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TV나 신문 등을 통해 인간의 공격행동과 관련된 사건들을 흔히 접한다. 공격행동이란 타인에게 손상이나 고통을 주려는 의도와 목적을 가진 모든 행동을 의미하는데, 인간의 공격행동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여러 가지 견해를 제시하였다.


프로이드(Freud)는 인간은 생존 본능을 지니고 있어서 자신의 생명을 위협 받으면 본능적으로 공격행동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달라드(Dollard)는 인간은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획득하는 데에 간섭이나 방해를 받을 때, 욕구좌절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공격행동을 드러낸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욕구좌절을 경험한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공격행동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욕구좌절을 경험하지 않더라도 공격행동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공격행동이 일어나는 다른 이유는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반두라(Bandura)는 인간의 공격행동이 관찰을 통해 학습되어 나타난 것이라고 보고, 그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주의집중 과정에서는 타인의 공격행동을 관찰하면서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는 공격행동을 관찰하게 되는 빈도가 높을수록, 관찰 대상과 연령이 비슷할수록 그와 같은 행동이 학습되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다음으로 파지* 과정에서는 관찰한 공격행동을 머릿속에 기억하게 되는데, 이는 자신이 관찰한 것을 언어적 기호 또는 영상의 형태로 기억하는 인간의 인지 능력과 관련이 있다. 이 과정에서는 인지적 시연*이 공격행동에 대한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 즉 관찰한 공격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더라도 이를 머릿속으로 그려 보는 것만으로도 기억이 오래 남게 된다. 세 번째 행동재생 과정에서는 머릿속에 저장된 공격행동을 신체적 움직임을 통해 한번 실행해 보게 된다. 즉 관찰된 공격행동을 단순히 따라 함으로써 자신의 행동과 관찰 대상의 행동을 일치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파지 단계와 마찬가지로 인지적 시연이 반복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동기부여 과정에서는 공격행동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면서 다음에도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동기가 부여된다. 즉 자신의 공격행동으로 무엇인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공격행동을 다시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자신의 공격행동에 대해 직접 보상을 받는 경우에도 동기가 부여되지만 다른 사람이 공격행동을 한 후 보상을 받는 것에 대한 관찰에 의해서도 동기가 부여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반두라의 견해는 인간의 공격행동이 드러나는 데에는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인간 내부의 인지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파지: 경험에서 얻은 정보를 유지하고 있는 작용.

* 인지적 시연: 어떤 행동을 관찰한 후 이를 머릿속으로 그려 보는 것.


― 송관재 외, 「인간 심리의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