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데카르트 (7)

독서/인문

홉스, 루소, 니체의 '자연'(2018, 고3, 4월)*

서구에서 ‘자연’은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졌는데, 이 개념에는 자연이라는 말로 지칭되는 대상 자체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상태나 특성 등이 모두 포함된다. 자연이라는 개념에 부여되는 의미는 철학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했는데, 근대에 홉스와 루소는 자연 개념을 중심으로 자신의 철학을 구축하였다. 홉스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문명화된 사회에서 안정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그가 자연을 통제 불능의 무자비한 경쟁 상태로 인식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계속되는 전쟁과 내란이라는 현실 속에서 홉스는 자연 상태에서의 인간 삶이 보여주는 잔혹함과 폭력성을 깨닫게 되었다. 즉,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가혹한 싸움을 겪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 이기주의자가 되어 결국 폭력이 난무..

독서/인문

고대 회의주의 철학, 피론주의(2017, 고2, 9월)*

서양의 중세 시대에 인간이 마음의 평정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신에게 의지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인간은 신을 위한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며, 진리를 찾으려는 학문의 목적 역시 신의 질서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명증한 진리는 없어 보인다며 진리에 대해 회의적 태도를 보이는, 고대 회의주의 철학인 피론주의(Pyrrhonism)가 새롭게 관심을 받게 되면서 신 중심의 세계관이 흔들리게 된다. ⓐ 피론주의자들은 인간들이 진리를 찾을 때 얻을 수 있는 결과를 ‘진리를 찾았거나, 진리가 없다고 포기하거나, 계속해서 진리를 찾는’ 세 가지 경우라고 한정하였다. 그들은 진리를 찾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지나친 독단주의라고 비판하면서 계속해서 진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진리의 존재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

독서/예술

베르그송과 인상주의 미술(2018, 고2, 9월)

근대 철학은 근대 과학의 양적인 크기를 중시하는 사고를 수용하며 발달했다. 고대 과학이 사물 변화의 질적인 부분에 주목했던 것과 달리 근대 과학은 갈릴레오의 “자연이라는 책을 펴 보라. 거기에는 수(數)라는 글자로 가득 차 있다.”라는 발언에 나타나듯 양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즉 양화할 수 있는 것을 과학으로 간주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근대 과학은 미리 수학적으로 설정한 믿음을 통해 자연에 접근하였다. 일례로 케플러는 우주가 기하학적인 원리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믿음에 따라, 이에 맞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자연 세계에 대하여 기하학과 같은 수학적 관점의 선험적 태도를 취한 것이다. 이런 태도는 근대 철학의 이성론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수학에 심취했던 근대 철학자 데카르트는 선..

독서/인문

‘포스트휴먼’의 등장과 인간성에 대한 의문(2014, 고3, 3월B)

공상 과학 영화 속의 사이보그를 보면, 인간과 똑같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하듯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렇다면 그들을 인간이라고 보아도 되는 것인가? 과연 인간을 인간이 아닌 것, 즉 비인간과 구분 지을 수 있는 고유의 인간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인가? 17세기 데카르트는 동물과 인간의 몸은 유사하지만, 동물과 달리 인간에게는 영혼이 존재하며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이렇게 정신과 육체를 분리함으로써 동물과 인간을 구분 지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은 자유롭고 주체적인 의식을 지닌 유일한 존재로서 그 우월적 지위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관점은 19세기 유물론이나 진화론 등이 대두되면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실제 삶 속에서 인간이 아닌..

독서/과학

해석 기하학의 탄생(2011, 9월모평)*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 데카르트는 수학 분야에서도 불후의 업적을 남겼다. 『방법서설』의 부록인 ‘기하학’에서 데카르트는 일견 단순해 보이는 ‘좌표’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이 개념으로 그는 해석(解析) 기하학의 토대를 놓았고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났다. 수학자 라그랑주는 이에 대해 “기하학과 대수학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오는 동안에는 두 학문의 발전이 느렸고, 적용 범위도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두 학문이 길동무가 되어 함께 가면서 서로 신선한 활력을 주고받으며 완벽을 향해 빠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라고 묘사했다. 데카르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직교하는 직선들이 만드는 좌표계를 데카르트 좌표계라고 부른다. 통상적으로 이 좌표 계의 가로축은 ‘x축’, 세로축은 ‘y축’이라고 하며 두 축이 ..

독서/인문

'도덕감' 개념의 등장(2009, 고3, 4월)

서양 근대 철학을 특징지은 두 가지 중요한 변수로는 무엇보다도 자연과학의 발달과 자아의 발견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학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은 과학적 지식의 세계, 즉 현상세계에 국한된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변수에 주목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자아의 발견이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로부터 시작된 ‘주관성의 철학’은 이제 생각하는 주체(자아)와 생각되는 대상(세계)의 분리를 가져왔고, 이로써 근대 철학은 ‘주관이 어떻게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알 수 있는가?’라는 과제를 가지고 씨름하는 인식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철학은 그 출발에서부터 불가피하게 회의론과 불가지론(不可知論)을 내포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인식론은 주-객이 아직 분리되지 않았던 ‘낙원(모두 하나가 되어 ..

독서/과학

차원에 대한 이론 발전 과정(2009, 고3, 3월)

유클리드는 ‘차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길이·폭·깊이라는 사물의 성질에 수학적 의미를 부여한 사람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직선은 전형적인 일차원적 사물로 정의되는데, 이는 직선이 길이라는 단 하나의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방식으로, 길이와 폭이라는 성질을 갖고 있는 평면은 이차원적 사물의 전형이며, 길이·폭·깊이를 모두 갖고 있는 입체는 삼차원적 사물의 전형이다. 이렇게 유클리드 시대의 수학은 삼차원 세계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각을 수학적으로 뒷받침하였다. 유클리드 이후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도 이 세계는 계속해서 삼차원으로 인식되었다. 사차원에 대한 어떠한 생각도 수학적으로는 터무니없다고 무시되었다. 위대한 천문학자 톨레미조차 사차원에 대한 생각을 믿지 않았다. 공간에 서로 수직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