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미학 (13)

독서/예술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과 비판(2022, 9월모평)

(가) 아도르노는 문화 산업에 의해 양산되는 대중 예술이 이윤 극대화를 위한 상품으로 전락함으로써 예술의 본질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현대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도르노가 보는 대중 예술은 창작의 구성에서 표현까지 표준화되어 생산되는 상품에 불과하다. 그는 대중 예술의 규격성으로 인해 개인의 감상 능력 역시 표준화되고, 개인의 개성은 다른 개인의 그것과 다르지 않게 된다고 보았다. 특히 모든 것을 상품의 교환 가치로 환원하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 예술은 개인의 정체성마저 상품으로 ⓐ 전락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아도르노는 서로 다른 가치 체계를 하나의 가치 체계로 통일시키려는 속성을 동일성으로, 하나의 가치 체계로의 환원을 거부하는 속성을 비동일성으로 규정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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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즐리가 말하는 미적 대상(2021, 고3, 4월)

비어즐리👤는 미적 대상이란 예술 작품의 속성 중 올바르게 감상되고 비평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미적 대상이 감상자의 주관적 태도에 의해서 규정될 수 없다고 말하며, 오직 예술 작품 자체의 속성들에 근거하여 미적 대상을 규정할 수 있다는 객관주의적 입장을 ⓑ취한다. 그래서 그는 ‘구분의 원리’와 ‘지각 가능성의 원리’를 통해 예술 작품에서 미적 대상이 될 수 없는 것들을 미적 대상에서 배제한다. 먼저 비어즐리는 구분의 원리를 제시하며, 예술가의 의도를 예술 작품의 미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입장에 반대한다. 그는 예술 작품의 속성이 미적 대상이 되려면 그 예술 작품과 구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래서 그는 예술 작품과 구분되는 예술가의 의도는 예술 작품의 속성이 될 수 없어 미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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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톨니츠가 말하는 미적 태도(2021, 고3, 4월)^

스톨니츠👤는 우리가 미적 태도로 지각하는 모든 대상은 미적 대상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때의 미적 태도는 어떤 대상을 유용성에 근거해서 바라보는 실제적 지각 태도와 다르다. 그가 말하는 미적 태도는 그것이 예술 작품이든 아니든, 감상자가 지각하는 대상 자체를 ‘무관심적’이면서 ‘공감적’으로 ‘관조’하는 태도이다. 스톨니츠가 말하는 미적 태도에서의 ‘무관심적’이라는 것은 대상에 대해 관심이 없는 ‘비관심적’과는 다르다. 무관심적이라는 것은 대상을 사용하거나 조작하여, 무엇을 ⓐ 취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관심적이라는 것은 대상에 대해 어떤 이해관계를 떠나, 보이고 느껴지는 대로 관심을 가지고 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사과를 볼 때, 어떤 지식이나 수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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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에 대한 주요 비평 방법(2020, 9월모평)

예술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고 비평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논의들이 있다. 예술 작품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해석과 판단은 작품을 비평하는 목적과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예술 작품에 대한 주요 비평 방법으로는 맥락주의 비평, 형식주의 비평, 인상주의 비평이 있다. ㉠ 맥락주의 비평은 주로 예술 작품이 창작된 사회적․역사적 배경에 관심을 갖는다. 비평가 텐은 예술 작품이 창작된 당시 예술가가 살던 시대의 환경, 정치․경제․문화적 상황, 작품이 사회에 미치는 효과 등을 예술 작품 비평의 중요한 ⓓ 근거로 삼는다. 그 이유는 예술 작품이 예술가가 속해 있는 문화의 상징과 믿음을 구체화하며, 예술가가 속한 사회의 특성들을 반영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맥락주의 비평에서는 작품이 창작된 시대적 상황 외에 작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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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2020, 9월모평)

미학은 예술과 미적 경험에 관한 개념과 이론에 대해 논의하는 철학의 한 분야로서, 미학의 문제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예술의 정의에 대한 문제이다. 예술이 자연에 대한 모방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서 비롯된 모방론은, 대상과 그 대상의 재현이 닮은꼴이어야 한다는 재현의 투명성 이론을 ⓐ전제한다. 그러나 예술가의 독창적인 감정 표현을 중시하는 한편 외부 세계에 대한 왜곡된 표현을 허용하는 낭만주의 사조가 18세기 말에 등장하면서, 모방론은 많이 쇠퇴했다. 이제 모방을 필수 조건으로 삼지 않는 낭만주의 예술가의 작품을 예술로 인정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이 필요했다. 20세기 초에 콜링우드는 진지한 관념이나 감정과 같은 예술가의 마음을 예술의 조건으로 규정하는 표현론을 제시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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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도시와 영화의 체험에 대한 벤야민의 견해(2018, 9월모평)

근대 도시의 삶의 양식은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왔다. 오랫동안 지배적인 관점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삶의 양식 중 노동 양식에 주목하는 ㉠생산학파의 견해였다. 생산학파는 산업 혁명을 통해 근대 도시 특유의 노동 양식이 형성되는 점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들은 우선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갖춘 근대 생산 체제가 대규모의 노동력을 각지로부터 도시로 끌어 모으는 현상에 주목했다. 또한 다양한 습속을 지닌 사람들이 어떻게 대규모 기계의 리듬에 맞추어 획일적으로 움직이는 노동자가 되는지 탐구했다. 예를 들어, 미셸 푸코는 노동자를 집단 규율에 맞춰 금욕 노동을 하는 유순한 몸으로 만들어 착취하기 위해 어떤 훈육 전략이 동원되었는지 연구하였다. 또한 생산학파는 노동자가 기계화된 노동으로 착취당하는 동안 감각과 감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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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에 대한 철학자들의 관점 차이(2018, 고3, 7월)*

예술 작품을 현실의 모방이나 재현으로 보며 감상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기존의 관점과 달리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예술 작품 자체를 진리가 드러나는 통로로 보았다. 하이데거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존재자로, 그러한 존재자를 존재자답게 만드는 것을 ㉡존재로 규정하고, 예술 작품의 진리는 존재자의 존재가 드러나는 과정을 통해 드러난다고 보았다. 특히 하이데거는 존재자 중 인간이 실용적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것을 ‘도구’로 규정했는데, 예술 작품은 단순히 도구를 정확히 모사해서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구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예술 작품은 도구의 존재를 드러냄에 따라 존재자의 비은폐성을 이끌어 내어, 존재자의 본질을 열어 보여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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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투시아스모스와 테크네(2017, 고3, 4월)

일반적으로 예술(藝術)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것은 춤, 시, 음악, 건축, 회화, 조각 등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춤, 시, 음악은 ‘엔투시아스모스(enthousiasmos)’로부터, 그리고 건축, 회화, 조각은 ‘테크네(techne)’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하였다. 보통 ‘엔투시아스모스’는 ‘열광’, ‘열정’을 의미하고 ‘테크네’는 ‘기술’, ‘제작’을 의미한다. 엔투시아스모스와 테크네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예술 작품 창작의 기원으로 여겨졌는데, 예술에 대한 관점에 따라서 그 가치에 대한 판단이 달라져 왔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엔투시아스모스는 종교적인 행사에서 사제가 신의 메시지를 얻기 위해 신과 교감하는 열광적인 상태를 의미하였다. 그런데 그들은 이런 상태가 사제뿐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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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의 층이론(層理論)(2011, 고3, 7월)

비판적 존재론으로 유명한 독일 철학자 니콜라이 하르트만(Nicolai Hartmann)은 예술 작품의 존재 방식을 층이론(層理論)으로 설명하였다. 하르트만은 그의 저작 『미학』에서 예술 작품은 지각되는 실재적 재료인 ‘전경(前景)’과 비실재적이며 정신적 내포(內包)라고 할 수 있는 ‘후경(後景)’의 두 가지 구성 요소로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예술 작품의 전경은 감각적이며 실재적인 ‘형상’의 층이지만, 후경은 비실재적 ‘이념’의 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예술 작품의 존재 방식은 전경과 후경의 이층적(二層的)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 전경과는 달리 후경은 내용면에서 1층에서 4층으로 세분화되는 다층적 구조로 되어 있다. 후경의 여러 층은 유기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층 서열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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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미적 무관심성(2007, 9월모평)

한 떨기 흰 장미가 우리 앞에 있다고 하자. 하나의 동일한 대상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것은 이윤을 창출하는 상품으로 보일 수도 있고, 식물학적 연구 대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나치에 항거하다 죽어 간, 저항 조직 ‘백장미’의 젊은이들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들과 달리 우리는 종종 그저 그 꽃잎의 모양과 순백의 색깔이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가끔씩 우리는 이렇게 평소와는 매우 다른 특별한 순간들을 맛본다. 평소에 중요하게 여겨지던 것들이 이때에는 철저히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오직 대상의 내재적인 미적 형식만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마음의 작동 방식을 가리키는 개념어가 ‘미적 무관심성’이다. 칸트가 이 개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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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감정의 긍정적 연관성에 대한 톨스토이와 콜링우드의 견해(2007, 6월모평)

예술은 인간 감정의 구현체로 간주되곤 한다. 그런데 예술과 감정의 연관은 예술이 지닌 부정적 측면을 드러내는 데 쓰이기도 했다. 즉, 예술은 이성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비합리적 활동, 심지어는 광기 어린 활동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 렇지만 예술과 감정의 연관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해석하려는 입장도 유구한 전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을 대표하 는 사람으로 톨스토이와 콜링우드를 들 수 있다. 톨스토이의 견해에 따르면, 생각이 타인에게 전달될 필요가 있듯이 감정도 그러하다. 이때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주요 수단이 예술이다. 예술가는 자신이 표현하고픈 감정을 떠올린 후, 작품을 통해 타인도 공감할 수 있도록 전달한다. 그런데 이때 전달되는 감정은 질이 좋아야 하며, 한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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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개념(2006, 9월모평)

예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베토벤의 교향곡이나 ⓐ발레 ‘백조의 호수’ 같은 것이라고 대답할지 모른다. 물론 이 대답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질문이 이것들 모두를 예술 작품으로 특징짓는 속성, 곧 예술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라면 그 대답은 무엇이 될까? 사실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어떤 그룹에 속한 것들 모두에게 공통되는 속성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자연스럽다. 그렇지 않다면 대체 이들을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근거가 무엇이겠는가. 예술의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도 이러한 가정 하에서 전개되었다. 그래서 예술은 곧 모방이라는 서양의 전통적 시각이나, 예술은 감정의 표현이라는 주장, 또 예술은 형식이라는 주장까지 모두 예술의 본질에 대한 답변으로 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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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자와 예술 작품의 소통(2004, 9월모평)

우리는 흔히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말 대신에 예술 작품을 향유(enjoyment)한다고 하기도 하며, 예술 작품을 평가 (appreciation)한다고 하기도 한다. 향유한다거나 평가한다는 것은 곧 예술 작품에서 쾌감을 얻거나 예술 작품의 가치를 따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의미 속에는 예술 작품은 감상의 주체인 감상자의 수용을 기다리는 존재이며, 고정된 채 가치를 측정당하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예술 작품은 그 가치가 확정되어 있거나 감상자의 수용을 기 다리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예술 작품은 창작자와 창작된 시간, 문화적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창작되는데, 예술 작품의 창작과 관계되는 이 요소들에는 사회 규범과 예술 전통, 작가의 개성 등이 포함되어 있 다. 하지만 그런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