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탈은 조종자가 노출된 발에 얼굴탈을 얹고, 인형의 양팔에는 줄을 묶어 조종하면서 진행하는 전통 연희이다. 발탈의 외형은 하체는 없고 상체만 있으며, 인형의 팔은 긴 한삼을 끼고 있다. 조종자는 포장막 뒤에서 비스듬하게 누워, 내민 한 발로 얼굴탈을 조종하고, 손은 대나무와 끈을 통해 발탈의 상체를 조종한다. 발탈의 인물은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극중 대사로 보아 생선 장사로 먹고 사는 인물이다.


발탈은 어찌 보면 인형극 같기도 하고, 또한 가면극 같기도 하다. 우선 발탈이란 명칭만 보아서는 발에 탈을 씌워 논다는 점에서 가면극이지만, 탈을 조작하는 사람이 포장막 뒤에서 조종만 한다는 점에서 인형극으로 볼 수도 있다. 꼭두각시놀음과 비슷한 시기에 비롯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탈의 놀이판은 가로 130cm, 세로 1m 정도의 직육면체로 위와 뒤를 터놓고 앞과 옆을 막아놓은 ‘ㄷ’자 형태이다. 연희는 포장막 앞에 어릿광대와 발탈꾼이 재담을 나누며 극을 진행하는데 다른 탈놀이에 담긴 내재적 성격과 같이 당시 짓눌렸던 민중들의 애환을 꾸밈없이 담고 있다. 여기에 악사의 반주, 어릿광대와 관중의 추임새 등이 총체적으로 어울리며 전개된다. 


발탈의 상대인 어릿광대는 남루한 옷차림에 상투머리를 하고, 손에는 부채를 들고 등장하여 발탈 오른쪽 앞에 위치한다. 이 인물은 발탈의 보조역으로 발탈과 재담을 주고받으면서 적절히 추임새를 넣어준다. 그러면서 극의 상황을 설명하는 해설자, 극의 흐름과 분위기를 조절하는 연출자, ㉠관중의 극중 참여를 유도하는 매개자, 재담으로 상대와 현실 사회를 비판하는 비판자의 역할 등을 두루 소화한다. 


발탈의 연희는 발탈이란 상반신 탈인형과 어릿광대라는 재담꾼이 등장해서, 두 이질적 존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방식이다. 그래서 발탈은 다른 가면극이나 인형극에 비해 등장인물의 수가 적고, 갈등 관계가 단조로우며, 춤사위가 정적이고 역동성이 부족하다. 그러나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재담이 풍부하며, 실내에서 공연되기 때문에 연희자와 청중과의 원활한 소통에 의해 상호 교감이 잘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풍자와 해학이 풍부한 2인 재담 방식의 발탈은 이러한 연희의 특이성에 의해 국가무형문화재 79호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있다.


― 국립문화재연구소, 「발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