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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종이를 반으로 계속해서 접어 나간다면 과연 몇 번이나 접을 수 있을까? 얼핏 생각하면 수없이 접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럴 수 없다. ㉠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종이를 접는 횟수에 따라 종이의 넓이와 두께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종이를 한 방향으로 접을 경우, 한 번, 두 번, 세 번 접어나가면 종이의 넓이는 계속해서 반으로 줄어들게 되고, 두께는 각각 2겹, 4겹, 8겹으로 늘어나 두꺼워진다. 이런 식으로 두께 0.1㎜의 종이를 10번 접으면 1,024겹이 되어 그 두께는 약 10㎝나 되고, 42번을 접는다면 그 두께는 439,805㎞로 지구에서 달에 이를 수 있는 거리에 이르게 된다. 물론 이때 종이를 접으면서 생기는 종이의 두께는 종이의 길이를 초과할 수 없으므로 종이 접기의 횟수 역시 무한할 수 없다.


다음으로, 종이를 접는 횟수에 따라 종이의 길이와 종이가 접힌 모서리 부분에서 만들어지는 반원의 호 길이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자. [A]처럼 종이의 두께가 t이고 길이가 L인 종이를 한 번 접으면, [B]처럼 접힌 모서리 부분이 반원을 이루게 된다. 이때 이 반원의 반지름 길이가 t이면 반원의 호 길이는 πt가 된다. 결국 두께가 t인 종이를 한 번 접기 위해서는 종이의 길이가 최소한 πt보다는 길어야 한다. 예를 들어 두께가 1㎝인 종이를 한 번 접으려면, 종이의 길이가 최소 3.14㎝보다는 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종이를 한 방향으로 두 번 접는 경우에는 [C]처럼 접힌 모서리 부분에 반원이 3개 나타난다. 그래서 모서리에 생기는 반원의 호 길이를 모두 합하면, 가장 큰 반원의 호 길이인 2πt와 그 반원 속의 작은 반원의 호 길이인 πt, 그리고 처음 접힌 반원의 호 길이인 πt의 합, 즉 4πt가 된다. 그러므로 종이를 한 방향으로 두 번 접으려면 종이는 최소한 4πt보다는 길어야 한다. 종이를 한 번 더 접었을 뿐이지만 모서리에 생기는 반원의 호 길이 합은 이전보다 훨씬 커진다. 결국, 종이 접는 횟수는 산술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이로 인해 생기는 반원의 호 길이의 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종이의 길이가 한정되어 있다면 계속해서 종이를 접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출전) 이광연, 「이광연의 수학 블로그」





이해를 돕는 문항들


27. 윗글의 내용을 <보기>와 같이 정리할 때, ㉮~㉰에 들어갈 말로 옳은 것은?

<보기> 한 방향으로 종이를 접을 때, 접는 횟수가 증가하면, 접힌 종이의 넓이는 ㉮ , 접힌 종이의 두께는 ㉯ , 접힌 모서리에 생기는 반원의 호 길이 합은 ㉰ .[각주:1]

        ㉮               ㉯               ㉰

① 줄어들고   두꺼워지고   작아진다

② 줄어들고   두꺼워지고     커진다

③ 줄어들고    얇아지고       커진다

④ 늘어나고    얇아지고       커진다

⑤ 늘어나고    얇아지고      작아진다



29. ㉠에 대한 대답으로 적절한 것은?[각주:2]

① 접는 종이의 두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② 접는 종이의 길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③ 종이를 접는 방법의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④ 종이를 접으면서 생기는 모서리의 모양이 일정하기 때문에 

⑤ 종이를 접으면서 모서리에 생기는 반원의 호 길이가 일정하기 때문에



  1. 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종이를 반씩 접어 나가면, 접힌 종이의 넓이는 줄어드는 반면 접힌 종이의 두께와 접힌 모서리에 생기는 반원의 호 길이의 합은 늘어난다. 정답 ② [본문으로]
  2. 종이를 접을수록 접힌 종이의 두께와 모서리에 생기는 반원의 호 길이의 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종이를 계속 접기 위해서는 종이의 길이가 이 둘의 값보다 길어야 하는데 종이의 길이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이는 불가능하다. 정답 ②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