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논리학 (20)

독서/인문

집단 수준의 인과(2008, 수능)

사람들은 어떤 결과에는 항상 그에 상응하는 원인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원인과 결과의 필연성은 개별적인 사례들을 통해 일반화될 수 있다. 가령, A라는 사람이 스트레스로 병에 걸렸고, B도 스트레스로 병에 걸렸다면 이런 개별적인 사례들로부터 ‘스트레스가 병의 원인이다.’라는 일반적인 인과가 도출된다. 이때 개별적인 사례에 해당하는 인과를 ‘개별자 수준의 인과’라 하고, 일반적인 인과를 ‘집단 수준의 인과’라 한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집단 수준의 인과가 필연성을 지닌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집단 수준의 인과를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개연적인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령 ‘스트레스가 병의 원인이다.’라는 진술에서 스트레스는 병의 필연적인 원인이 아니라 단지 병을 발생시킬 확률을..

독서/인문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2008, 고3, 10월)

비판적 사고란 주어진 ㉠틀에 따라 기계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슨 사고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능동적으로 의식하면서 사고하는 행위이다. 즉, 어떤 사고를 할 때 무슨 사고를 했는지, 그 사고의 목적이 무엇인지 등을 끊임없이 스스로 묻는 반성적 사고인 것이다. 반성적 사고를 통해 획득된 지식은 상황에 맞도록 변형, 결합, 분석, 종합할 수 있는 상황 적응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활용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반성적 사고의 체화(體化)를 통해 궁극에 도달하면 창의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이제 반성적 사고란 무엇인지, 그 효용성을 보여줄 수 있는 예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다음 덧셈에서 알파벳 문자는 각각 무슨 숫자를 나타내는가? (단, 각 알파벳 문자는 0에서 9사이의 어떤 수이다.)..

독서/인문

소크라테스의 패러독스에 대한 하이데거의 답(2008, 고3, 4월)

소크라테스가 한 젊은이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질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전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진리를 알지 못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 진리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것일까?” 소크라테스는 우리의 영혼이 천상의 이데아계에서 진리를 배웠지만 지상에서 삶을 얻으면서 진리를 망각하게 되었으며, 그럼에도 진리를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천상에 이데아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는 우리 현대인에게 소크라테스의 설명은 농담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패러독스(paradox)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것일까.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런 패러독스에 답하는 형식으로 사색..

독서/인문

경험적 지식 형성 과정에서의 사고의 한계(2007, 9월모평)

인간은 감각과 더불어 사고를 통해 세계를 인식한다. 사고는 감각적으로 받아들인 특수한 것들을 일반화하고 그것들의 본질적인 연관과 구조를 해명함으로써 사물이나 사태에 관한 지식을 얻고자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 작용은 과연 사물이나 사태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에 도달할 수 있는가? 사물은 우리의 의식 밖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그것이 지닌 속성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이러한 사물을 사고는 어떻게 관념적으로 모사(模寫)하는가? 관찰 행위를 통해 경험적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의 간단한 사례를 들어보자. 철수가 어떤 사물을 이모저모 살펴본 후 그것이 육면체라 판단한다고 하자. 그는 특정 시점 t1에서 그것의 특정 속성을 관찰한 자료 d1을 획득하고, 특정 시점 t2에서 그것의 또 다른 속성을 관..

독서/인문

인식론에서 본 지식의 유형(2006, 수능)

지식의 본성을 다루는 학문인 인식론은 흔히 지식의 유형을 나누는 데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식의 유형은 ‘안다’는 말의 다양한 용례들이 보여 주는 의미 차이를 통해서 ⓐ드러나기도 한다. 예컨대 ‘그는 자전거를 탈 줄 안다’와 ‘그는 이 사과가 둥글다는 것을 안다’에서 ‘안다’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전자의 ‘안다’는 능력의 소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절차적 지식’이라고 부르고, 후자의 ‘안다’는 정보의 소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표상적 지식’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이 자전거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며, 자전거를 탈 줄 알기 위해서 반드시 자전거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아무 정보 없이 그저 넘어지거나 다치거나 하는 과정을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