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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측면에서 음(音)은 음압과 주파수를 가진다. 특히 음압은 음을 단위 면적당 압력으로 표현한 것으로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음의 크기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음량은 인간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음의 크기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소리가 작게 들린다거나 크게 들린다고 할 때, 이는 음량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음량, 즉 인간이 지각하는 음의 크기는 음압과 주파수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도 있다.


같은 거리에 있는 두 음원에서 서로 다른 크기로 소리가 들린다면 사람들은 보통 더 크게 들리는 음원의 음압이 더 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인간이 소리를 들을 때 달팽이관의 섬모 세포가 반응하는데, 이 반응이 뇌로 전달되어 소리를 인식한다. 그런데 이 섬모 세포는 주파수에 따라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서, 어떤 주파수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어떤 주파수에는 둔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음압뿐만 아니라 주파수에 따라서도 음의 크기를 달리 느낄 수 있다.


인간의 귀는 주파수에 대하여 불규칙한 반응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1,000∼5,000Hz의 음에 대해서는 다른 주파수 대역에 비해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 이하와 이상의 주파수에 대해서는 민감도가 낮은 편이다. 그리고 대략 16Hz 이하의 음과 20,000Hz 이상의 음에 대해서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인간의 청각 특성을 대표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바로 등청감곡선이다. 


등청감곡선은 어떤 음들이 같은 음압을 가지고 있더라도 주파수에 따라서 음의 크기가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음향학적으로 말하면 1,000Hz의 순음*과 같은 크기로 느껴지는 주파수별 음압의 크기를 그린 것이다. 예를 들어 이 곡선에 따르면 1,000Hz인 순음의 음압이 30dB일 때 느껴지는 음의 크기는 125Hz인 순음의 음압이 40dB일 때, 4,000Hz인 순음의 음압이 25dB일 때의 음의 크기와 같다고 느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위의 세 순음의 음압이 모두 30dB의 크기로 나온다면 4,000Hz의 순음이 가장 크게 들리게 된다.


이러한 청각 특성 때문에 어떤 음을 듣고 있을 때, 다른 음이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주위에 소음이 많으면 대화 상대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 어떤 음(대화 상대의 목소리)이 다른 음(주위의 소음)에게 마스킹되었다고 한다. 마스킹의 가장 단순한 예로는 순음 A가 존재할 때 어느 주파수 범위 내에서는 순음 B를 들을 수 없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마스킹되어 들리지 않는 소리의 범위는 두 음의 음압과 주파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마스킹하는 음의 음압을 높이면 마스킹되는 범위가 넓어진다. 또한 두 음이 서로 근접한 주파수의 순음일수록 마스킹이 잘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순음: 단일 주파수를 가진 음.


― 김양한, 『음향학 강의』






26. 윗글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음압은 음의 물리적인 크기로서 음량과는 다른 개념이다.

② 섬모 세포 반응의 민감도는 주파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③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는 대략 16~20,000Hz라고 볼 수 있다.

④ 자동차 소음에 대화 상대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 것은 마스킹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⑤ 음압은 30dB로 같고 주파수는 각각 1,000Hz, 125Hz인 두 순음이 있다면 125Hz의 순음이 더 크게 들린다.[각주:1]



27.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의 실험 결과를 예상할 때, 적절한 것은? [3점]

< 보 기 >

아래의 그래프는 순음 A가 존재할 때, 마스킹되어 들리지 않는 소리의 범위를 나타낸 것이다. 곡선 아래의 영역은 들리지 않는다. 

이때, 순음 B(600Hz, 40dB)나 순음 C(1,400Hz, 40dB)를 발생시켜 어떻게 들리는지 실험해 보았다.

① A의 음압이 작을수록 B나 C를 마스킹하기 쉽겠군.

② A와 B를 동시에 발생시킨다면 B는 A에 가려 전혀 들리지 않겠군.

③ A와 C를 동시에 발생시킨다면 C의 음압이 낮아져 A는 C를 마스킹하지 못하겠군.

④ A보다 C를 먼저 발생시킨 후 실험한다면 C는 처음에는 들리다가 A를 발생시킨 후에는 들리지 않겠군.[각주:2]

⑤ 200Hz, 20dB인 순음 D를 추가로 발생시켜 A와 D만 존재한다면 음압 차이로 D가 들리지 않겠군.




  1. 넷째 단락을 보면 순음의 음압이 30 dB로 같을 때 주파수가 클수록 음의 크기가 크게 느껴진다고 했으므 로, 125 Hz인 순음이 더 작게 들린다. [본문으로]
  2. 순음 C는 현재 <보기>의 그래프에서 순음 A의 마스 킹 범위 안에 존재한다. 즉, C의 소리는 A의 소리와 겹치게 되면 들리지 않는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