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체내에서 포도당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세포가 일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형태로 저장하는 과정을 세포호흡이라고 한다. 이때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맡은 주인공이 미토콘드리아다. 이 때문에 미토콘드리아가 고장나면 세포는 에너지가 부족해 죽음에 이른다. 말하자면,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의 생사(生死)를 결정짓는 셈이다.


미토콘드리아가 우리 몸속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장에서 흡수된 포도당은 세포 내로 이동하여 더 잘게 부서져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내막 안으로 이동한 뒤, 수소이온을 내놓는다. 그런 다음 조효소인 NAD가 수소이온을 2개씩 실어(NADH2), 수소이온 펌프를 통하여 미토콘드리아 내막 밖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되면 내막 바깥쪽은 수소이온 농도가 높아지고 안쪽은 낮아져 수소이온 농도의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바깥쪽의 수소이온들은 내막 안쪽으로 이동하려는 힘이 생기고 그들 가운데 일부는 ATP 생성모터를 통과해 내막 안쪽으로 들어오는데, 이 힘을 이용하여 생체 에너지원인 ATP(아데노신3인산)가 만들어진다. 


말하자면 물레방아를 돌리는 물은 수소이온에 해당하고 물의 높이만큼 에너지를 가진 ATP가 생성되는 셈이다. 이렇게 미토콘드리아는 효율적으로 ATP에 에너지 ‘총알’을 ‘장전’한다. 생체 에너지 생산 공장에서 만들어진 ATP는 미토콘드리아 밖으로 나와 세포 활동의 동력원이 된 뒤 ‘인’이 하나 떨어져 나가 ADP(아데노신2인산)로 바뀐다. 그리고 ㉠ADP는 다시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가 ATP 생성모터에서 ATP로 ‘재장전’된다. 일종의 순환 시스템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기는 열은 체온을 유지하는 데 쓰인다. 


그런데 에너지를 만들어 세포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항상 인체에 이로운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세포에 치명적인 활성산소는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면서 생기는 부산물이다. 산소가 부족해 호흡이 불완전하거나 영양분을 과다하게 섭취했을 때는 에너지 생산 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져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가 더 많이 생긴다. 산소는 호흡에 사용된 뒤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보통 2~3분이지만 활성산소는 수천만 분의 1초로 아주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성이 강한 활성산소는 세포막과 단백질을 공격해 세포 고유의 기능을 없앤다. 최악의 경우 세포기관을 파괴하기도 하고 세포의 유전자를 공격해 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과정도 막는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생명을 유지시키는 기관이지만, 반대로 에너지를 만들 때 생기는 부산물로 세포에 악영향을 주는 셈이다.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잘 만들어 에너지 대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돕고, 활성산소를 최대한 적게 만들어 세포 독성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면 인류는 무병장수에 한 발짝 다가설 것이다. 


― 심은보, <생체 에너지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