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디토프 질량분석기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시료에 어떤 물질의 분자가 들어 있는지 알기 위해 여러 과학 기술을 동원하여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자 하였다. 이러한 방법 중 하나인 질량 분석법은 동일한 전기적 힘을 받는 조건에서 각 이온이 질량에 따라 이동 속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분자의 질량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분자의 질량이 클수록 이온의 질량이 크기 때문에 이를 통해 분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질량 분석법은 1960년대 이후 표준적인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질량 분석법으로는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의 질량은 알아낼 수가 없었다.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는 구조가 복잡하고 열에 약하기 때문에 이온화를 위해 에너지를 가하면 이온화되기 전에 이미 변성이 되어 본래의 화학적 구조를 알 수 없게 되곤 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은 1980년대 말디(MALDI)를 사용한 학자들에 의해 해결되었다. 


말디는 고분자 시료에 이온화를 도와주는 화학적 완충제를 섞은 후 레이저를 쏘아 시료를 이온화하는 방법이다. 화학적 완충제는 레이저의 에너지를 적당하게 흡수하여 열에 약하고 깨지기 쉬운 고분자의 시료를 감싸 주어 원래 시료의 성질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시료의 이온화를 도와준다. 이후 고분자 이온들은 관 내부에서 전기적 힘을 동일하게 받으며 이동하게 된다. 이때 각 이온은 다른 이동 속도를 지닌다. 섞여 있는 상태의 이온들 속에서도 각 이온의 질량을 산출해 낼 수 있는데, 이는 이온의 질량이 클수록 이온의 이동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섞여 있는 상태에서 분리된 각 이온들은 검출판에 도달하여 각 이온의 질량에 대한 자료를 전달한다. 이로써 시료에 어떤 분자들이 존재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고분자 시료에 대한 말디의 적용은 생화학 연구에 의미 있는 일이었다. 이 방법으로 인해 생체를 구성하는 고분자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지면서 미지의 물질을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 강민정, 『질량분석기의 원리와 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