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Dallas Reedy on Unsplash



대기가 주어진 온도에서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수증기를 가질 때, 대기는 포화 상태에 있다고 한다. 이때 수증기에 의한 압력을 포화 수증기압이라고 하며, 이 값은 온도가 높을수록 크다. 대기의 수증기압이 포화 수증기압에 도달하면 응결이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구름은 기온 냉각으로 인해 대기 중에 존재하는 수증기압이 포화 수증기압을 넘었을 때 형성될 수 있다. 즉 기온 냉각으로 포화 수증기압이 감소하면 포화 수증기압을 초과한 여분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수적(물방울)이 만들어진 후 이것이 계속 충돌과 병합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여 구름이 형성된다. 수적의 형성과 성장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형성 초기의 수적은 극히 작은 크기의 구형이기 때문에 곡률*이 크다. 곡률이 클수록 수적은 성장하기 어렵다. 곡률이 큰 수적에서 표면 장력*은 주위의 수증기 분자가 수적 속으로 들어가기는 어렵게 만드는 데 반해 수적 표면의 물 분자가 주위로 증발하기는 쉽게 만든다. 왜냐하면 수증기 분자가 수적 속으로 들어가서 증가되는 표면적은 수적의 크기가 작을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수적 표면에서 수증기 분자가 이탈하면 표면적이 감소하므로 쉽게 증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곡률이 큰 수적일수록 수증기압이 높아야 응결이 잘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수적의 곡률은 수적의 성장에 필요한 수증기압 정도에 영향을 끼치는데, 이를 곡률 효과라 한다.


그렇지만 실제 자연에서는 대기의 수증기가 포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적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대기 중에 부유하는 여러 가지 미립자, 즉 에어로졸이 수적을 형성하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에어로졸 중 상당수는 흡습성이 있어서 상대 습도* 100% 이하에서도 수증기를 응결시키는 핵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대기 중 응결핵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지만 대기 오염의 영향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응결핵은 수증기 분자가 쉽게 응결할 수 있는 표면을 제공하기도 하므로 큰 에어로졸들이 작은 것보다 수적 형성에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흡습성 에어로졸을 응결핵으로 하는 수적 형성을 비균질핵 생성이라 한다.


비균질핵 생성으로 인해 대기가 포화 상태가 아닐 때에도 수증기 분자를 흡착하여 수적이 만들어지는 한 가지 예를 살펴보자. 대기 중 해염(바다 염류) 입자가 응결핵으로 작용할 경우, 수적 형성 과정에서 해염이 녹는다. 즉 수증기의 응결에 의해 생성된 수적이 용매 역할을 하여 용질에 해당하는 해염을 녹이게 된다. 수적에 용질이 녹아 있을 경우 수적의 표면은 물 분자와 용질 분자로 구성되어 순수한 물로 되어 있을 때보다 물 분자 수가 적다. 그래서 그 표면에서 물 분자의 증발률이 순수한 물보다 작아진다. 그 결과 해염이 녹아 있는 수적의 경우 성장에 필요한 수증기압은 순수한 수적의 경우보다 낮아진다. 이처럼 용액의 농도에 따라 수적의 성장에 필요한 수증기압 정도가 달라지는데, 이를 용질 효과라 한다.


*곡률:굽은 정도를 나타낸 값으로 작은 원일수록 곡률이 큼.

*표면 장력:액체의 표면이 수축해서 가능한 한 작은 면적을 취하려는 힘.

*상대 습도:특정 온도에서 최대로 함유할 수 있는 수증기압에 대한 현재 수증기압의 백분율.



― 김경익 외, ‘생활환경과 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