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이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소포체 스트레스’와 ㉠ ‘소포체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이 있다.


소포체는 세포 내의 소기관으로, 소포체로 유입된 단백질을 가공한다. 그런데 소포체 내에서 칼슘 농도 변화 등이 발생하면, 단백질이 정상적인 입체 구조를 잃어버리는 변성이 일어나 비정상적 단백질이 축적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어 소포체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소포체 스트레스라고 한다.


소포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의 변성은 소포체 내의 ‘단백질의 접힘(folding)’과 관련이 있다. 단백질의 접힘은 <그림>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소포체로 유입된 단백질은 소포체에서 정교하게 꼬이고 접히고 감겨서 복잡한 입체 구조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소포체 내에서 단백질의 접힘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단백질의 구조가 입체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단백질은 변성이 되어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된다.


<그림>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축적되어 소포체의 기능이 저하되면 소포체는 자신의 기능을 회복하고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이를 소포체 스트레스 반응이라 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서는 단백질의 하나인 GRP78이 소포체 막에 위치한 PERK, IRE1, ATF6 등에 결합하여 이들의 활성을 억제한다. PERK, IRE1, ATF6은 소포체 스트레스를 감지하는 센서(sensor)인데, 소포체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센서에서 GRP78이 분리되어 센서는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센서 중 PERK는 단백질이 새로 만들어지는 합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IRE1과 ATF6은 단백질의 접힘을 도와주는 단백질인 샤페론의 양을 늘린다. 증가한 샤페론은 비정상적으로 접혀 있는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접히도록 유도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후에도 남아 있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은 소포체 밖으로 운반되어 분해된다. 만약 소포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여 소포체가 기능을 회복할 수 없을 때에는 전체 개체의 유익을 위하여 소포체는 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세포자멸사’를 유도하기도 한다.


소포체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소포체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세포 조직이 손상되어 알츠하이머병와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포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자기 치유 능력인 소포체 스트레스 반응의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질환의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게 된다.


― (출전) 강인숙, 「분자생물학 입문서」




이해를 돕는 문항


24.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소포체는 소포체로 유입된 단백질을 가공한다.

② 소포체 내에서 단백질은 그 구조가 입체적으로 바뀔 때 변성된다.[각주:1]

③ 소포체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축적되면 소포체의 기능이 저하된다. 

④ 소포체는 전체 개체의 유익을 위해 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⑤ 소포체 스트레스에 의해 세포 조직이 손상되면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26.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보기>

(가) ‘세포자멸사’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의 발병 원인 중의 하나임을 밝혀냈다.

(나) 다발성 골수암의 암세포에 특정 약물을 투여해 ‘세포자멸사’를 유도하여 좋은 치료 효과를 얻었다.

① (가)를 보니 퇴행성 신경 질환은 단백질의 변성이 일어나지 않아 발생한 질병이겠군.

② (가)를 보니 퇴행성 신경 질환을 치료하려면 소포체에 비정상적 단백질이 유입되어야겠군.

③ (나)를 보니 특정 약물은 암세포의 소포체 기능을 회복시키는 약물로 볼 수 있군.

④ (나)를 보니 특정 약물은 암세포의 소포체 스트레스를 강화하는 약물로 볼 수 있군.[각주:2]

⑤ (나)를 보니 특정 약물은 암세포의 단백질 구조 변화가 정상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약물로 볼 수 있군.

  1. 3문단에서 단백질의 접힘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단백질의 구조가 입체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단백 질은 변성이 된다고 언급하고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 다. [본문으로]
  2. 4문단에서 소포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여 발생하는 것이 ‘세포자멸사’라고 하였는데 이를 통해 특정 약 물은 암세포의 소포체 스트레스를 강화하는 약물로 볼 수 있으므로 적절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