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아리스토텔레스 (13)

독서/예술

예술이란 무엇인가(2020, 9월모평)

미학은 예술과 미적 경험에 관한 개념과 이론에 대해 논의하는 철학의 한 분야로서, 미학의 문제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예술의 정의에 대한 문제이다. 예술이 자연에 대한 모방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서 비롯된 모방론은, 대상과 그 대상의 재현이 닮은꼴이어야 한다는 재현의 투명성 이론을 ⓐ전제한다. 그러나 예술가의 독창적인 감정 표현을 중시하는 한편 외부 세계에 대한 왜곡된 표현을 허용하는 낭만주의 사조가 18세기 말에 등장하면서, 모방론은 많이 쇠퇴했다. 이제 모방을 필수 조건으로 삼지 않는 낭만주의 예술가의 작품을 예술로 인정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이 필요했다. 20세기 초에 콜링우드는 진지한 관념이나 감정과 같은 예술가의 마음을 예술의 조건으로 규정하는 표현론을 제시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에..

독서/과학

서양 우주론의 발전과 이에 영향 받은 중국의 우주론(2018, 수능)

16세기 전반에 서양에서 태양 중심설을 지구 중심설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시작된 천문학 분야의 개혁은 경험주의의 확산과 수리 과학의 발전을 통해 형이상학을 뒤바꾸는 변혁으로 이어졌다. 서양의 우주론이 전파되자 중국에서는 중국과 서양의 우주론을 회통하려는 시도가 전개되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지적 유산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여 푸는 수학적 전통을 이어받은 코페르니쿠스는 천체의 운행을 단순하게 기술할 방법을 찾고자 하였고, 그것이 ⓐ일으킬 형이상학적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고대의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우주의 중심에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 지구의 주위를 달, 태양, 다른 행성들의 천구들과, 항성들이 붙어 있는 항성 천구가 회전한다는 지구 중심설을 내세웠다. 그와 달리..

독서/인문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2017, 수능)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목적 지향적인가? 자기 몸통보다 더 큰 나뭇가지나 잎사귀를 허둥대며 운반하는 개미들은 분명히 목적을 가진 듯이 보인다. 그런데 가을에 지는 낙엽이나 한밤 중에 쏟아지는 우박도 목적을 가질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자연물이 목적을 추구하는 본성을 타고나며, 외적 원인이 아니라 내재적 본성에 따른 운동을 한다는 목적론을 제시한다. 그는 자연물이 단순히 목적을 갖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실현할 능력도 타고 나며, 그 목적은 방해받지 않는 한 반드시 실현될 것이고, 그 본성적 목적의 실현은 운동 주체에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자신의 견해를 “자연은 헛된 일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요약한다. 근대에 접어들어 모든 사물이 생명력을 갖..

독서/인문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과 '덕'(2016, 고3, 10월)

(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에 있으며, 인간은 행복에 이르기 위해 ‘덕’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덕’은 인간 고유의 기능을 탁월하게 발휘하는 것이다. 그는 동물이나 식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기능이 이성의 활동에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이성의 활동에 있어서의 ‘탁월함’, 즉 이성의 본래적 기능인 사유와 추론에서의 탁월함과 더불어 비이성적 부분이 이성의 명령에 따르는 능력에 있어서의 탁월함에 있다. (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유와 추론에서의 탁월함을 ‘지성의 덕’이라고 하며, 지성의 덕은 오랜 시간의 교육과 이론적 탐구를 통해 길러진다고 한다. 한편, 비이성적 부분인 a감정과 욕망이 b이성의 명령에 따르는 능력에 있어서의 탁..

독서/사회

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 변화(2015, 9월모평B)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함에 따라 인간의 삶은 더욱 여유롭고 의미 있는 것으로 될 것인가, 아니면 더욱 바쁘고 의미 없는 것으로 전락할 것인가? ‘사색적 삶’과 ‘활동적 삶’을 대비하여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 방식은 이런 물음의 답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초로 인간의 삶을 사색적 삶과 활동적 삶으로 구분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는 진리, 즐거움, 고귀함을 추구하는 사색적 삶의 영역이 생계를 위한 활동적 삶의 영역보다 상위에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인식은 근대 이전의 오랜 역사 속에서 사회 질서의 기본 원리로 자리 잡아 왔다. 근대에 접어들어 과학 혁명과 청교도 윤리의 등장으로 활동적 삶과 사색적 삶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16, 17세기 과학 혁명으로 실험 정신과 경험적 지식이 중시되면..

독서/인문

범주화 이론(2015, 고2, 3월)*^

‘범주화’란 우리가 접하는 사물, 개념, 현상을 분류하여 이해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우리는 우리가 접하는 대상들 가운데 특정한 대상들을 ‘나무’로 묶어 이해한다. 어떤 것을 ‘나무’라는 이름으로 범주화하는 것은 그것이 ‘풀’이나 ‘돌’과는 다름을 아는 것이며, 모양이나 특성이 다른 낱낱의 수많은 나무들을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만약 범주화하는 능력이 ⓐ 없다면 새로운 존재를 접할 때마다 모든 정보를 새롭게 파악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점에서 인지적인 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범주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에 대한 견해로 우선 고전적 범주화 이론을 들 수 있다. 고전적 범주화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범주는 해당 범주를 정의 하는 필요충분 속성의 집합으로 결..

독서/인문

전통 논리학과 명제 논리학(2017, 고2, 3월)

논리학은 논증에서 전제들로부터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학문이다. 논리학을 학문으로 체계화한 사람은 기원전 3세기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는 논증의 일반적인 원리를 연구함으로써 논증의 타당성을 검토하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언 문장으로 이루어진 연역 논증을 중심으로 논리학을 연구하였는데, 이러한 논리학을 ⓐ 전통 논리학이라 부른다. 연역 논증은 결론이 이미 전제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전제가 참이면 결론이 반드시 참이 되는 형식의 논증을 말한다. 그리고 정언 문장이란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문장 중에서 ‘주어-술어’로 이루어진 다음 네 가지 형식의 문장을 말한다. ∙ 모든 A는 B이다. ∙ 어떤 A는 B이다.∙ 모든 A는 B가 아니다. ∙ 어떤 A는 B가 아니다. (1)은 연..

독서/인문

조화(調和)로서의 '정의'(2014, 고3, 4월A)^

고대 그리스인들은 ‘정의(正義)’를 우선적으로 ‘조화(調和)’로 받아들였다. ‘調’와 ‘和’는 여러 가지 것들이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정의는 바로 그런 의미를 갖게 된다. 더 나아가 그들은 대립자들의 조화가 정의를 가져온다고 생각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세계가 어둠과 밝음, 어른과 아이 등과 같은 대립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이들 사이에는 항상 갈등과 투쟁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대한 그들의 고민이, 정의 개념이 등장하게 된 기본적인 맥락이다. 아낙시만드로스가 말한 ‘우주의 질서’는 조화로서의 정의 개념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우주를 구성하는 물, 불, 공기, 흙이라는 원소들이 비슷한 힘을 가지고 서로 역동적으로 작용하여 정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독서/인문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우애'(2011, 고3, 7월)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우애(philia)’란 선의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필수적인 것이라고 했다. 우애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무생물이어서는 안 되고, 또한 상대가 자신의 선의에 응답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무생물은 생명이 없기에 선의 또한 있을 수 없으며, 주기만 하는 사랑은 주는 사람의 일방적 선의로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애의 형태로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이득을 위한 우애, 둘째는 쾌락을 위한 우애, 셋째는 선의에 의한 즉, 상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바탕을 둔 우애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득이나 쾌락을 위한 우애는 완전한 우애가 될 수 없다. 이득을 위해서 친구를 사귀는 사람들은 상대방을 위해서가 ..

독서/인문

공동체적 도덕의식을 강조한 맥킨타이어(2011, 고3, 3월)

개인적 자유주의자는 개인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이므로 자유로운 선택과 합의에 의해서만 자신을 강제하는 도덕적 의무를 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질 뿐, 다른 사람의 행위나 자신의 힘이 닿지 않는 데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에는 공동체적 도덕의식이 들어설 ㉠여지가 없다. 공동체주의자의 한 사람인 맥킨타이어는 현대 사회가 개인적 자유주의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현대의 도덕 철학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윤리학을 거부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윤리학의 ㉡복권을 통해 개인적 자유주의를 극복하려고 시도한다. 목적론적 윤리학에서는 최고 선(善)인 행복을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적으로 설정하고, 덕(德..

독서/인문

성품의 탁월함을 가르칠 수 있는가(2007, 6월모평)

탁월함은 어떻게 습득되는가, 그것을 가르칠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성의 탁월함은 가르칠 수 있지만, 성품의 탁월함은 비이성적인 것이어서 가르칠 수 없고,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대답한다. 그는 좋은 성품을 얻는 것을 기술을 습득하는 것에 비유한다. 그에 따르면, 리라(lyra)를 켬으로써 리라를 켜는 법을 배우며 말을 탐으로써 말을 타는 법을 배운다. 어떤 기 술을 얻고자 할 때 처음에는 교사의 지시대로 행동한다. 그리고 반복 연습을 통하여 그 행동이 점점 더 하기 쉽게 되고 마침내 제2의 천성이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린아이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진실되고 관대하며 예의를 차리게 되는지 일일이 배워야 한다. 훈련과 반복을 통하여 그런 행위들을 연마하다 보면 그..

독서/인문

'변화'에 대한 그리스 철학자들의 관심(2017, 고2, 11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변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변화라는 현상의 실재(實在) 자체에서부터 종류, 원인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의문을 제기하였고,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 학문적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먼저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이 항상 변화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는 그 믿음을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란 말로 표현했다. 새로운 강물이 끊임없이 흘러들기 때문에 같은 강물에 다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불꽃이 끊임없이 흔들리듯이 항상 변화하고 있는 ‘불’을 세계의 근원적 요소로 보았다. 반면 파르메니데스는 변화라는 현상 그 자체를 부정했다. 그는 ‘존재하는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인식했으..

독서/예술

서양 미술과 동양 미술(1995, 수능)

고대의 조각품을 올바르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감상의 고전적인 척도가 필요하다. 동서양의 고대 조각품들은 대부분 그 당시 사람들의 종교적 이상을 실현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고대의 조각품을 바람직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그 조작이 상징하는 그 무엇에 대한 숭배심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럴 때 그것은 단순히 돌로 만들어진 물질의 의미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고대의 조각품을 볼 때, 미적 정서가 직감적으로 촉발(觸發)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적 정서를 중심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된 것은 훨씬 후대에 와서야 가능해진 것이다. 한마디로 고대의 조각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신성함’, ‘거룩함’등과 같은 초월적인 느낌을 갖도록 하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다. 19세기 초 지중해 연안의 한 동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