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에게 공통되는 생명의 특징은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숨을 쉰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숨 쉬기는 동물의 각 기관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활동이다. 숨을 쉬지 못하면 산소가 세포로 전달되지 못해 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생명체는 더 이상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이처럼 생명 활동에 중요한 호흡은 과학적 개념으로 볼 때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온 산소는 폐포에서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과 결합되어 신체의 각 조직세포로 운반된 후 분리된다.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각 조직세포로 실어 나르는 수송차이다. 헤모글로빈은 철을 포함하고 있는 단백질로 붉은색을 띤다. 헤모글로빈 1분자는 최대로 산소 4분자까지 결합한다. 이처럼 헤모글로빈과 산소가 결합하는 것을 포화반응이라고 하며, 그 결합물을 산소헤모글로빈이라고 한다. 반면에 각 조직세포로 이동한 산소헤모글로빈에서 산소가 분리되는 것을 해리반응이라고 한다.


㉠포화반응은 산소가 많고 이산화탄소가 적은 환경에서 잘 일어난다. 또한 포화반응은 혈액의 pH(수소이온농도지수)가 높을수록 잘 일어난다. 혈액의 pH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낮아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혈액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치보다 증가하게 되면 포화반응이 일어나는 비율도 줄어들게 된다. 간혹 숨을 헐떡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는 체내의 이산화탄소를 체외로 배출해 포화반응 비율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것이다. 온도도 포화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온도가 낮을수록 포화반응이 잘 일어난다. 해리반응은 포화반응과 반대로, 산소가 적고 이산화탄소가 많으며 pH가 낮고 온도가 높을 때 잘 일어난다.


산소가 세포로 전달되면 그 안에서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이용하여 포도당과 같은 영양분을 분해해 세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먼저 혈액 내 적혈구로 들어가서 녹아 탄산이 되었다가 수소양이온과 탄산음이온으로 분리된다. 분리된 탄산음이온은 적혈구를 빠져나와 혈장에 용해되어 폐로 운반된다. 폐에서는 탄산음이온이 다시 적혈구로 들어가 이산화탄소가 된다. 이는 탄산이 녹아 있는 사이다와 콜라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 것과 유사하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이산화탄소는 폐에서 체외로 배출된다.


숨을 쉬지 못하면 체내로 산소가 유입되지 않고 체외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체내에서는 혈액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이를 제거하고 산소를 공급받기 위한 호흡 충동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호흡을 통해 체내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조절 기능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일이 생명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해 준다.


호흡의 과정을 나타낸, 딸림문제의 <보기>


― 최승일, 『상식으로 알아보는 몸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