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래피(Holography)는 그리스어로 ‘완전하다’는 의미의 ‘Holo’와 ‘그림’이라는 뜻을 가진 ‘Graphy’의 합성어로, 완벽한 그림인 3차원 입체 영상을 찍고 재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필름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일반 사진은 대상 물체에 대한 2차원 정보인 빛의 명암과 색상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에 홀로그래피는 빛의 파동 원리에 입각하여 3차원 정보인 위상 정보를 기록, 입체 영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홀로그래피의 원리는 헝가리 태생의 영국 물리학자 게이버에 의해 1948년에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것을 제대로 구현할 광원이 없어 그다지 발전하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1960년대에 들어와서 레이저가 발명된 뒤로 홀로그래피 기술 역시 급속히 발전하게 되었다. 레이저는 여러 파장이 섞여 있는 보통의 빛과 달리 단색성을 지니고, 휘도*가 매우 강하며 빔(beam)이 퍼지지 않고 직진하는 성질이 있어 간섭성*이 매우 좋기 때문이다.


홀로그래피의 원리를 단계별로 살펴보자. 동일한 광선이 간섭성을 좋게 하므로, 일단 레이저를 둘로 나눈다. 이때 레이저는 직진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그 빛을 둘로 나누기 위해 서는 빛을 반사하는 거울 등이 필요하다. 둘로 나눈 빛 중 하나는 물체를 거치지 않고 필름에 닿게 하고(기준광), 다른 하나의 빛은 우리가 보려고 하는 물체에 비춰 반사된 광선(물체광)을 필름에 닿게 한다. 물체광은 물체의 각 표면에서 반사되어 나오는 빛이므로 물체 표면에 따라 위상차(물체 표면에서부터 필름까지의 거리)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기준광과 물체광이 다시 필름에서 합쳐지면, 변형되지 않은 기준광이 물체광과 간섭을 일으켜 무늬를 만들게 된다. 그 간섭 무늬에 물체의 3차원 정보가 들어있는데, 이것이 필름에 저장되는 것이다. 이 필름이 지폐나 신용카드에서 볼 수 있는 홀로그램이다. 저장된 영상을 재현하려면 레이저 광선을 다시 홀로그램에 쏘아야 한다. 기록할 때와 같은 파장을 가진 파동만이 3차원으로 재현되고, 파장과 위상이 다른 빛은 아무런 효과가 없이 저장된 홀로그램을 통과해 버리기 때문이다.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수단이 꼭 홀로그래피 방식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홀로그래피는 다른 방식들에 비해 눈의 피로감이 없고 입체감이 뛰어나 현재도 박물관이나 미술 전시장 등에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홀로그래피가 텔레비전으로 전송되어 안방에 등장하거나, SF 영화에 나오는 수준으로 현실에서 구현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과학 기술은 상용화를 위해 요구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홀로그래피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광학 기술뿐 아니라 정보 처리 등의 매체 관련 기술, 소자 재료 기술 등 관련 분야의 긴밀한 연계에 의한 기술 발전이 중요하다.


* 휘도: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등의 표시 화면으로부터 복사되는 빛의 밝기의 척도

* 간섭성[coherence]: 음파나 광파 등 둘 이상의 같은 종류의 파동이 한 지점에서 만났을 때, 그 둘이 겹쳐져 서로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는 현상


위 글을 읽고, <보기>를 이해하는 문제가 출제었었기 때문에 소개해 봅니다.



― 최성우, 「홀로그래피의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