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자유무역협정)는 특정 국가 간의 상호 무역 증진을 위해 관세를 비롯한 무역 장벽을 완화하거나 철폐하여 배타적인 무역 특혜를 서로 부여하는 협정을 말한다. ㉠FTA로 대표되는 지역주의는 세계화와 함께 오늘날 국제경제를 특징짓는 뚜렷한 조류가 되고 있으며, WTO(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 확산 추세에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자유무역협정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자들은 그 이유로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FTA가 개방을 통해 경쟁을 심화시킴으로써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또한, FTA로 인한 무역 및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입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된 멕시코의 사례가 교훈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WTO 다자협상의 경우 장기간이 소요되고, 모든 회원국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합의점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점에 비해, FTA는 협상에 소요되는 기간이 짧으며, 당사국 간의 배타적 호혜조치로 실질적인 이익을 높여 주고, 관심 사항 반영에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 경제 공동체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로서 받는 반사적 피해에 대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는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 중의 하나로, 수출이 국내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통상 마찰이 심해지면서 우리나라의 대외무역은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래서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 대상국과의 통상 마찰을 피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FTA 협상을 추진 중에 있으며, 그 중에서 미국과의 협정은 2007년 상반기에 체결되었다. 그런데 협상이 시작된 이후로 체결이 된 지금까지 FTA가 우리나라에 가져올 영향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미국과의 FTA 발효 후 15년간 국내경제 각 분야의 이해득실을 분석한 전문 기관들의 자료를 보면 대체로 제조업 분야가 수출 증대로 인해 크게 성장하고 농수산 분야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조업은 자동차 분야에서만 15년간 총 163억 달러의 수출액 증가가 예상된다. 자동차 생산액 증가는 15년간 총 43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반해 농업 분야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분야는 역시 한우 농가로 나타났다. 현재 40%인 쇠고기 수입 관세는 15년간 같은 비율로 줄어 15년 후부터는 완전 철폐된다. 이에 따라 국내 쇠고기 생산은 1~5년에는 연평균 365억 원 감소했다가, 11~15년에는 한해 3,000억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양돈 농가의 피해도 한우 농가와 맞먹을 것으로 집계됐다. 농업 분야 중 축산농가의 피해가 3분의 2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고, 축산ㆍ과수ㆍ곡물 등 전체 농업 분야의 생산 감소액은 15년간 10조 465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철폐되면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또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므로 소비자 가격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농산물 앞에서 한국 농업인들이 ‘무장 해제’ 당했다는 표현이 신문 보도에 실릴 정도로 농업 분야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시각들이 많다. 이제는 농업을 비롯하여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들에 대한 대책을 구체화하는 데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