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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서해안을 소개할 때 종종 ‘조석 간만의 차가 큰 지역’이라는 표현이 들어갈 때가 있다. 여기서 ‘조석 간만의 차’는 무엇을 의미할까? ‘조석’은 하루 동안 해수면이 오르내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썰물로 인해 해수면이 가장 낮을 때를 ‘간조’라고 하고, 밀물로 인해 해수면이 가장 높을 때는 ‘만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에서는 하루에 만조와 간조가 두 번씩 일어난다. ‘조석 간만의 차’란 밀물과 썰물로 인한 하루 동안의 해수면 높낮이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흔히 달의 인력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조석’은 기조력에 의한 것이다. 기조력은 달의 인력, 태양의 인력, 원심력이 합해진 힘을 말한다.
그림에서 지점 1, 2, 3, 4의 점선 화살표는 지구의 회전 운동에 의한 원심력을 보여 주고, 달 쪽으로 향하고 있는 실선 화살표는 달의 인력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림에서의 원심력은 달과 지구의 공통 질량 중심*의 주위를 지구가 회전 운동하여 생기는 힘이다. 원심력은 모든 측정 지점에서 크기와 방향이 모두 같다. 그런데 달의 인력은 달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지므로 크기와 방향이 다르다. 또한, 달의 위상*에 따라 지구 내에서 작용하는 기조력은 그 크기가 다르게 나타난다. 1, 2 지점 사이에서는 달에 가까워 인력이 반대쪽으로 향하는 원심력보다 크기 때문에 이곳의 해수가 그림처럼 달 쪽으로 끌려간다. 3, 4 지점 사이에서는 인력보다는 원심력이 크기 때문에 해수는 달 반대쪽으로 끌려간다. 이렇게 기조력은 해수면의 높이를 변화시킨다.
조석에는 달뿐만 아니라 태양도 영향을 미친다. 기조력은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천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이 천체와 지구 간의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한다. 태양은 달보다 훨씬 큰 질량을 갖지만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훨씬 멀기 때문에 지구에 대한 태양의 기조력은 달의 기조력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달의 위상이 삭과 망일 때, 태양과 달은 일렬로 놓이게 되고 기조력이 가장 강해진다. 이때 조석 간만의 차는 최대가 되고, 이때를 ‘사리’라고 한다. 그런데 달의 위상이 상현과 하현일 때, 달과 태양은 지구를 중심으로 직각에 놓이게 된다. 이때 태양에 의한 기조력은 달에 의한 기조력에 영향을 주어 그 힘을 작아지게 한다. 그 결과 조석 간만의 차가 가장 작게 되는데 이때를 ‘조금’이라 한다. 조금과 사리는 매월 두 번 발생한다.
이와 같은 조석의 변화는 조류의 빠르기와 방향에도 영향을 준다. 조류의 빠르기는 조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조석 간만의 차가 클수록 조류의 속도도 빨라진다. 그리고 만조와 간조 시에는 그 흐름의 방향이 정반대이다.
*공통 질량 중심: 두 행성이 서로의 중력장 안에 있어 계를 형성할 때, 한 점에 대해서 공전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 한 점을 공통 질량 중심이라고 함.
*위상: 위치에 따른 모양.
― (출전) 강효진 외, <해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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