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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몸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또한 지방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는데,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g당 4㎉의 열량을 내는 데 비해 지방은 9㎉의 열량을 낸다. ‘체지방’은 섭취한 영양분 중 쓰고 남은 영양분을 지방의 형태로 몸 안에 축적해 놓은 것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체지방은 지방 조직을 이루는 지방세포에 축적되며, 피부 밑에 위치하는 피하지방과 내장 기관 주위에 위치하는 내장지방으로 나뉜다. 이 체지방은 내장 보호와 체온 조절 기능을 할 뿐 아니라 필요시 분해되어 에너지를 만들기도 한다.


체지방이 과잉 축적된 상태인 비만은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지방을 조절해야 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지수가 체중에서 체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인 ‘체지방률’이다. 체지방률은 남성의 경우 15~20%, 여성의 경우 20~25%를 표준으로 삼고, 남성은 25% 이상, 여성은 30% 이상을 비만으로 판정한다.


비만의 판정과 관련하여 흔히 쓰이는 ‘체질량지수(BMI)’는 신장과 체중을 이용한 여러 체격지수 중에서 체지방과 가장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BMI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누어 구하는데, 18.5∽22.9이면 정상 체중, 23 이상이면 과체중, 25이상이면 경도 비만, 30이상이면 고도 비만으로 판정한다. 그러나 운동선수처럼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체지방량이 적어도 상대적으로 BMI가 높을 수 있다. 이처럼 BMI는 체지방량에 대한 추정만 가능할 뿐 체지방량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BMI의 단점을 보 완할 수 있는 체지방 측정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체지방을 측정하는 방법 중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 ‘피부두 겹법’이 있다. 이 방법은 살을 캘리퍼스* 로 집어서 피하지방의 두께를 잰 후 통계 공식에 넣어 체지방을 산출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측정 부위나 측정자의 숙련도에 따라 측정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내장지방을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 ‘수중체중법’은 신체를 물에 완전히 잠근 후 수중 체중을 측정하고 물 밖 체중과 비교하여 체지방량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체중은 체지방과 제지방* 의 합이다. 체지방은 밀도가 0.9g/㎤로 물에 뜨고, 제지방은 밀도가 1.1g/㎤로 물보다 높아 가라앉는다. 그러므로 체지방량이 많을수록 수중 체중이 줄어들어 물 밖 체중과의 차이가 커진다. 이 차이를 이용하여 체지방량 을 얻어낼 수 있다. 이 방법은 체지방량을 구하는 표준 방법으로 쓰일 정도로 이론적으로는 정확성이 높다. 하지만 신체 부위별 체지방의 구성이나 비율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그 리고 체내 공기량에 따라 측정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정이 필요하며,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점 등으로 인해 연구 목적 외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체지방 측정기를 이용하여 체지방을 측정할 수도 있는데, 이 때 ‘생체 전기저항 분석법(BIA)’이 활용된다. 이 방법은 일정한 신체 부위에 접촉된 전극을 통해 체내에 미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전기저항을 알아봄으로써 체지방량을 산출하는 방법이다. 전류가 흘러갈 때 이를 방해하는 힘을 저항 또는 전기저항 이라고 하는데, 인체 내의 수분은 전기가 잘 통하므로 전기저 항이 매우 작다. 근육세포는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근육이 많은 곳에서는 전기저항이 비교적 작게 나타난다. 반면 지 방세포는 수분을 거의 함유하지 않아 지방이 많은 곳에서는 전기저항이 크게 나타난다. 전류가 신체를 통과해서 나온 값이 처음 흘려보낸 값에서 얼마나 손실되었는지 확인하면 신체의 전기저항을 구할 수 있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면 체지방량을 산출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단일 주파수의 전류로는 세포와 관련된 정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서 다주파수 측정 방식을 사용한다. 10㎑ 이하의 저주파 전류는 세포막을 넘어서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세 포 외 공간에서만 흐를 수 있다. 세포 외 공간은 수분이 대부분이어서 전기저항이 매우 작다. 하지만 50㎑ 이상의 고주파 전류는 세포 외 공간과 세포 내 공간을 구별하지 않고 흐른다.


다양한 주파수의 전류를 보내면 세포의 수나 세포 내외 수분의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신체의 구성 성분 비율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전기저항 수치는 체내 수분의 양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음료 섭취나 운동 등으로 체내 수분의 양에 변화가 생기면 전기저항 수치가 변하여 체지방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체지방 측정기를 사용할 때에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조건에서 측정해야 한다.


* 캘리퍼스 : 자로 재기 힘든 물체의 두께, 지름 따위를 재는 기구. 

* 제지방 : 근육과 뼈, 수분 등 지방 이외의 신체 구성성분.



― (출전) 「체지방이란 무엇인가」(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