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논리학 (20)

독서/인문

행위자 인과 이론(2022, 고3, 3월)

㉠ 멈춰 있는 흰 공에 빨간 공이 부딪쳐 흰 공이 움직였다고 하자. 흄은 빨간 공이 흰 공에 부딪친 사건과 흰 공이 움직인 사건 사이에 인과 관계가 성립하기 위한 세 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있어야 하고, 원인과 결과가 시공간적으로 이어서 나타나야 하며, 원인과 결과 사이에 ‘항상적 결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적 결합이란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방식으로 공이 움직여 부딪친다면, 같은 식으로 공들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리드는 위 사례와 같이 흄이 말하는 세 가지 조건이 성립하는 경우에도 인과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는 오직 자유 의지를 가진 행위자만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행위자 인과 이론에서 리드는 원인을 ‘양면적 능력’을 ..

독서/인문

반자유주의논증과 비판(2021, 9월모평)

인간의 본성에 관한 서로 다른 두 관점이 있다. 종교적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물리적 실체인 몸 이외에 비물리적 실체인 영혼이 있다. 영혼은 물리적 몸과 완전히 구별되며 인간의 결정의 원천이다. 반면 유물론적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은 물리적 몸에 지나지 않는다. 물리적 몸 이외에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의 결정은 단지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사건이다. 이러한 두 관점 중 유물론적 인간관을 가정할 때, 인간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까? 즉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을까? 가령 갑이 냉장고 문을 여니 딸기 우유와 초코 우유만 있다고 해 보자. 갑은 이것들 중 하나를 자유의지로 선택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과 관련하여 반자유의지 논증은 갑에게 자유의지가 없다고 결론 내린다. 우선 임의의 선택은..

독서/인문

베이즈주의의 조건화 원리(2019, 수능)

㉠ 많은 전통적 인식론자는 임의의 명제에 대해 우리가 세 가지 믿음의 태도 중 하나만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가령 ‘내일 눈이 온다.’는 명제를 참이라고 믿거나, 거짓이라고 믿거나, 참이라 믿지도 않고 거짓이라 믿지도 않을 수 있다. 반면 ㉡ 베이즈주의자는 믿음은 정도의 문제라고 본다. 가령 각 인식 주체는 ‘내일 눈이 온다.’가 참이라는 것에 대하여 가장 강한 믿음의 정도에서 가장 약한 믿음의 정도까지 가질 수 있다. 이처럼 베이즈주의자는 믿음의 정도를 믿음의 태도에 포함함으로써 많은 전통적 인식론자들과 달리 믿음의 태도를 풍부하게 표현한다. 우리는 종종 임의의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새롭게 알게 된다. 이것을 베이즈주의자의 표현으로 바꾸면 그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에 대해 가장 강한 믿음의 정도를..

독서/인문

가능세계(2018, 수능)

두 명제가 모두 참인 것도 모두 거짓인 것도 가능하지 않은 관계를 모순 관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임의의 명제를 P라고 하면. P와 ~P는 모순 관계이다.(기호 '~'은 부정을 나타낸다.) P와 ~P가 모두 참인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법칙을 무모순율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었다."는 모순 관계가 아니다. 현실과 다르게 다보탑을 경주가 아닌 곳에 세웠다면 다보탑의 소재지는 지금과 달라졌을 것이다. 철학자들은 이를 두고, P와 ~P가 모두 참인 혹은 모두 거짓인 가능세계는 없지만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가능세계는 있다고 표현한다. '가능세계'의 개념은 일상 언어에서 흔히 쓰이는 필연성과 기능성에 관한 진술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는 가능..

독서/과학

상호 배타적인 상태가 공존하는 양자 역학과 비고전 논리(2017, 9월모평)

고전 역학에 ⓐ따르면, 물체의 크기에 관계없이 초기 운동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일정한 시간 후의 물체의 상태는 정확히 측정될 수 있으며, 배타적인 두 개의 상태가 공존할 수 없다. 하지만 20세기에 등장한 양자 역학에 의해 미시 세계에서는 상호 배타적인 상태들이 공존할 수 있음이 알려졌다. 미시 세계에서의 상호 배타적인 상태의 공존을 이해하기 위해, 거시 세계에서 회전하고 있는 반지름 5cm의 팽이를 생각해 보자. 그 팽이는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 중 한쪽으로 회전하고 있을 것이다. 팽이의 회전 방향은 관찰하기 이전에 이미 정해져 있으며, 다만 관찰을 통해 ⓑ알게 되는 것뿐이다. 이와 달리 미시 세계에서 전자만큼 작은 팽이 하나가 회전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이 팽이의 회전 방향은 시계방향..

독서/인문

지식의 구분(2016, 수능)

㉠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는 지식을 수학적 지식이나 논리학 지식처럼 경험과 무관한 것과 과학적 지식처럼 경험에 의존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중 과학적 지식은 과학적 방법에 의해 누적된다고 주장한다. 가설은 과학적 지식의 후보가 되는 것인데, 그들은 가설로부터 논리적으로 도출된 예측을 관찰이나 실험 등의 경험을 통해 맞는지 틀리는지 판단함으로써 그 가설을 시험하는 과학적 방법을 제시한다. 논리실증주의자는 예측이 맞을 경우에, 포퍼는 예측이 틀리지 않는 한, 그 예측을 도출한 가설이 하나씩 새로운 지식으로 추가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 콰인은 가설만 가지고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 새로 발견된 금속 M은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가설만 가지고는 ⓑ 열을 받은 M이 팽창할 것이..

독서/인문

동물 실험의 유효성 논란을 통한 유비 논증의 이해(2016, 6월모평)

(가) 유비 논증은 두 대상이 몇 가지 점에서 유사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상태에서 어떤 대상이 추가적 특성을 갖고 있음이 알려졌을 때 다른 대상도 그 추가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추론하는 논증이다. 유비 논증은 이미 알고 있는 전제에서 새로운 정보를 결론으로 도출하게 된다는 점에서 유익하기 때문에 일상생활과 과학에서 흔하게 쓰인다. 특히 의학적인 목적에서 포유류를 대상으로 행해지는 동물 실험이 유효하다는 주장과 그에 대한 비판은 유비 논증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나) 유비 논증을 활용해 동물 실험의 유효성을 주장하는 쪽은 인간과 ⓐ실험동물이 ⓑ유사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약이나 독성 물질에 대한 실험동물의 ⓒ반응 결과를 인간에게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추론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들은 동물..

독서/인문

삼단 논증 추론에서 오류가 생기는 원인(2017, 고3, 3월)#

삼단 논증은 두 개의 전제에서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연역 논증이다. 이때 두 전제로부터 그 결론만이 반드시 도출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규칙에 따라 추론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이 추론 과정에서 자주 오류를 범한다. 인지 실험 연구자들은 삼단 논증의 추론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류 현상에 일정한 유형이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오류의 원인을 분석했다. 인지적 측면에서 오류의 원인을 분석한 최초의 주요 이론은 ‘분위기 이론’이다. 분위기 이론은 에서 가 반드시 도출되는 것이 아님에도, ‘반드시 도출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전제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전제가 긍정인가 부정인가, 전칭(‘모든’)인가 특칭(‘어떤’)인가에 따라 일정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결론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

독서/인문

귀납에 내재된 논리적 한계(2015, 수능A)

귀납은 현대 논리학에서 연역이 아닌 모든 추론, 즉 전제가 결론을 개연적으로 뒷받침하는 모든 추론을 가리킨다. 귀납은 기존의 정보나 관찰 증거 등을 근거로 새로운 사실을 추가하는 지식 확장적 특성을 지닌다. 이 특성으로 인해 귀납은 근대 과학 발전의 방법적 토대가 되었지만, 한편으로 귀납 자체의 논리적 한계를 지적하는 문제들에 부딪히기도 한다. 먼저 흄은 과거의 경험을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는 귀납이 정당한 추론이 되려면 미래의 세계가 과거에 우리가 경험해온 세계와 동일하다는 자연의 일양성, 곧 한결같음이 가정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자연의 일양성은 선험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기대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즉 “귀납이 정당한 추론이다.”라는 주장은 “자연은 일양적이다.”라는 다른 지식..

독서/인문

삼단 논법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요소(2014, 고3, 10월A)*

삼단 논법이란 두 개의 전제와 하나의 결론, 즉 세 단계의 명제로 구성된 추리 방식을 말한다. 전제가 모두 참일 때 거짓인 결론이 도출될 수 없는 추론 형식을 타당하다고 한다. 논리학에 있어 타당성은 추론 절차의 올바름을 뜻하며, 이는 명제의 참ㆍ거짓과는 관계가 없다. 전통 논리학에서는 삼단 논법을 이루는 세 명제들의 성질과 관계를 분석하여 타당한 추리의 형식을 체계화하였다. 삼단 논법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요소들 중 하나는 주연(周延)이다. 주연은 명제에서 주어 개념이나 술어 개념이 그 대상의 전부를 지칭하느냐 아니냐를 구별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명제 안에서 어떤 개념이 그 대상의 전부를 지칭하도록 사용되었을 때 ‘주연되었다’고 하고 그 대상의 일부분만 지칭하도록 사용되었을 때 ‘부주연되었다’고..

독서/인문

전통 논리학과 명제 논리학(2017, 고2, 3월)

논리학은 논증에서 전제들로부터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학문이다. 논리학을 학문으로 체계화한 사람은 기원전 3세기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는 논증의 일반적인 원리를 연구함으로써 논증의 타당성을 검토하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언 문장으로 이루어진 연역 논증을 중심으로 논리학을 연구하였는데, 이러한 논리학을 ⓐ 전통 논리학이라 부른다. 연역 논증은 결론이 이미 전제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전제가 참이면 결론이 반드시 참이 되는 형식의 논증을 말한다. 그리고 정언 문장이란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문장 중에서 ‘주어-술어’로 이루어진 다음 네 가지 형식의 문장을 말한다. ∙ 모든 A는 B이다. ∙ 어떤 A는 B이다.∙ 모든 A는 B가 아니다. ∙ 어떤 A는 B가 아니다. (1)은 연..

독서/인문

정합설(2014, 6월모평B)

어떤 명제가 참이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중 하나가 정합설이다. 정합설에 따르면, 어떤 명제가 참인 것은 그 명제가 다른 명제와 정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합적이다’는 무슨 의미인가? 정합적이라는 것은 명제들 간의 특별한 관계인데, 이 특별한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전통적으로는 ‘모순 없음’과 ‘함축’, 그리고 최근에는 ‘설명적 연관’ 등으로 정의해 왔다. 먼저 ‘정합적이다’를 모순 없음으로 정의하는 경우, 추가되는 명제가 이미 참이라고 ㉠ 인정한 명제와 모순이 없으면 정합적이고, 모순이 있으면 정합적이지 않다. 여기서 모순이란 “은주는 민수의 누나이다.”와 “은주는 민수의 누나가 아니다.”처럼 ㉮ 동시에 참이 될 수도 없고 또 동시에 거짓이 될 수도 없는 명제들 간의 관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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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판단 이론 - 대응설, 정합설, 실용설(2011, 9월모평)

우리는 일상생활이나 학문 활동에서 ‘진리’ 또는 ‘참’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예를 들어 ‘그 이론은 진리이다’라고 말하거나 ‘그 주장은 참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진리’라고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에는 대응설, 정합설, 실용설이 있다. 대응설은 어떤 판단이 사실과 일치할 때 그 판단을 진리라고 본다. ‘내 말을 믿지 못하겠거든 가서 보라’라는 말에는 이러한 대응설의 관점이 잘 나타나 있다. 감각을 사용하여 확인했을 때 그 말이 사실과 일치하면 참이고, 그렇지 않으면 거짓이라는 것이다. 대응설은 일상생활에서 참과 거짓을 구분할 때 흔히 취하고 있는 관점으로 우리가 판단과 사실의 일치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여긴다. 우리는 특별한 장애가 없는 한 대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

독서/인문

존 스튜어트 밀 : 일치법과 차이법(2011, 6월모평)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에 인과 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인과적 사고는 이와 같이 어떤 일이 발생하면 거기에는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원인을 찾아내는 방법을 밝혀내고자 한 사람으로 19세기 중엽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 있다. 그는 원인을 찾아내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하였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일치법과 차이법이다. 일치법은 어떤 결과가 발생한 여러 경우들에 공통적으로 선행하는 요소를 찾아 그것을 원인으로 간주하는 방법이다. 가령 수학여행을 갔던 ○○ 고등학교의 학생 다섯 명이 장염을 호소하였다고 하자. 보건 선생님이 이 학생들을 불러서 먹은 음식이 무엇인지 조사해 보았다. 다섯 명의 학생들이 제출한 자료를 본 선생님은 이 학생들이 ..

독서/인문

추론이 타당하다, 개연성이 높다, 건전하다(2010, 6월모평)

추론은 이미 제시된 명제인 전제를 토대로, 다른 새로운 명제인 결론을 도출하는 사고 과정이다. 논리학에서는 어떤 추론의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이 거짓일 가능성이 없으면 그 추론은 ‘타당하다’고 말한다. “서울은 강원도에 있다. 따라서 당신이 서울에 가면 강원도에 간 것이다.”[추론 1]라는 추론은, 전제가 참이라고 할 때 결론이 거짓이 되는 경우는 전혀 생각할 수 없으므로 타당하다. 반면에 “비가 오면 길이 젖는다. 길이 젖어 있다. 따라서 비가 왔다.”[추론 2]라는 추론은 전제들이 참이라고 해도 결론이 반드시 참이 되지는 않으므로 타당하지 않은 추론이다. ‘추론 1’의 전제는 실제에서는 물론 거짓이다. 그러나 혹시 행정 구역이 개편되어 서울이 강원도에 속하게 되었다고 가정하면, ‘추론 1’의 결론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