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일반적으로 상품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은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수요자와 공급자의 이득이 감소하는 양과 정부의 조세 수입이 증가하는 양을 비교해 볼 수 있다. 


<그래프>


<그래프>에서 세금이 부과되지 않은 경우, 균형 가격과 균형 거래량은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결정된다. 이 점에서의 균형 가격은 P₁이고 균형 거래량은 Q₁이다. 균형 가격 P₁, 균형 거래량 Q₁에서 공급자와 수요자가 시장에 참여해 얻게 되는 이득이 극대화된다. <그래프>의 수요 곡선은 수요자의 지불 용의를 나타내기 때문에 소비자 잉여*는 수요 곡선 아래, 균형 가격 P₁의 가격 수준 위에 있는 A+B+C이다. 마찬가지로 공급 곡선은 생산자의 비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생산자 잉여*는 균형 가격 P₁의 가격 수준 아래, 공급 곡선 위에 있는 D+E+F이다. 이때 총 잉여는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잉여의 합인 A+B+C+D+E+F이다. 


<그래프>에서 ㉠세금이 PSPB만큼 부과되면, 시장은 원래의 균형 상태를 벗어난다. 구입자가 내는 가격은 P₁에서 PB로 상승하여 소비자 잉여는 A가 된다. 판매자가 받는 가격은 P₁에서 PS로 낮아져 F가 생산자 잉여가 되고, 거래량은 Q₁에서 Q₂로 감소한다. PSPB에 Q₂를 곱한 값인 B+D는 정부의 조세 수입이 된다. 이때 B는 구입자가 부담하는 조세, D는 판매자가 부담하는 조세이다. 세금 부과 후의 총 잉여는 소비자 잉여, 생산자 잉여, 조세 수입의 합인 A+B+D+F이다. 세금 부과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세금 부과로 인해 총 잉여가 C+E만큼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C+E는 총 잉여의 감소분으로 경제적 순손실이라고 한다. 


세금에 의해 발생하는 경제적 순손실은 수요와 공급의 가격 탄력성에 의해 달라진다. 가격 탄력성이란 가격 변화에 대해 수요량과 공급량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를 측정한 지표이다. 가격이 조금만 변해도 수요량과 공급량이 큰 폭으로 변할 때 가격 탄력성이 크다고 말하는데, 대체로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할수록 가격 탄력성이 크고 기울기가 급할수록 가격 탄력성이 작다. 수요 곡선과 세금의 크기는 동일하고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클수록 세금에 의한 경제적 순손실이 커진다. 반대로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작을수록 세금에 의한 경제적 순손실이 작아진다. 공급 곡선과 세금의 크기가 동일하고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다를 때도 마찬가지이다. 


세금 부과에 따라 발생하는 경제적 순손실은 경제적 논쟁뿐만 아니라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세금 부과가 커다란 경제적 순손실을 초래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시장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작은 정부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세금을 줄이는 정책을 지지한다. 반면, 정부의 조세 수입을 늘리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서라도 복지를 증진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잉여:구입자의 지불 용의 금액에서 구입자가 실제로 지불한 금액을 뺀 나머지.

*생산자 잉여:공급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에서 공급자의 판매 용의 금액을 뺀 나머지.



― 김경환, ‘조세의 경제적 비용’