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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은 날 태양의 빛은 1제곱미터당 약 1킬로와트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태양전지는 이렇게 풍부하면서도 거의 영구적이라고 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기 위해 개발된 기기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주재료인 실리콘을 가공하는 데 매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인공위성이나 고가의 기기에만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제조 비용이 적게 드는 산화티탄을 광촉매로 이용한 태양전지가 개발되었지만, 산화티탄은 발전(發電)에 이용될 수 있는 빛의 파장이 약 400나노미터 이하의 자외선대라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자외선은 지구상에 도달하는 태양빛의 약 4~5%밖에 안 되는 아주 적은 양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 광합성의 원리를 적용하여 개발된 것이 바로 ‘색소증감형 태양전지’이다.
식물들은 햇빛의 에너지를 거의 100%에 가깝게 활용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식물의 정교한 시스템을 모방하여 에너지 변환 효율을 높이고자 개발한 기술이 바로 인공 광합성이다. 다만, 식물이 햇빛을 이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에서 유기물과 산소를 만드는 데 반해, 인공 광합성에서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거나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한다는 점이 다르다.
식물이 햇빛을 받아들여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엽록소 등의 색소가 태양에너지를 받아들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색소증감형 태양전지는 이러한 광합성의 원리를 모방하여, 파장이 500~600나노미터인 가시광선 영역에서도 전자가 쉽게 들뜰 수 있는 광감응 염료(색소)를 산화티탄 박막에 흡착함으로써 더 많은 태양빛을 발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빛에 의해 들뜬 색소의 전자가 산화티탄의 전도대에 주입되고 이것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르게 되며, 전자를 방출한 색소는 전해액에 포함되어 있는 요오드(I)의 산화 환원 반응을 통해 다시 전기적인 중성 상태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이 전지에는 지름이 10~30나노미터인 산화티탄의 미세한 입자를 전극으로 사용하는데, 미세 가공을 통해 산화티탄의 표면적을 최대한 넓혀서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색소를 붙일 수 있도록 하였다.
색소증감형 태양전지는 색소 분자가 모은 빛에너지의 50% 이상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을 정도로 이전의 태양전지보다 에너지 변환 효율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수소도 훨씬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데, 광촉매를 이용하여 물을 분해함으로써 산소와 수소를 얻기 때문에 태양광을 이용하여 얻은 전기로 다시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얻는 과거의 방식보다 훨씬 효율이 높다. 게다가 빛을 통과시키는 투명박막으로 만들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PET필름을 기판으로 사용한 전지도 개발되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현원복, 「인공 광합성과 색소 증감형 태양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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