서 내용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객관적인 감정을 의미했는데, 이 시기의 연주는 그 감정을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작곡자들은 악곡 속에 그 감정들을 담아내었고, 연주자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주관을 드러내기보다는 작품이 갖고 있는 감정을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즉 연주란 연주자가 소리를 통해 악보를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의미했으며, 당시에 청중들은 연주를 통하여 작곡자가 제시한 감정을 감상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주의 개념은 19세기에 들어 영향미학이 작품미학으로 전환되면서 바뀌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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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 음악(2011, 고3, 4월)

음악에서 화성이나 멜로디가 하나의 음 또는 하나의 화음을 중심으로 일정한 체계를 유지하는 것을 조성(調性)이라 한다. 조성을 중심으로 한 음악은 서양음악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여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은 음악가의 열망이 무조(無調) 음악을 탄생시켰다. 무조 음악에서는 한 옥타브 안의 12음 각각에 동등한 가치를 두어 음들을 자유롭게 사용하였다. 이로 인해 무조 음악은 표현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지만 조성이 주는 체계성은 잃게 되었다. 악곡의 형식을 유지하는 가장 기초적인 뼈대가 흔들린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무조 음악이 지닌 자유로움에 체계성을 더하고자 고민한 작곡가 쇤베르크는 ㉠12음 기법이라는 독창적인 작곡 기법을 만들어 냈다.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은 12음을 한 번씩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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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음악(2010, 9월모평)

음악사학자들은 서양 음악의 기원을 고대 그리스 음악에서 찾는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인들이 향유하던 음악이 실제로 어떠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 이유는 음악적 실체를 밝힐 문헌 자료가 충분치 않고, 현존하는 자료의 대부분이 음악 그 자체보다는 이론이 어떠했는지의 정보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들에게 음악은 기예 영역이라기보다 학문적 영역이었다는 점인데, 이는 고대 그리스 음악 이론에 내재한 수학적인 사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음악에서 수학적인 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낸 학자는 바로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이다. “만물은 수(數)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곧 음악이었다. 피타고라스는 하프를 직접 연주하면서 소리를 분석하여, 하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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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높이와 음길이 표시의 발달 과정(2009, 수능)

음악은 연주를 통해 소리로 표현되는 예술이다. 18세기의 바흐 음악을 현재에도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음악을 전달하고 보존하는 악보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악보에서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기호는 음높이를 나타내는 5선과 음자리표, 음길이를 나타내는 음표와 박자표이다. 음높이와 음길이는 음악이 표현해야 하는 본질적인 요소이다. 선은 음높이를 표시하는 실용적인 기호이다. 그런데 9세기경에는 선을 사용하지 않고 가사 위에 간단한 기호로 음들 간의 상대적인 높낮이를 표시했기 때문에 정확한 높낮이는 재현할 수 없었다. 이후 11세기경부터 2선이나 4선 위에 음을 기록했 고, 현재 사용하는 5선 악보는 14세기 무렵에 완성되었다. 또한 11세기경부터 사용된 음자리표는 고정된 음높이를 명시하는 기능을 해, 음의 높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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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이미지로 변형시킨 화가, 파울 클레(2009, 고3, 4월)*

예술에서 변형적 사고는 종종 새로운 발견을 이끌어 내어 창조적인 작품을 탄생시킨다. 특히 음악과 미술의 상호변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언급해 왔는데, 음악을 이미지로 변형시킨 대표적인 화가로 파울 클레를 들 수 있다. 클레는 음악을 듣는 청중처럼 관람객들이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지각할 수 있는 시각적 형태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클레는 바우하우스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실험과정을 공책에 기록했다. 그는 처음에는 음표를 간단한 그래프 모양으로 표시했다. 이는 음의 강도와 지속시간을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한 단계 더 추상화시켜서 음표를 음들의 연속에 따른 선형 이미지로 만들어냈다. 이 단계까지는 실제로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음자리표가 있는 것으로 상정되어 있는 만큼 연주악보로서의 기능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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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2009, 고3, 3월)

어떤 음악이 좋은 것이고 어떤 음악이 나쁜 것일까?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음악학자인 에게브레히트는 음악을 판단하거나 평가할 때 감성적 판단과 인식적 판단이라는 두 가지 척도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감성적 판단이 ‘좋다’, ‘나쁘다’ 등과 같은 감성적 차원의 언어를 통해 표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인식적 판단은 감성적 판단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는 것으로, 감성적 판단을 이론적으로 해명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에게브레히트는 음악을 들을 때 감성적인 판단과 인식적인 판단의 비중은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인식적 판단은 문외한에게는 거의 활용되지 않지만 어느 정도 훈련이 된 경우에는 인식적 판단과 감성적 판단이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인식적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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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음악 양식에 적용된 반복의 양상(2008, 수능)*

음악은 시간 예술이다. 회화나 조각과 같은 공간 예술과는 달리, 음악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지는 음을 기억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작곡가들은 그 방법의 하나로 반복을 활용했다. 즉 반복을 통해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기억하여 악곡의 전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반복의 양상과 효과는 와 같은 동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동요에서는 반복되는 선율이 노래를 하나로 묶어 주고 있다. 무반주 성악곡을 즐겨 부른 르네상스 시대의 다성 음악 양식에서는 입체적인 효과를 주기 위한 기술적인 방법으로 ‘모방’을 선택했다. 이때 ㉠모방은 노래의 시작 부분에서 돌림 노래와 비슷한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구현된다. 예를 들어 소프라노 성부의 노래에 뒤이어 알토 성부가 시간 차를 두고 같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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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악의 특징(2007, 고3, 7월)

음악은 음을 재료로 하여 이루어지는 예술이므로 재료인 음이 다르면 음악도 달라진다. 우리 음악에서 사용하는 음은 악기 소리든 노랫소리든 서양 악기나 서양 발성의 소리와 확연히 다른 특징이 있다. 서양의 악기나 발성법이 공명 위주로 소리를 띄우고 둥글게 밖으로 내보내려 하는데 비하여, 우리의 악기나 발성법은 공명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소리를 안에서 잡고 있으면서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며 재료의 본질을 살려 소리를 낸다. 전통음악은 공명 못지않게 재료 본연의 자연스러운 소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가야금과 대금을 만들 때에는 재료인 오동나무와 대나무를 고르는 데 정성을 쏟고, 판소리 명창은 목을 단련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전통음악의 특징은 장단에 잘 나타나 있다. 서양음악의 박자 구조와 달리 전통음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